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과 구글코리아간 ‘웹지도 전쟁’이 본격화됐다.
인터넷 업계의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실사 웹지도’ 시장 패권을 놓고 ‘포털 2위’ 다음과 ‘글로벌 검색황제’ 구글이 펼치는 한판 승부란 점에서 그 향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선전포고는 다음이 했다. 다음은 14일 제주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부터 12월까지 ‘항공사진 지도’와 ‘스트리트뷰’를 차례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구글맵스’를 직접 거론하며 구글과의 승부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음 김민오 로컬서비스팀장은 “네이버나 야후 보다 구글맵스를 집중 겨냥하며 웹지도를 개발했다”며 “한국에서 만큼은 구글을 밀어내고 시장 1위를 차지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다음 “고해상도로 승부 건다”
다음이 구글과의 웹지도 경쟁에서 전면배치한 무기는 ‘고해상도’다. 특히 이달 출시할 ‘항공사진 지도’는 구글이 막대한 돈을 들여 인공위성으로 찍은 사진보다 더 자세하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위성이 아닌 항공기로 저공비행을 하며 전국을 사진에 담았다. 찍는 범위가 인공위성 보다 적은 대신 더 자세하다는 원리에 착안한 것.
일반적으로 구글의 ‘퀵버드’ 위성에서 찍은 사진은 해상도가 주로 1m이며 60cm도 있다. 1m라는 설명은 모니터 상 1픽셀의 실제거리가 1m라는 뜻이다. 곧, 수치가 내려갈수록 자세히 보인다는 것. 구글이 최근 동원한 ‘지오아이’ 위성은 40cm 해상도 사진까지 찍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본격 서비스는 시작 전이다.
반면 다음의 항공사진은 해상도가 25cm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음은 국내 규제 때문에 우선은 50cm 해상도로 출시되지만, 규제가 풀리면 25cm 서비스도 일반화시킬 계획이다.
김민오 팀장은 “25cm 서비스는 도로에 그려진 글씨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다”며 “구글을 비롯한 경쟁사가 노력한다 해도 다음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스트리트뷰, 간판·얼굴도 식별 수준
실제 길거리를 사진으로 촬영해 도시 모습을 보여주는 ‘스트리트뷰’도 구글과 해상도 경쟁을 벌인다. 다음은 지난 1년간 차량과 세그웨이(전동스쿠터)를 동원해 수도권 및 6개광역시, 제주 등 각 지역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담았다.
해상도는 일반적인 은행, 편의점 간판과 사람얼굴까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다음은 이 해상도는 구글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김민오 팀장은 “해상도가 너무 높아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기에 사람 얼굴과 자동차 번호판은 100% 지웠다”고 밝혔다.
다음은 웹지도 서비스들을 한메일과 카페 등에 연결시키고 다른 업체에 라이선스 형식으로 공급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애플 아이폰과 삼성 옴니아폰 등에 모바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도 준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2012년에 웹 지도로 1천억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석종훈 다음 대표는 “웹 지도는 다양한 콘텐츠를 수용할 플랫폼으로서의 가치가 무한하다”며 “국내 최고 품질과 데이터를 갖춘 웹 지도로 영향력을 확 키우겠다”고 말했다.
■ 구글, 특단의 조치 나오나
올해 안에 ‘구글맵스’를 한국에 들여올 구글에게 다음은 껄끄러운 상대다. 특히 해상도 문제에 있어서는 다음을 진압(?)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단, 구글맵스 한국 런칭 행사를 조만간 열면서 다음과 관련한 전략들도 풀어 놓을 예정이다.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는 “다음과의 웹지도 경쟁에 대해 아직은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연내 구글맵스 런칭과 동시에 시장의 궁금증도 풀어주겠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인공위성까지 쏘아 올리는 등 웹지도에 막대한 투자를 한 구글이 다음에게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해상도 문제에 있어서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웹지도 업계를 주도해 온 구글의 노하우가 한국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며 “구글은 국내 웹지도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계속 강조해 온 만큼 업계를 놀라게 할 현지화 전략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음과 구글외에 다른 업체들도 속속 웹지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국내 포털 1위 네이버를 비롯해 야후, 파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다음과 구글간 웹지도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