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통신서비스 시장 전망…LG경제연구원

일반입력 :2009/01/11 15:09    수정: 2009/01/11 15:11

김효정 기자

2009년 통신서비스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시장 규모 및 가입자 수의 성장은 둔화되고 가입자당 매출은 하락해서 외형적인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업자들이 더 이상 무의미한 마케팅 경쟁을 회피하고 비용 집행 측면에서 효율성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9년 통신서비스 시장의 주요 이슈로는 가구 단위의 결합상품 확대, 모바일의 개방성 강화, 제4의 이통사 등장 가능성 등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이들 이슈들은 컨버전스화의 진전, 신규 수익 모델 확보 등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체질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2009년은 통신서비스 산업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역동적인 산업 분야였던 통신서비스 시장이 최근 들어 그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 포화기에 접어들면서 매출 및 가입자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컨버전스라는 이름 하에 시도되었던 신규 서비스들의 성과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정체'나 '둔화' 등의 표현이 통신서비스 시장을 수식하는 대표적인 말이 된 듯하다. 2009년의 통신서비스 시장도 이러한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예년보다 성장 둔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2009년은 통신서비스 산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동통신 시장의 경우 3G 가입자의 지속적인 증가, 모바일 인터넷의 개방성 확대, 무선인터넷 플랫폼 규격인 WIPI(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의 폐지에 따른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이 예상되며, 유선 시장에서는 실시간 IPTV 서비스의 개시로 결합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들은 단기적으로 그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수년 뒤에는 통신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현재와 같이 통신사업자가 모든 비즈니스를 컨트롤하는 구도에서 벗어나 타 사업자와의 협업이 중시되고 컨버전스 서비스가 강화되는 한편, 음성통화료 외의 데이터나 광고 등의 부가적 수익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성장성은?…매출 및 가입자 성장의 둔화와 ARPU의 하락

7대 기간통신 사업자의 서비스 매출을 기준으로 한 통신시장의 규모는 2008년 대비 약 2.7% 성장하여 38조 9,10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에서 2008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이 4.8%임을 감안하면 성장성이 크게 둔화되는 것이다. 이동통신과 유선통신으로 나눠보면 이동통신의 매출액은 2008년 대비 3.1% 성장한 21조 8,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유선통신의 매출은 전년 대비 2.2% 성장한 17조 2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유선 통신의 경우 IPTV 등 신규 서비스들의 상용화에 따른 매출 증가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합상품 활성화에 따른 요금 인하와 유선전화(PSTN) 시장의 축소 등으로 성장률이 예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자의 경우 현재 이동통신 서비스와 함께 유선에서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들 두 서비스의 가입자 수 증가 추이에 대해 살펴보면, 통신시장이 포화기에 접어듦에 따라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모두 과거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전년 대비 3.2% 성장하여 4,710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초고속인터넷 가입가구는 전년 대비 3.9% 성장하여 1,61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급률의 경우 이동통신은 97%, 초고속인터넷은 95%에 이르러 두 서비스 모두 100%에 근접해 있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의 경우 덴마크가 유럽 내 최고인 83%임을 감안했을 때, 우리 나라의 초고속인터넷 보급 상황은 전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의 가입자당 매출(ARPU) 또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의 경우 가입비를 제외한 ARPU가 2008년에 4만원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하락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ARPU가 하락하게 되는 원인은 망내 무료 서비스나 의무 약정 가입 등의 할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가입자가 점차 증가하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결합상품이 활성화됨에 따라 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하여 ARPU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수익성 전망, '영업이익률의 개선 예상'

2009년 통신서비스 시장의 성장성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의 경우 2007년부터 마케팅 경쟁이 한층 활발해지면서 이동통신 업계의 전반적인 영업이익률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는 결국 사업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는데, 실제 KTF의 경우 2008년 2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은 악화되었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2008년 3분기부터 마케팅 비용을 자발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했으며, 2009년에도 이러한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마케팅 비용의 경우 6조 3,200억 원이 소요되어 매출 대비 30%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자들의 마케팅 비용 절감 노력으로 2009년에는 5조 4,500억 원으로 매출 대비 25%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비용이 다시 증가하는 일은 없을까? 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RPU 하락 추세에 따라 마케팅비를 과도하게 집행할 경우 이익에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WIPI 의무화 폐지로 단말기 가격이 하락할 경우 보조금도 그만큼 줄어들 여지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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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후발 사업자의 경우 머지 않아 있을 저대역 주파수 재분배 및 이에 따른 신규 서비스 투자를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영업이익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3G 네트워크 투자비 감소를 들 수 있다. 네트워크 용량(Capacity) 투자는 향후에도 계속될 예정이지만, 커버리지 부분에 대한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투자비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유선의 경우 소폭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유선업계의 2008년 영업이익률이 1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 중심의 이익 개선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IPTV 도입에 따른 비용 증대, 결합상품 가입자 모집 경쟁 등으로 수익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