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지방에서는 못본다

일반입력 :2008/10/02 11:40    수정: 2009/01/04 23:09

김효정 기자

당분간 IPTV는 서울 및 일부 수도권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서 산간 지역뿐 아니라 대부분 지방 도시에도 IPTV 서비스를 지원할 만한 통신망이 미비하고 인구밀도가 낮아 사업자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KT,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IPTV 사업권을 획득한 사업자들이 최근 시험서비스를 실시하며 상용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 9월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지상파 실시간 재전송을 포함한 IPTV 시험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품질 및 서비스를 점검하고 있다.

KT 메가TV는 지난달 18일부터 전국 200 가구를 대상으로 KBS1, EBS 등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 시험서비스에 돌입했다. SK브로드와 LG데이콤의 경우, 전국 시험서비스가 아닌 수도권 대상으로 각각 100가구와 120가구를 대상으로 시험서비스에 나섰다.

약 680만 가구로 초고속인터넷 점유율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KT는 향후 IPTV 상용화 이후 전국적인 서비스 운영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이다. 그러나 IPTV의 양방향성이나 끊김 없는 서비스를 위해서 100메가급 FTTH(통신망부터 댁내 PC까지 100메가 광랜으려 연결)망이 필요하다고 가정할 때, KT마저도 전국 커버리지를 확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KT는 올 10월 말에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으로 올해 30만 가입자, 2012년까지 300만 가입자 모집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망 투자 로드맵에 따라 2008년까지 FTTH망 비중을 70%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와 달리 전국 규모의 서비스가 가능한 사업자는 KT뿐이다. KT는 오히려 수도권 이외 지역에도 50메가급 VDSL 보급률이 높아서 IPTV 서비스 확산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커버리지는 KT가 해결해야 할 듯

반면 SK브로드와 LG데이콤은 수도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의 경우 올 10월 30일을 상용화 시점으로 명확히 했다. 그렇지만 서비스 지역은 서울 및 경기 지역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자 특성상 SK브로드는 수도권 위주의 사업을 하고 있으며 FTTH망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SK브로드의 김윤호 뉴미디어사업실장은 "IPTV를 위한 프리미엄 백본과 댁내망의 문제로 올해는 수도권 지역만을 목표로 하며, 기타 지역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확대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데이콤 역시 근간이 되는 LG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입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아파트 단지 위주로 FTTH망이 아닌 100메가 광랜만을 서비스 하고 있다. 따라서 LG데이콤 역시 시험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수도권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LG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후발 사업자이기 때문에 이르면 올 연말에나 상용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서비스 지역은 구체적으로 결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IPTV는 '방송 아닌 사업', 비수도권에서는 수익창출 힘들어

이처럼 IPTV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이유는 전국 초고속통신망 구축 현황 뿐 아니라, 비수도권에서는 수익 창출이 힘들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기준으로 국내 총인구 중 48.9%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분포 또한 인구 분포와 비례하기 때문에 비수도권에 IPTV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 사업자에게는 투자 대비 수익률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국민 보편적 서비스인 '방송' 관점에서 볼 때 IPTV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 중인 케이블TV와의 경쟁력 저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관련 사업자의 발표처럼 IPTV 상용서비스는 이달 말에는 2개 서비스가 실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IPTV 사업자들은 아직까지 MBC, KBS2, SBS 등 지상파 실시간 재전송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주요 프로그램 제공자의 채널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수도권으로 제한된 초기 시장 탓에, 이미 전국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TV 진영과의 경쟁우위가 떨어져 가입자 모집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