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폰「뱅앤올룹슨 세레나타폰」,기대치 밑도는 기량

일반입력 :2007/10/30 06:37    수정: 2009/01/04 21:42

Damian Koh

뱅앤올룹슨은 휴대폰 사용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브랜드다.오히려 오디오 마니아들에게 더 익숙한 명품 오디오 브랜드다.

명품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가 삼성과 손잡고 두 번째 명품폰인 세레나타폰을 출시했다.

뱅앤올룹슨과 삼성의 첫 합작품인 ‘세린(Serene)’을 기억한다면 세레나타폰도 실용적인 일반 휴대폰이 아니라 과시용 명품폰에 더 가까운 디자이너폰이라는 사실을 금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화 기능을 갖춘 뮤직 디바이스인 세레나타는 세린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불과할까, 아니면 그보다 더 나은 제품일까?

디자인

세레나타폰을 처음 본 순간 휴대폰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휴대폰적인 특징을 굳이 찾는다면 휴대폰의 통화/종료 버튼을 떠올리게 하는 커버의 녹색과 붉은색의 작은 점이다.

사용자 매뉴얼을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심(SIM) 카드를 어디에 삽입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두 번째로 든 생각은 세레나타가 아름다움 그 자체라는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사이즈는 약간 크지만 높은 품질과 부드러운 매트 블랙 처리로 손에 잡히는 느낌이 편안하다.

내장 알루미늄 스탠드가 45도 정도의 각도로 세레나타를 지지하고 있으며, 스탠드와 경첩 부분에는 견고함을 더해주는 재료가 사용됐다.

한 가지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휴대폰을 닫을 때 스탠드가 닫히는 소리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세레나타폰을 뒤집어 보면 아이팟과 거의 비슷한 모양이다.

4방향 조절장치로도 기능하는 회전 휠에 단점이 하나 있다면 2.26 인치 LCD 스크린 위에 부착돼 있다는 점이다.

엄지손가락을 휠에 놓으면 숫자 밑 부분이 마치 패널의 한 부분 같다.

세레나타폰을 음악 플레이어로 사용하든, 휴대폰으로 사용하든 이는 걸리적거리는 부분이다.

세레나타폰은 기존 방식과는 다른 방식의 슬라이더폰이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일반적인 슬라이더 휴대폰처럼 윗부분을 밀어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아랫부분을 미끄러져 내리면 숨겨진 내장 스테레오 스피커가 나타난다.

접속 포트는 하나로 디바이스의 하단에 장착돼 있다. 슬라이딩 커버가 이 접속 포트를 보호하며, 충전기나 번들 제공되는 이어폰에 연결할 수 있다.

기능

세레나타는 실제로는 매우 기본적인 디바이스로 음악 플레이어와 휴대폰 2가지 기능밖에 제공되지 않는다.

카메라 기능도 없고, 휴대폰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모두 없앴다. 따라서 이처럼 단순한 휴대폰에 기꺼이 고가(세레나타폰의 가격은 아직 책정되지 않아 실제 판매가는 공개돼 있지 않으나 이전 버전인 세린을 감안할 때 비슷한 가격대일 것으로 예상된다)를 지불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바로 뱅앤올룹슨의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을 채용했다는 점이다.

휠(휠을 움직여야만 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신경중추라 부른다)이 달려 있고, LCD 패널은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음악 플레이어와 휴대폰 모드를 전환하려면 스크린의 왼쪽 상단 코너를 터치하면 된다.

또 상단 오른쪽 코너를 터치하면 추가 메뉴 옵션이, 스크린 하단을 터치하면 3개의 바로가기 옵션이 나온다.

LCD의 중앙을 터치하면 숫자로 된 다이얼패드가 나타난다. 이들 3개의 터치 부분은 세레나타를 음악 플레이어로 사용할 때는 음악 플레이어 관련 기능을, 휴대폰으로 사용할 때는 휴대폰 관련 기능을 보여준다.

휴대폰 기능 측면에서 세레나타는 특히 문자메시지 사용이 많은 사용자에게는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디바이스다. 정확한 내비게이션을 위해 휠이 다소 민감하다.

즉 많은 문자를 입력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는 말이다. 따라서 문자메시지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디바이스를 고려하는 게 좋을 듯하다.

웹브라우저, 오거나이저, 파일 매니저 등 기본적인 휴대폰 기능은 모두 제공된다. 스크롤 휠과 터치스크린의 하단 스트레치를 사용해 문자 메시지 입력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는 하지만 하드웨어 키보드로 휴대폰에서 메시지를 전송하는 것보다 빠르지는 않다.

세레나타의 메뉴는 컬러 코드로 카테고리화돼 있다. 전화 관련 기능은 블루, 음악 플레이어 관련 기능은 레드 컬러다. 컬러 구분의 실용성 자체는 별개의 문제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음악 플레이어 또는 휴대폰 모드로 전환할 때 편리한 기능이다.

세레나타의 음악은 가수, 앨범, 트랙, 커버, 팟캐스트, 장르에 따라 알파벳순으로 분류돼 있으며, 아쉽게도 이퀄라이저 컨트롤은 제공되지 않는다.

재생목록과 내 음악 목록을 생성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된다.

약간 재미있는 기능은 퓨어 뮤직(Pure Music) 옵션이다. 퓨어 뮤직 옵션을 가동하면 수신 전화가 음성메일로 자동으로 넘어가고, 메시지가 배경화면으로 깔려 음악 청취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음악 내비게이션은 아이팟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는 스크롤 휠 때문인듯하다.

세레나타의 마케팅 키워드는 음악 플레이어지만 다른 음악 플레이어와 비교하면 몇 가지 기능이 부족하다.

예를 들면 음악이 재생되는 동안 트랙 시간이 표시되지 않고, 빨리 가기 옵션도 없다.

음색 테스트 트랙에서 중간음은 맑고 깔끔하게 처리된 반면 베이스는 가볍고 약간의 인위적인 베이스 가공을 필요로 했다.

음 손실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MP3, WMA, AAC 등 다양한 포맷도 지원한다.

메모리는 표준 메모리 25MB, 멀티미디어 메모리 4GB로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들에게 충분한 수준이다. 그러나 외장 카드 슬롯이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세레나타의 하단 포트에 꽂을 수 있는 이어셋3 이어폰이 번들 제공된다.

이어폰잭은 사유 잭이라 다른 이어폰을 사용할 수 없지만 디자인만큼은 트렌디한 미니멀리즘의 전형적인 뱅앤올룹슨 스타일이다. 블루투스 스테레오가 지원되므로 무선 헤드폰은 사용이 가능하다.

성능

제품 사양에 따르면 1,000mAh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는 세레나타의 통화 시간은 3시간, 통화대기시간은 280 시간이다.

세레나타를 오프라인 모드에서 음악 플레이어로만 사용한다면 내장 스피커를 통해 5시간 연속 음악을 들을 수 있고, 헤드셋으로는 13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현재 유럽에서만 판매되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2008년경 시판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