토종 포털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초기화면을 점진적으로 개편한다. 새해 대대적인 초기화면 수술을 단행한 네이버에 맞선 움직임이라는 평이다.
■ 아고라 물리고 블로거뉴스 전진배치
다음은 우선 3월 초기화면 뉴스박스에서 인기 토론방 ‘아고라’를 제외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사용자 제작물인 아고라 게시물이 뉴스 속에 섞이는데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다음은 아고라를 뉴스박스에 표출, 마치 언론사 뉴스처럼 보이게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장기적으로는 뉴스박스 전체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10일 다음 관계자는 “아고라를 메인 뉴스박스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 심도 있는 내부 논의를 진행중이다”며 “뉴스박스 노출 여부와 상관없이 아고라는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와 함께 3월 초기화면 레이아웃도 다소 손볼 것이라 예고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6월에는 블로거뉴스를 소셜네트워크미디어 형태로 개편한다. 베스트에 오르는 블로거뉴스 추천에 있어 영향력이 높은 누리꾼들을 선별하고, 이들의 온라인 행동을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준비 중이다. 블로거뉴스를 앞으로 미디어 사업의 핵심으로 키우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또 이달까지 블로거뉴스의 새로운 명칭을 공모, 6월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 경영 부담 줄이며, 누리꾼 독려?
다음의 이같은 개편안을 두고 포털 업계서는 철저히 실리를 추구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상 부담이 되는 아고라는 뒤로 물리고, ‘효자’ 블로거뉴스를 전진배치하기 때문이다.
사실 아고라는 다음에게 ‘양날의 검’이었다. 촛불 네티즌들과 미네르바 지지자들의 성원을 받았지만, 보수진영에게는 눈엣 가시가 됐다. 다음은 미네르바에 대한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면서, 아고라 누리꾼들에게 조차 비판대상이 되기도 했다.
덕분에 다음은 지난해부터 언론 사회면을 주름잡고(?) 있으며, 경영에 상당한 압박을 받아왔다.
반면, 블로거뉴스는 별다른 잡음 없이 다음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10만명이 넘는 블로거들이 하루 뉴스콘텐츠 4,000~5,000건 정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다음에서 뉴스를 뺀 조선/중앙/동아일보의 빈자리도 이 블로거뉴스가 채웠다는 평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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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다음은 직접 언급은 없지만 블로거뉴스 개편으로 네이버 오픈캐스트를 압박하겠다는 뜻도 엿보인다. 네이버가 새해 시작한 오픈캐스트 역시 블로거 참여를 기반 한 정보 전달이 골자다.
다음은 오는 12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여기서는 이번 개편안에 대한 다음 수뇌부들의 설명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