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서피스 컴퓨터(Surface computer)’ 행사장에 들어서면 그곳을 감싸고 있는 감탄과 열기로 가득 찬 분위기에 압도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기기를 시장에 실제 출시하는 일은 예정보다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MS는 당초 이르면 이달 이 터치스크린 기기를 실제 운영환경에 사용되도록 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내년 봄은 돼야 쉐라톤 호텔, 하라 카지노, T-모바일 매장 등에서 이 기기가 실제로 사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각 구매 예정 기업들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이 걸림돌로 작용했고 아울러 사용 장소에서의 기기 적합성에 대한 검토 작업 역시 여기에 한몫을 했다. MS 서피스 컴퓨팅 사업부의 마크 볼거 수석 이사는 "이 기기는 붕어빵식으로 찍어내기만 하면 아무데서나 쓰는 그런 솔루션이 아니고 사용 환경에 따른 개별 맞춤형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이 기기는 올해 5월 처음 일반에 공개되기까지 무려 5년의 개발기간이 걸렸다. 이 제품은 처음에는 ‘밀란(Milan)’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렸으며 80년대 아케이드 게임기인 ‘미즈 팩 맨(Ms. Pac Man)’과 다소 닮은 데가 있다. 하지만 이 기기는 적외선 카메라 및 프로젝터에 의해 생성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여러 이용자의 손짓에 반응할 수 있으며 물체와도 상호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다소 난관은 있겠지만 지금 MS는 이 기기의 가능성을 놓고 과거 어느 때보다 고무되어 있는 분위기다. 5월 최초 공개 이후 50개 국가 및 25개의 각종 산업 분야의 수많은 기업들로부터 받은 구매 관련 문의만도 무려 2,000건이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초기 구매 예정 고객들에 치중하는 한편 여타 기업 및 산업 분야로의 시장 확대도 추진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공개 개발자용 툴킷이 조만간 배포될 예정이며 잠재 시장 발굴을 위한 외부 아이디어 확보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토대로 기존의 접객 및 소매 분야를 넘어 공공기관, 교육, 기업 분야로의 진출 계획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MS는 뉴욕, 토론토, 보스턴, 파리, 취리히 등지를 돌며 ‘서피스 컴퓨터 시제품’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를 해왔다. 이번에는 보스턴 쉐라톤 호텔에 기기 3대를 설치해 실제 환경에서 운영되는 모습을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볼거 이사는 "서피스 컴퓨터에 대한 세간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면서 "이제 어엿한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CNET News.com과 가진 최근의 인터뷰에서 가격만 낮출 수 있다면 서피스 컴퓨팅의 가능성은 기존 테이블톱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피스 컴퓨터의 제품 초기 가격은 5,000-1만달러 사이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MS는 이를 앞으로 3-5년 내에 적정한 가격으로 낮출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게이츠는 향후 컴퓨터가 평평한 공간이면 어느 곳에든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는 책상 속, 테이블 안, 칠판, 거울 속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머지않은 시기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