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마, 센트리노2의 목을 물다

일반입력 :2008/08/19 21:59

류준영 기자 기자

AMD가 인텔 센트리노2(코드명 몬테비나)를 과녁으로 놓고 날카로운 활시위를 당겼다. '센트리노2'의 대항마로 내세우는 모바일 플랫폼 '퓨마'를 앞세워 노트북 시장에서 인텔과의 '대권 레이스'에 들어간 것이다.

'퓨마'를 탑재한 노트북 출시는 한국HP가 포문을 열었다. 한국HP의 이같은 행보는 AMD에겐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AMD는 그동안 센트리노2보다 한발 앞서 퓨마를 선보였지만 그간 이를 채용한 노트북이 없어 제대로된 성능대결을 펼치는데 아쉬움을 느껴왔다. 하지만 HP가 퓨마 플랫폼을 단 신제품을 내놓게 됨에 따라 두 개의 CPU 플랫폼을 놓고 고민하던 사용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게 된 것이다.

퓨마, 센트리노2보다 한수위

19일 AMD는 기다렸다는 듯 기자간담회를 열고 센트리노2를 탑재한 A사 제품과 HP가 선보인 퓨마 기반 노트북 '컴팩 6735b'간 비교 테스트를 실시했다.

3D마크06을 통해 측정한 그래픽 점수는 퓨마가 센트리노2보다 2배 가까운 성능비를 보였다. 이날 측정된 결과는 퓨마가 1600, 센트리노2가 900점을 기록했다. 수치가 높을수록 더 나은 그래픽 성능을 보여준다. AMD 김보규 차장은 “똑 같은 오버 클럭이면 2배 가까이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3D 게임 성능 테스트에선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자체 게임테스트를 이용해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그 결과 퓨마에선 36.558, 센트리노2에선 22.642가 나왔다.

김재민 이사는 “1초에 30프레임 이상 나와야 끊어짐 현상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최대, 최소가 아닌 평균프레임을 측정한 이유는 게임자가 실제로 느낄 수 있는 프레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균 프레임을 놓고보면 퓨마가 한수위라는 얘기였다. 이에 대해 김보규 차장은 센트리노2 노트북도 30프레임에 근접하나 15인치 이상 대형 스크린으로 가게 되면 프레임 처리 속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HD 콘텐츠를 재생할 때 센트리노2 노트북은 CPU 점유율이 40%, 퓨마 노트북은 20%대를 보였다. 김 차장은 센트리노2의 경우 영상만 본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사용자가 동영상 외에 이메일 확인이나 다른 작업을 하면 심각한 성능저하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퓨마는 내장 그래픽만으로 풀HD 영상과 3D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데다 코어별로 전원을 관리할 수 있어 충전 없이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MD는 하반기 노트북 PC 시장에서 인텔을 상대로 반전드라마를 준비중이다. 김재민 이사는 “곧 다가올 PC성수기인 9월에는 개인용 노트북PC 부문에서 (인텔과)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10%인 국내시장점유율을 30%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텔의 영업력이 강하게 미치는 기업 시장에선 쉽지 않겠지만 개인용 시장에선 해볼만한 분위기가 마련됐다는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김재민 이사는 저렴한 가격과 성능우위에 초점이 맞춰진 입소문 마케팅을 기반으로 인텔 추격에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AMD가 꿈꾸는 반전드라마는 국내 노트북 PC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LG전자를 파고들지 않고서는 어려운 게임이 될 수 있다. AMD도 공감하는 모습.

AMD는 한국HP에 이어 삼보컴퓨터가 하반기 퓨마 기반 노트북을 선보이기로 했다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퓨마가 반향을 일으킬 경우 다른 대형 PC업체들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희망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