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도전

일반입력 :2007/02/23 11:32

Martin LaMonica

태양열 발전 업체이자 신생기업인 「시티즈너」(Citizenre)사는 업계 내부에 새롭고 극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로 태양 전지판을 대여해주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시티즈너는 고객의 집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임대하는 방안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태양열 발전의 확산을 저해한 가장 큰 요인이었던 초기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아직 기대하기에는 이르다. 시티즈너는 아직 판매할 제품도 개발하지 못한 상태이고 재정적인 후원을 받을 대상도 선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티즈너는 다음 달쯤 투자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총 6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시티즈너 측은 태양 전지판을 생산하게 될 생산 공장부지 또한 공개할 예정이다.

아직 사업 진행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들이 충족되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태양열 발전 산업계에서는 이들의 시도를 매우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사실이다. 그들은 시티즈너 측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많은 약속을 해버리고는 실천하지 못해, 오히려 태양열 발전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까봐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비평가들조차도 그들의 아이디어 (사람들에게 태양 전지판을 대여해 주는 방안)가 설득력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언젠가는 누군가가 태양광 전지(PV: photovoltaic) 시스템을 판매하지 않고도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낼 것이다.라고 「태양 혁명」(Solar Revolution)의 저자이자, 사업이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영리법인 「프로메테우스 인스티튜트」(Prometheus Institute) 회장인 트래비스 브래드포드(Travis Bradford)는 말했다.

1990년대 무선통신 시장의 양상처럼, 현 시점의 에너지 산업은 큰 변환 점에 도달했다고 브래드포드는 말했다. 기존의 전화를 대체할, 무선 통신 휴대폰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던 것처럼, 기존의 에너지 자원들을 대체할, 태양열 에너지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현재, 태양열 발전 기기를 설치하고자 하는 집주인은 이를 설치해주는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고, 설치해주는 사람은 도매업자에게서 시스템을 구입하여 이를 집주인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도매업자는 물론 생산 업체들로부터, 태양 전지판, 변환 장치들을 공급받는다.

브래드포드는 가까운 미래에는 전기 회사들 또는 태양열 발전 설비 공급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 공급 수단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방안에는 태양열 발전을 통한 특정 지역 전력 발전 지원, 그리고 자금 지원, 지속적인 시설 유지 및 관리 등의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태양열 발전은 상당히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상당한 기술이다.라고 브래드포드는 말했다. 우리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구매 vs. 임대

개인 집에 설치하는 태양광 전지판은 보통 가격이 2만5,000 달러 이상 할 정도로 비싸다.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이러한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시티즈너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주 고객들은, 바로 평범한 일반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하고는 싶지만, 정작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커, 사용을 꺼려했던 사람들이 바로 시티즈너의 잠재 고객들이라고 CEO 데이비드 그렉(David Gregg)은 말했다.

비용문제로 인해 꺼려하는 잠재적 소비자들을 위해, 시티즈너는, 다른 대체 에너지 회사들이, 보통 상업용/판매용으로 사용하려는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재정적인 메커니즘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력 판매 협약(purchase power agreement)라 한다.

협약의 내용을 다음과 같다. 고객은 태양 전지판을 임대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소유권을 시티즈너가 계속 가지고 있게 된다. 고객은 「포워드 렌탈」(forward rental)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사용자는 25년간 그들이 임대한 태양 전지판에서 생산된 전력을 5년, 많게는 25년간 일정한 가격으로 구매한다는 약속을 시티즈너에게 하게 된다.

고객들은 이 계약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초기투자비용도 불과 500 달러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초기에 지불하는 500 달러는 제품 보증금 명목으로 지불하는 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력비용은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고객들은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대체 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전체 에너지 시장의 긍정적인 변화에 기여하게 된다.고 시티즈너 수석 부회장 에리카 모건(Erika Morgan)은 밝혔다.

시티즈너 측은 더욱 많은 고객들이 그들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명 환경 관련 비정부 기구들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고 그녀는 밝혔다.

지난 몇 달간 대체 에너지 관련 블로그에서는 시티즈너의 시도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비판의 목소리가 많은 가운데, 시티즈너 영업 부서 관계자들을 비롯한 직원들은, 이들의 시도가 태양열 발전의 촉진을 저해하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난 이번에 시티즈너의 「리뉴 시스템」(Renu system) 서비스를 신청했다. 아직 보증금이나 기타 비용은 내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나는 빨라도 2007년 12월이나 그 다음해 1월쯤에서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2renu」라는 유저가 시티즈너의 제안의 결점에 대해서 비판해놓은 블로그에 대한 답문으로 적었다.

그들이 실패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시티즈너 외에, 태양열 발전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채, 이런 식의 사업 모델을 구상,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기업이 과연 또 있는가? 라고 그는 반문했다.

시티즈너는 그들의 모델을 적용함에 있어서 기존의 태양열 발전 공급 단계와는 차별화된 시도를 추진 중에 있다. 즉, 생산단계는 시티즈너가 자체적으로 소화해 내고, 설비 설치 부문에 대해서는 독립된 제휴회사에 일임한다는 복안이다.

시티즈너는 태양 전지판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들 중 일부는 「스파이어솔라」(SpireSolar) 등과 같은 기존 생산 업체에게서부터 공급받을 계획이라고 그렉은 말했다.

그러나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는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실리콘은 자체 구입할 예정이며, 전지판에서 생산되는 직류 전력을 일반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교류로 변환시키는 인버터(inverter) 또한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각기 다른 단계(생산, 조립, 그리고 설치)들을 수직으로 통함 함으로써, 역할들이 분산되어 있는 기존 시장보다 더 큰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그렉은 말했다.

그는 이러한 통합 작업이 이미 태양열 관련 산업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전지 및 태양 전지판 생산 기업인 「선파워」(SunPower)는, 작년, 시스템의 주문부터 설치까지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태양열 발전 설비 설치 회사인 「파워라이트」(PowerLight)를 인수했다.

큰 규모의 생산 공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산업 내에서 통용되어오던 사실이었다.고 그렉은 말했다.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는 채권 발행 제도를 이용해서 부족한 투자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생산 공장 건설작업이 시작되어 9개월 정도가 지나면, 2년 동안 100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해 낼 수 있을 만큼의 태양 전지판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렉은 밝혔다. 2년 후에는 그 규모가 500메가와트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반면 지난 해 미국에서는 100~150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해 낼 수 있을 만큼의 태양 전지판이 설치되었다고 「이머징 에너지 리서치」(Emerging Energy Research) 수석 애널리스트 알렉스 클레인(Alex Clein)은 밝혔다.

영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티즈너는 소위 「환경기업가」(ecopreneur)라고 불리는 형태의 영업 직원들을 이용, 다단계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전략은 많은 고객들은 단 시간 내에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티즈너는 또한 이러한 영업 사원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프랜차이즈 또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는 것이 아니다

IT 부문과 대체 에너지 부문 등에서 다채로운 경험들을 보유하고 있는 시티즈너의 경영진들은, 5달 전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이와 같은 그들의 원대한 계획을 세상에 공개했다. 그러나 그들의 계획으로 인해 회사는 수십 년간 태양 에너지 관련 분야에 종사해온 이들에게 상당한 비난을 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및 판매 기업 「그로솔라」(GroSolar)의 CEO 제프리 울프(Jeffrey Wolfe)는 이들의 계획을 살펴보고는 수익성이 없다고 단정 지었다.

「REAW」(Renewable Energy Access Web)사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그는 시티즈너의 약속들은 결국 지켜지지 못할 것이고, 고객들에게 실망감만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하며, 결국 이는 태양 에너지 관련 업계 전체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티즈너의 영업 사원으로 지원한 태양 에너지 산업 전문가 리처드 조지(Richard George) 또한 이들의 계획을 비판하며, 지원을 철회했다. 그는 회사 임원진들이 혁신적인 전략들을 강하게 추진하고 주장하는데 소홀히 했다며 비판했다.

몇몇 회의적인 반응들은 충분히 있을 수 있고, 또 허용할 수 있다고 그렉은 말했다. 왜냐하면 아직 그들은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계획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들 계획은 차차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공개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시티즈너가 비난 받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기존의 태양 에너지 산업 종사자들의 밥그릇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장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의 직업을 살펴보면, 현재 태양열 발전을 판매하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계획이 그들을 실업자로 내몰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렉은 말했다. 태양 에너지 산업을 밑바닥에서부터 연구해 올라오지 않는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어디에 있는 지 분석해 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렉과 모건은 그들의 회사가 약간 너무 앞서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특히 그들은 충분한 훈련,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놓지 않은 채 영업 사원을 지나치게 많이 뽑은 사실에 대해 자책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바로 시티즈너가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들이라고 그렉은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이미 시티즈너의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을 신청한 고객들이 실제로 제품을 받아 사용하기까지 많게는 수 년 동안 기다려야 하는 문제 또한 있다고 그들은 걱정했다.

결국 종합해 보았을 때, 아직 신생기업의 느낌이 강해 보이는 시티즈너에 대한 비난과 부러움, 기대 등이 현재 모두 아우러져 있는 상태이다.

몇몇 태양열 발전 설비 설치 업자들은, 시티즈너가 이번 기회를 계기로, 대체 에너지 확산의 앞길을 막았던 결점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유발해 내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그러나 태양 에너지 산업에 정해져 있는 질서들을 모두 깨뜨려 버리겠다는 시티즈너의 계획이 태양 에너지 산업을 초기부터 이끌어 왔던 베테랑 사업자들에게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왔고, 또 이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결국 시티즈너가 비판 받는 가장 큰 이유들은 바로 지나치게 광범위한 사업 계획과 이에 대한 부실한 정보 때문이다.

만약 이런 식의 주장을 펼치고 싶다면, 이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산업 전반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브래드포드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