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이 무선인터넷 환경에 미치는 영향

박민우입력 :2008/09/02 16:52

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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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GT 3G 서비스인 ‘오즈(OZ)’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OZ는 Open Zone을 뜻한다고 한다) 언론 보도자료들에 의하면 오즈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영향과 기대가 얼마나 큰지 잘 알 수 있다. ‘만년 3위’ LGT 스마트폰 시장만큼은 1위 왜? – 해럴드뉴스LG텔레콤만 웃었다… SKT, KTF 경쟁 속 2분기 순익 25% 상승 – 디지털타임스3G 서비스 화상통화에 울고 데이터통신에 웃다 – 에이빙뉴스OZ 전용폰 사용자의 40%가 매일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이용 – 아이뉴스24 사실 올 초에 LG가 3G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할 때만 해도 큰 이슈거리가 되지 못했다. SKT, KTF가 이미 WCDMA는 최고의 3G 통신 환경이라고 열심히 광고가 끝난 상태에서 리비젼.A라는 동기식 방식이 시장에 먹히기 힘들 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30만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말 그대로 “오즈의 마법”이 시작된 것이다.SKT가 자기들 “생각대로” 서비스하고, KTF가 실속 없이 “SHOW”만 하는 동안에 LGT는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선 오즈의 성공요인에서 가장 큰 핵심은 기존 통신서비스 시장과의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선두업체들이 화상통화와 글로벌로밍을 3G 핵심서비스인 것처럼 주장하고 경쟁하고 있을 때 “무선인터넷과 데이터통신”이라는 새로운 정책으로 기존 경쟁사와 차별화 시켰다. 특히 무선인터넷과 데이터통신의 가장 걸림돌인 패킷 요금을 1GB 월 6,000원이라는(한시적이긴 하지만) 파격적인 가격정책을 내세웠고, 주요 오즈 전용폰을 3인치 대형(?) LCD 단말로 선정하는 등 단순히 가격 정책뿐만 아니라 단말 정책에 있어서도 전략의 궁합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마케팅 전략 중에 후발주자가 시장에서 차별화 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1위 사업자가 지향하는 전략의 정반대로 가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3G 환경에서 무선인터넷이 왜 활성화 되지 못했는가? 국내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인 “망개방”에 대한 문제는 해 묶은 숙제였다. 실제 국내 무선인터넷 망개방은 2003년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통부는 이통사와 장기간의 줄다리기 끝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야 합의가 이루어졌다. (참고: 무선인터넷 망 개방의 명암그리고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의 무선인터넷 환경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무리 정부에서 강제적으로 개방을 시켜도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이통사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제대로 된 개방을 이끌어 낼 수 없었던 것이다. 3G 환경으로 바뀌면서 망개방이 보다 본격적인 물살을 탈 줄 알았지만, 여전히 이통사들은 화상통화에 마케팅을 집중했다. 망개방이 활성화되어서 이통사에 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자사의 패쇄적인 무선인터넷(NATE, SHOW, EZ-I) 서비스가 아직도 주요한 수익원이었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와이브로가 활성화 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커버리지와 요금문제로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었고, 미국에서 아이폰 출시와 더불어 한 때 국내에서도 “풀브라우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비싼 패킷요금과 작은 LCD 화면으로 크게 시장에 전파되지 못했다. (참고: 휴대폰 풀브라우징, 무선 인터넷에 혁명을 가져올 것인가?이번 LGT의 오즈서비스는 이러한 많은 문제들을 이통사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해결한 성공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LGT 주장에 따르면 오즈 가입자 중 40%가 매일 풀브라우징을 사용한다고 한다. 즉, 현재 LGT의 경우 12만명 이상이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생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오즈 풀브라우징 서비스는 그 동안 휴대폰에서 유선 인터넷을 이용하고자 할 때 항상 걸림돌 이었던 플래시와 UCC 같은 동영상 서비스들을 별도의 뷰어를 통해서 해결하였다. 이메일의 첨부파일들은 픽셀뷰어를 통해서 오피스 문서들을 볼 수 있게 하여, 실제로 휴대폰에서도 PC에서와 같은 수준의 다양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현재 LGT의 오즈 서비스가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현 시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택일 수는 있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특히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탈들을 접속해보면 속도 때문에 엄청난 인내심을 요구하게 한다. 그리고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다 보면 배터리 소모도 증가하여 항상 여분의 배터리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3인치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작은 화면에서 포탈들의 작은 글씨를 보는 것 까지는 가능하지만 흔들리는 차나 지하철 안에서 링크를 클릭하기도 만만치 않은 집중력을 요구하게 한다. Full Browsing vs. Customized Portal 오즈 풀브라우징 서비스 사용자들의 사용 순위를 보면 유선과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나 다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교통, 버스, 날씨, 뉴스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포탈의 경우도 네이버보다 파란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이동성에 맞는 콘텐트를 중심으로 소비 성향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과 풀브라우징의 원래 취지인 유선 인터넷을 무선에서 동일하게 사용하기 보다는, 3인치 그리고 가로 크기 800 픽셀 사이즈에 맞는 서비스를 더 자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파란의 경우 오즈 서비스를 위해서 파란 미니라는 전용 사이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유선 사이트에서 주요 콘텐트를 추출하여 800 픽셀 사이즈에 최적화 시킨 모바일 포탈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처음 오즈의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용자들은 네이버 다음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브라우져의 크기와 속도에 최적화 되어 있는 모바일 사이트들을 더 선호하게 된다. 기존 포탈의 경우 고사양 PC 환경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플래시, 이미지, 스크립트, 엑티브X 등 그 복잡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메인 페이지의 문서 크기도 문제지만 이 문서를 해석하고 보여줘야 할 브라우져도 매우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복잡도는 저사양의 휴대폰 환경에서는 다운로드 속도와 상관없이 화면에 보여주기 위해서 많은 CPU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오즈 전용폰의 경우 예전에 팬티엄3 급의 CPU를 탑재하고도 국내 포탈들을 표현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란 미니와 같은 Customized Portal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HTML 구조와 사이즈로 오즈 사용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현재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3인치 LCD를 장착한 스마트폰들이 출시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포탈들의 모바일 사이트 운영이 더 절실히 요구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웹 사이트같이 처음부터 최적화된 HTML 구조와 웹표준이 지켜졌다면 이런 과도기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국내 인터넷의 환경에서는 쉽지 않는 문제로 남아있다. 무선인터넷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오즈의 마법은 훌륭했지만 무선인터넷 서비스로서는 완성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넓은 LCD 화면과 저렴한 요금제에 만족하고 있지만, 플랫폼으로서의 브라우저 성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는 국내에도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에 탑재되어 있는 사파리 브라우저와 비교해 보면 그 성능과 수준에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국내에 하나 밖에 없는 모바일 브라우저라는 사실이 더욱 국내 무선인터넷 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로 비추어 진다. 좀 더 다양한 모바일 브라우저를 개발할 수 있는 기업들이 필요하고 국내 유선 사이트를 최적화 할 수 있는 기술들이 발전해야 한다. 더불어 기존 포탈 사이트들의 경량화가 필요하다. 그 동안 웹 표준을 무시하고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메인페이지로 구성된 포탈들은 경량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기존 서비스를 경량화 할 수 없다면 파란 미니와 같은 middle-size 포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모바일 웹 표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한다. 웹 표준화와 모바일 웹 표준화가 잘 지켜진다면 앞으로 풀브라우징이란 용어에서 풀(Full-)이란 접두어는 사라질 것이다. 1024 픽셀 사이즈가 나오는 7인치 이상 통신형 PMP에서는 기존의 유선 인터넷을 그대로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하면 될 것이고, 스마트폰에서는 모바일 웹 표준에 맞춰진 무선인터넷 사이트들을 사용하게 될 것이니 억지로 유선 인터넷 사이트를 스마트폰에서 보겠다고 힘들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풀(Full-)이 없어진 브라우징 환경이 되었을 때 진정한 무선인터넷 환경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통사의 합리적인 요금정책과 망개방 그리고 포탈 사업자들의 웹 표준화와 경량화 등이 서둘러 이루어져야 무선망 개방의 지연으로 잃어버린 통신 강국의 이미지를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민우 IT컬럼니스트

IT 칼럼니스트, Convergence service platform Consult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