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피런(Inspiron)과 XPS 시리즈를 놓고 볼 때 델사는 분명 여유롭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 줄 아는 제조사다.
XPS 시리즈 중 최근 선보인 XPS 원(ONE)은 컴퓨터 스크린 일체형인 올인원 데스크톱PC로써 델사가 애플 아이맥(iMac)을 겨냥해 만든 제품이다.
XPS원과 아이맥의 경쟁이 과연 가능할까?
장점: XPS원의 장점은 협소한 공간에서도 제품배치가 가능하다는 것. 일반 모니터를 놓는 공간만 있으면 된다.
책상이나 발 밑에 별도로 본체용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케이블도 필요 없다. 전원 코드 하나면 충분하다.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애플 아이맥이 더 매력적이지만 그렇게 차이가 큰 것은 아니다. 알루미늄 스탠드로 처리된 스크린 뒷면의 약간 각진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든다. 또 섹시하게 보이는 절제된 스모크 글래시 베이스도 멋지다.
반짝거리는 블랙 전면 홈과 ‘나를 봐줘요’라고 속삭이는 듯한 느낌의 대조적인 블루 LED 조명도 매우 근사하다.
한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스크린 양쪽 측면에 달린 스피커로 배치가 너무 눈에 띄어 다소 거슬린다.
XPS원의 버튼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이다.
기본적으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도록 돼 있는데 부근에서 손을 흔들면 모션 센서가 작동해 빛을 발한다.
모든 버튼이 터치식이며, 키를 누르면 작은 소리가 나 키가 제대로 눌러졌는지 알 수 있다. 손을 치우면 근접 센서가 LED 빛을 발한다.
또 ‘고 다크(Go Dark)’ 버튼이 설치돼 스크린 백릿과 버튼 LED를 전환하고, 근접 센서의 작동을 중지시킬 수 있다.
조명 때문에 산만해지는 경우는 없으므로 XPS원을 미디어 플레이어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매우 편리한 기능이다.
메인 컨트롤 버튼을 따라가다 보면 블루 LED 발광채가 있는데 이를 통해 시스템 내에 디스크가 들어있는지 알 수 있다.
드라이브가 슬롯 로딩 방식이므로 이런 디자인이 멋져 보일 수는 있겠지만 비표준 사이즈의 디스크를 읽을 때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블루레이 캠코더에 사용하는 8cm 디스크는 이와 비슷한 다른 시스템을 사용해본 경험에 비춰볼 때 XPS원에서 잼 현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통합 하이브리드 TV 튜너가 제공된다는 점도 매우 만족스럽다.
아날로그와 디지털TV를 모두 볼 수 있어 주변에서 디지털 신호를 찾기 어렵다면 안정성이 탁월한 아날로그로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다.
적외선 리모콘이 제공돼 채널을 건너뛰는 것도 간단하지만 무선 키보드로 편안한 의자에 앉아 PC를 제어할 수도 있다. 내장 마우스 트랙패드가 제공되고, 델 공장에서부터 배치돼 나오므로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외부 접속은 6개의 USB 포트(뒷면에 4개, 측면에 2개)를 이용하면 된다. 8-in-1 메모리 카드 리더, 6핀 파이어와이어, 1.2 오디오 아웃/인, S-비디오 아웃도 제공된다. 기가비트 이더넷 어댑터도 장착돼 있으나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802.11b/g/n 와이파이 어댑터를 선호할 것 같다.
단점: XPS원의 기본 사양은 2.2GHz 인텔 코어 2 듀오 E4500 CPU, 2GB 램, 320GB 하드 드라이브(7,200rpm), 인텔 GmA 3100 그래픽 카드, 8배속 DVD 리라이터 드라이브로 돼 있다.
2727.69 싱가포르 달러나 되는 고가에 지극히 일반적인 사양의 올인원 제품으로 델이 ‘애플처럼 한다’는 부분과 프리미엄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점이 잘 드러난다.
비슷한 사양의 XPS원 제품과 아이맥이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추측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XPS원과 아이맥을 직접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커스터마이징이다. 경험에 비춰볼 때 델의 제품은 약간씩 조정이 가능했는데 이번 제품은 예외다.
애플의 경우 아이맥 올인원 제품을 구입할 때 스크린 사이즈, CPU 속도, 메모리, 하드 드라이브을 선택할 수 있지만 델은 사용자가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방법이 막혀 있다.
XPS원의 속도를 약간 더 높이고 싶다면 블랙과 레드 중 레드 버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선택사항이다.
레드 버전은 뒷면이 레드 컬러라는 점 외에도 속도가 더 빠른 2.33GHz E6550 인텔 코어2듀오 CPU, 500GB(7,200rpm) 하드 드라이브, 그리고 중고급 노트북 사양과 비슷한 256MB ATI 모빌리티 라데온 HD 2400 그래픽 카드로 구성돼 있다.
물론 추가로 819.13 싱가포르 달러를 더 지불해야 하지만 이중 109.22 싱가포르 달러는 레드 안티-AIDS 펀드로 들어간다.
XPS원의 2가지 버전 모두 1,680x1,050 픽셀 해상도의 20인치 TFT 패널이 장착됐다.
1080p 비디오라면 픽셀이 충분하지 않지만 720p 이상 비디오라면 이 정도면 높은 해상도에 속하며,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 사용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한 가지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다면 빛을 직접 받으면 심한 반사현상이 나타나는 델의 트루라이프 디스플레이 기술을 채용했다는 것.
물론 대부분의 경우엔 상관이 없겠지만 햇볕이 들어오는 창문 반대편 자리에서 사용하는 경우라면 꽤 신경이 쓰일 수 있다.
총평:스타일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제품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스타일을 쫓는 사람이라면 스타일뿐 아니라 커스터마이징까지 가능한 애플 아이맥이 더 나은 선택일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