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서도 데스크톱과 같은 위상을 확보하겠다'
어도비시스템즈가 데스크톱을 넘어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생태계까지 플래시 기술을 보급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데스크톱과 휴대폰을 동시에 석권,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 시장에서 확실한 대권을 거머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부분의 데스크톱PC에 깔려 있는 플래시 플레이어는 어도비가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 시장에서 맹주로 군림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왔다.
스마트폰에 플래시 플레이어 공급
어도비는 그동안 휴대폰 시장 공략을 위해 플래시 라이트를 보급해왔다. 플래시 라이트는 플래시 플레이어의 경량 버전이다. 이런 가운데 어도비가 보다 강력한' 휴대폰 시장 공략 카드'를 뽑아들었다.
17일(현지시간) 씨넷에 따르면 어도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스(MAX) 컨퍼런스에서 플래시 라이트에 이어 데스크톱에서 돌아가는 '플래시 플레이어10'까지 고성능 스마트폰에 투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케빈 린치 어도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완벽한 기능의 플래시 플레이어를 고성능 스마트폰에서 구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RIA 시장에서 모바일을 노리는 곳은 어도비 뿐만이 아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자바를 통해 휴대폰 시장에서 나름 입지를 확보했고 최근에는 '자바FX'로 불리는 RIA 기술을 앞세워 모바일 시장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썬은 자바FX를 앞세워 우선 개발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후 스크립터와 웹디자이너로 공략 대상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구글 모바일 플랫폼 안드로이드와 애플 아이폰 등 다양한 플랫폼에 자바FX를 포팅할 수 있도록하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썬은 자바가 수많은 PC와 휴대폰 및 기기에 이미 들어가 있는 만큼 어도비를 상대로한 추격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테크데이 개발자 행사차 방한했던 리치 그린 썬 소프트웨어 부문 수석 부사장은 내년 2월에는 통신업체, 휴대폰 제조사와 함께 중요한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SW제국 마이크로소프트(MS)도 실버라이트를 앞세워 휴대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MS는 윈도 기술과 자사 개발툴에 친숙한 거대 개발자 군단을 거느리고 있다는게 강점으로 꼽힌다.
플래시, 아이폰에 언제 들어가나
어도비는 모바일 시장 공략을 위해 시스코시스템즈, NTT도코모, 버라이즌, 컴캐스트, 노키아, 소니 에릭슨, 모토로라, 퀄컴, ARM 등 파트너들이 플래시 업데이트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기반으로 수십억대의 휴대폰에 플래시를 깔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어도비의 린치 CTO는 이번 맥스 컨퍼런스에서 노키아 심비안, MS 윈도 모바일, 구글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에서 플래시 플레이어10를 시연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애플 아이폰은 제외됐다. 아이폰은 여전히 어도비의 희망사항으로 남아 있다. 아이폰에 플래시를 설치해도 좋다는 애플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탓이다. 이를 보여주듯 이번 컨퍼런스에선 린치 CTO와 함께한 애플 관계자는 없었다.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이끄는 앤디 루빈이 직접 참석, 어도비와 안드로이드의 궁합을 강조해 대조를 이뤘다.
앤디 루빈은 어도비는 구글의 오픈 플랫폼 전략이 휴대폰에서 보다 나은 인터넷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추켜세웠다.
어도비는 애플 아이폰에 플래시를 제공하는 것은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린치 CTO는 개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한편 애플은 아이폰에 플래시나 자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과거 아이폰에 플래시를 적용하는 것과 관련 플래시는 무겁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