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언론의 뉴스공급 중단도 미디어다음의 앞을 막지 못했다. 다음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의 파워는 업계 예상을 뛰어 넘었다.
미디어다음은 지난 7월 조선·중앙·동아일보(이하 조중동)로부터 일방적인 뉴스공급 중단 통보를 받고 위기론에 휩싸였다. 8월에는 매일경제·한국경제·문화일보도 뉴스공급 중단 대열에 합류하면서 전망은 더 어두웠다. 국내 대표 일간지들이 빠진만큼 미디어 사업이 받을 타격은 불가피해 보였다.
■ 조중동 빠져도 미디어다음 잘나가
하지만 올해 촛불정국을 발판삼아 차지한 미디어다음의 입지는 생각보다 견고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9월 1~7일 미디어다음의 페이지뷰는 8억4천89만여건으로 같은 기간 6억6천만여건을 기록한 네이버뉴스를 1억8천만건 가량 앞섰다.
사실 미디어다음은 네이버뉴스가 올림픽 특수를 입은 8월 11~17일 이외에는 4월 말 부터 페이지뷰 1위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미디어다음은 이 같은 선전에 대해 촛불이 시들해졌어도 이어지고 있는 네티즌들의 충성도가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다음 관계자는 “단순 뉴스 전달을 넘어 ‘아고라’와 같은 소통의 장을 계속해서 강화한 전략이 시장에 먹혔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블로거 뉴스’가 미디어다음에서 조중동의 빈자리를 상당히 채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디어다음 집계에 따르면 블로거 8만6천여명이 올리는 뉴스는 하루 4천여건에 달한다.
미디어다음은 앞으로도 장기간 뉴스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맞수' 네이버가 뉴스 페이지뷰로 다음을 추격할 뜻이 없음을 비췄기 때문이다.
■ 네이버, 뉴스 페이지뷰 미련 없어
네이버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오픈캐스트’라는 신규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서비스는 네이버뉴스에 상당한 페이지뷰 저하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오픈캐스트’가 실시되면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를 누를 때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곧바로 연결된다. 현재 ‘기사원문보기’를 클릭했을 때와 같은 화면을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가 갖고 있던 뉴스 페이지뷰 중 적지 않은 양이 해당 언론사로 돌아가게 된다.
지금처럼 네이버 안에서 뉴스를 보면서 리플도 남기려면 ‘뉴스홈’ 메뉴를 선택해 세부 분야로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매출이나 사업규모에서 다음에 크게 앞서 있는 네이버는 뉴스 페이지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포털 시장 1위의 여유로 보일 수도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더 이상 언론사 뉴스를 이용한 페이지뷰 경쟁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뉴스 서비스는 정보 전달 플랫폼 기능에만 충실하면 된다는게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