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야후 연합군이 국내 웹지도 시장 패권을 놓고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한판 붙는다. 글로벌 연합과 토종 포털의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구글과 야후는 2일 웹지도 콘텐츠 공유를 골자로 한국 지사끼리 제휴를 맺었다. 직접적인 거론은 없었으나 국내 웹지도 시장서 두각을 나타낸 다음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실 웹지도 경쟁에 있어 구글과 야후에게 다음은 눈엣 가시다. 그만큼 다음의 도발 수위가 높았다.
일례로 다음은 지난해 11월 신규 웹지도 발표 행사 슬로건을 '구글보다 자세하게'로 잡았다. 일일이 구글과 자기네 지도 해상도를 비교하며, 우위를 강조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구글 이외 다른 포털 웹지도는 관심 밖(?)이다는 멘트로 당시 행사는 마무리됐다. 웹지도에 구글 못지않은 노력을 쏟아 온 야후 입장에서는 입맛이 쓸 만하다.
■다음 웹지도, 고해상도 인기몰이
이달 초 다음이 신규 웹지도를 출시하자 긴장감은 본격 고조됐다. 다음은 도발적인 언사에 걸 맞는 '물건'을 내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상도. 다음 웹지도의 해상도는 50cm로 야후 60cm, 구글 1m 보다 앞서 있다. 해상도만 따지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50cm란 화면 1픽셀 당 실제 거리가 50cm라는 설명. 곧, 수치가 내려갈수록 해상도가 높다)
구글 스트리트뷰와 같이 길거리 사진을 담은 '로드뷰'도 다음 웹지도의 인기몰이에 한 몫을 더하는 중.
이렇게 되자 누리꾼들의 입소문을 타고 다음 웹지도 방문자 수는 급증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다음 웹지도 코너는 새 단장한 19일부터 25일까지 1주간 방문자 수 250만여명을 기록했다. 전 주 170만여명 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
같은 기간 야후코리아 웹지도 코너는 방문자 수 53만명 정도를 기록했고, 구글코리아는 이보다 꽤 처져있었다.
구글과 야후의 연합전선은 이런 가운데 형성됐다.
■구글․야후, 부가서비스로 승부
그렇다면 구글과 야후 연합군이 빼들 카드는 뭘까.
우선 이들이 해상도 싸움으로 나간다면 다음의 상대가 되기 힘들다. 지도의 태생부터 해상도에 있어서 한계가 있기 때문.
다음은 비행업체와 손잡고 전국을 저공비행 사진으로 담았다. 범위는 국내로 한정됐지만 구글과 야후가 막대한 돈을 들여 영입한 인공위성 지도보다 자세하게 찍을 수 있다. 게다가 국내 규제로 인해 내놓지는 못했지만 25cm급 지도도 완성했다.
인공위성 사진 기술이 급격히 발전, 상용화까지 되지 않는 이상 구글과 야후가 다음을 해상도로 이기긴 힘든 것이 사실.
다음 김민오 팀장은 경쟁사의 위성지도로는 다음 항공지도의 해상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구글과 야후 본사가 한국만을 위해 항공사진을 준비할 공산도 거의 없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는 지난 연말 간담회서 위성지도 해상도를 점차 올려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구글과 야후는 지도와 연동하는 부가서비스에서 누리꾼 눈길을 잡아야 할 상황이다. 이 부분에서는 의미 있는 파장을 낼 수 있다고 두 회사는 자신한다.
이번 제휴에 따르면 구글은 웹지도 상에서 야후가 제공하는 상세한 업체 정보 및 사용자 리뷰를 제공키로 했다. 야후는 2004년부터 '야후 거기'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로 톡톡히 재미를 봐왔다. 구글은 부족한 국내 지역 콘텐츠를 '야후 거기'로 보충할 수 있게 됐다.
또 야후는 구글이 제공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지도에 탑재한다. 구글어스와 같이 지도를 보면서 특정 부분에 동영상 설명을 곁들인다는 계획이다.
김대선 야후코리아 총괄 사장은 야후가 축적해온 지역 기반 우수 콘텐츠와 유튜브 동영상이 더 많은 사용자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략은 웹지도 내 광고수익 부분을 노린 측면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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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음 웹지도의 고해상도에 빠져있는 누리꾼들을 어떻게 영입할 지인데, 상당한 홍보전략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구글·야후와 다음외에 다른 포털들의 웹지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포털 1위 네이버, 그리고 다음 못지않은 해상도를 갖춘 파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구글․야후와 다음간 웹지도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