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 」가 태양전지용 실리콘 제조업체인 「솔라익스(Solaicx) 」에 300만달러를 투자해 태양에너지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
솔라익스는 「초클라스키 결정성장법(Czochralski crystal-growing methodology) 」을 이용해 순수 실리콘 덩어리인 실리콘 잉곳(ingots)의 제조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현재 공급부족에 힘입어 비상을 꿈꾸는 중이다.
순수 실리콘을 높은 온도에서 가열한 후 이를 고기 덩어리 썰듯 얇게 썰면 실리콘 웨이퍼가 된다. 잉곳 상태의 실리콘은 높은 수준의 순도가 요구된다. 따라서 태양에너지 산업용 실리콘 웨이퍼의 생산공정은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 이 웨이퍼는 다시 잘게 썰려 태양전지용으로 가공된다.
2004년부터 태양전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시작해 실리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실리콘 공급부족 현상은 2008년쯤에나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솔라익스는 이번 투자금액을 2007년 가동 예정인 두 번째 미국 내 생산 공장에 투입하는 등 사업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사의 제조 공정을 이용하면 실리콘 이용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투자 건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의 태양에너지 산업으로의 진출 의지는 보다 확실시됐다. 올해 초 이 회사는 독일의 태양전지 장비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 필름즈(Applied Films) 」를 인수한 바 있다.
어플라이드 내「 솔라 비즈니스 그룹 」의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인 찰리 게이(Charlie Gay)는 올해 초가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0년쯤이면 10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태양에너지 공장을 운영하는 태양전지 제조업체들이 다수 생겨나게 될 것이고 각 생산라인은 1년에 100메가와트에 해당하는 태양전지 생산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하나의 공장에서 1년이면 1,000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1기의 화력 또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따라서 초대형 태양에너지 공장을 건설하면 화력발전소를 따로 건설할 필요가 없게 된다. 부연하자면, 1980년 한 해 동안 생산된 태양전력의 총량은 새 공장들 중 하나의 하루 생산량에 불과하다.
이 공장에서는 다량의 실리콘이 필요하다. 게이에 따르면 1와트의 전력를 생산하는 데 7그램의 실리콘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생산능력이 1,000메가와트인 공장이라면 1년에 7,000톤의 가공 실리콘이 필요한 셈이다.
태양전지는 본질적으로 반도체에 해당한다. 반도체는 전자를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물질이다. 어플라이드는 전문성을 살려 태양에너지 산업용 칩 제작시 미세 금속 분말을 실리콘 웨이퍼 상에 튀겨줄 수 있는 장비를 생산하고자 한다.
반도체 칩과 태양전지를 만드는 프로세스가 서로 유사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두 분야는 경제적 측면에서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반도체 제조업체는 대당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최첨단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예컨대 인텔이 30억달러를 들여 반도체 제조 설비를 짓는다면 이 돈의 대부분은 니콘, ASML, 어플라이드, 노벨러스 시스템즈(Novellus Systems) 등이 제작한 장비 구입에 사용된다.
완성된 반도체 웨이퍼는 개당 가치가 수천달러에 이르지만 태양전지 웨이퍼의 가격은 이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또 태양에너지 분야는 웨이퍼 생산량이 중요할 뿐 반도체 업계에서처럼 최첨단을 운운할 필요가 없다.
솔라 칩이 공급부족 상태임에도 태양에너지 기술 가치는 하향세에 있다. 대형 생산공장의 운영이 본격화되면 이 현상은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1980년에 태양전지 패널 가격은 단위 와트당 21달러였다(이 말은 한 태양전지 패널이 그 수명주기 동안 생산하는 총전력량의 단위 와트당 가격이 21달러라는 의미이다). 지금은 와트당 2.7달러 정도이다.
2010년쯤이면 결정형 실리콘 태양전지는 단위 와트당 1.25내지 1.50달러의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다. 반면 비정형 실리콘 또는 CIGS(copper indium gallium selenium)로 만들어진 박막형 태양전지(thin-film solar cells)는 단위 와트당 90센트 내지 1.30달러의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다. 그러나 박막형은 결정형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