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대학생 최정현 씨는 이번 겨울방학을 맞아 주어진 시간을 좀더 알차게 보내기 위한 여러가지 계획을 세웠다. 그 중 첫번째는 조깅. 블루투스 헤드셋을 귀에 꽂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동네 한바퀴를 뛰면 어느 누구 부럽지 않게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은 후 전동칫솔로 양치질을 한다. 충치 때문에 다니기 시작한 치과에서 전동칫솔 사용을 권해 어제 구입한 것이다. 이후 간단히 채비를 마치고 도서관에 간다. 먼저 도착해 있던 친구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한 뒤 열람실에 자리를 잡았다. 노트북을 펼치고, 도서관에 설치된 무선공유기에 연결, 필요한 자료를 검색하면서 취업에 대비한 공부를 했다. 어느덧 저녁녘. 열심히 공부했더니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라면 정현 씨 같은 일상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블루투스, 전동칫솔, 와이파이, 휴대폰... 모두 무선을 이용한 IT 기술들이다.
휴대폰 사용이 일상화된 이후, 모바일은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며 일상을 편리하게 가꿔준다. 모바일 기기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니, '선(線)'에서 해방된 수많은 기기들이 더 많은 일들을 공간적인 제약이 없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그런데 이쯤에서 생기는 우려 하나. 과연 그 전파들이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전자파 관련 '전력규격' 필요
얼마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2009에서는 재미있는 제품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쟁반같이 생긴 나무 선반에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MP3플레이어를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되는 '무선충전장치'가 바로 그것. 무선전화기가 처음 나왔을 때 전화통화를 무선으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것처럼, 무선 주파수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매우 신기하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현재 많이 사용되는 전동칫솔 충전 시에 이 기술을 이용한다.
가까운 미래, 통신과 전력을 모두 무선으로 공급받게 된다면 우리 생활은 그야말로 일대 변화가 이뤄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공기 중에 수없이 오가는 그 전자파들 때문에 인체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CES2009에서 선보인 무선충전기는 무선 에너지 전송 기술 가운데 '자기유도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충전기 내 코일에서 모바일 기기의 코일에 자기장으로 전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워낙 가까운 거리에서 전류가 이동하기 때문에 인체에는 거의 무해하다.
무선 에너지 전송 기술 가운데 태양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꿔 지구상에 뿌려주는 형태의 원거리 전송 기술은 청정에너지를 무한대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 주파수가 생명체에 치명적인 것이어서 실효성이 낮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용해 연구원은 근거리 전송의 경우 워낙에 짧은 거리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보면 된다면서 다만 현재 우리나라는 전자파 유해성과 관련 일괄적으로 '통신규격'을 이용하고 있는데 무선에너지전송 시 발생하는 전자파의 유해성을 판단한 뒤 이에 부합하는 '전력규격'을 만드려고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전자파, 될 수 있으면 멀리
전자파는 전기를 만들어 내거나, 내보낼 때 혹은 사용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전자기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전자파는 호르몬이나 뇌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 가운데 휴대폰의 경우 인체, 특히 뇌와 가까이 대고 사용하기 때문에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보고서들은 동물실험 등을 해 본 결과 강한 전자파에 인체가 노출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나, 확신할 수 있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각국은 나름의 보호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07년 7월 '전자파에 대한 권고안'을 만들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자파에 대한 연구 및 조사가 미미한 실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기 필요하다.
따라서 의학계에서는 휴대폰의 유해성에 대해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될 수 있으면 전자파를 피하는 것이 좋고, 최대한 전자파에 적게 노출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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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 공유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휴대폰의 약 20분의 1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일부 공유기는 성능을 높이기 위해 더 높은 출력으로 송출하기도 하기 때문에 1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현재로서는 모바일 기기의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무해하다는 확신도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최대한 전자기기와 거리를 두고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