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시스템즈가 ‘독자 웹브라우저 개발’이라는 꿈을 접었다. 인터넷익스플로러(IE)와 파이어폭스 등의 대결 구도에 끼어들기는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어도비의 케빈 린치 CTO는 1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서 열린 ‘어도비 맥스 2008’ 행사에서 “지난 몇 년간 검토만 해왔던 독자적인 웹브라우저 개발은 없던 일이 됐다”며 “이미 세상에는 충분한 웹브라우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2005년 어도비가 웹브라우저 개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을 때 업계는 적지 않은 기대감을 보였다. 플래시 동영상을 비롯한 어도비의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에 맞춰진 브라우저 탄생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실제 어도비는 이같은 계획을 구체화 단계까지 진행했었다고 한다.
린치 CTO는 “웹이 가지는 능력과 어도비 기술을 합쳐 시너지를 내고 싶었다”며 “하지만 웹브라우저로 MS와 무리하게 경쟁하느니 특기인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경영진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어도비는 웹브라우저에 대한 기술적인 욕심은 있었으나 IE에 맞서 보급률을 끌어올릴 자신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크롬’을 내놓은 구글 조차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린치 CTO는 “크롬을 내놓은 구글의 용기는 가상하지만 IE를 따라잡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어도비는 구글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