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이번 주 열리는 IDF(Intel Developer Forum)에서 ‘쿼드로피니아(Quadrophenia)’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는 록그룹 더후(The Who)나 터프한 10대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인텔 대표들과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이번 쿼드코어 프로세서 발표장은 록오페라 스타일이 아닌 쿼드코어 프로세서 계획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의 서버와 데스크톱 버전에 대한 코드명은 클로버타운과 켄츠필드로 이미 발표된 상태다. 두 가지 모델은 인텔의 듀얼코어 프로세서 신제품 2종을 멀티칩 패키지로 각각의 카테고리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또 내년 3월경 출시 예정인 노트북 PC용 센트리노 칩 패키지의 업데이트 버전인 산타 로자(Santa Rosa)에 대한 계획도 구체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며, 인텔 서버 디비전에서는 CSI(Common System Interface) 아키텍처를 포함한 몇 가지 다른 제품에 대해 소개할 계획이다. CSI는 2008년 출시 예정인 아키텍처로 미래의 서버 프로세서를 서드파티 코프로세서로 직접 링크할 수 있도록 해준다.인텔의 IDF는 하드웨어 개발자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자사의 최신 기술과 향후 계획을 교육하는 행사로 매년 2회 개최된다. 오는 목요일부터 시작될 이번 행사의 개막 기조연설은 인텔 CEO 폴 오텔리니가 맡았으며, 연구실 총괄인 저스틴 래트너와 서버 전문가 팻 겔싱어 등 다른 임원들도 개발자, 파트너, 언론매체 등을 대상으로 연설하게 된다.그러나 예년과 달리 올해는 IDF가 열릴 샌프란시스코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인텔의 최신 제품인 코어 프로세서에 온갖 찬사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은 인텔에 어려운 한 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면서 최근 감원, 예산 삭감, 임원 교체 등 구조조정 작업이 시작돼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가 예년과 달리 조용하게 치러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인텔은 지난 여름 서버와 데스크톱 시장에서 AMD에 밀리고 있는 성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서 발표할 제품의 장점을 대부분 공개했다. 또 제온 5100 시리즈 서버 프로세서와 데스크톱 및 노트북용 코어2듀오 칩 등 코어 아키텍처 신제품 3종의 출시를 앞당겼으며, 청사진에 대한 잦은 업데이트로 잘못된 전략이라는 비난이 나올 것을 우려해 새로운 칩 아키텍처 발표 시기를 앞당긴 향후 일정도 공개했다.엔드포인트 테크놀러지 어소시에이츠 애널리스트 로저 케이는 인텔이 최근에는 미래 계획에 대한 세부 내용 공개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인텔에 대한 AMD의 입지가 지금처럼 강력했던 적이 없었다고 언급하며, “인텔이 외부 경쟁 환경으로 인해 전보다 더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켄츠필드와 클로버타운 탑재 PC, 크리스마스 시즌에 선보일 듯그러나 이번 IDF 행사에서는 인텔의 쿼드코어 칩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상당수 제공될 예정이다. 인텔 대표들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매니아 사이트에서는 이미 인텔의 새 프로세서 명칭이 ‘코어2쿼드로’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데스크톱 버전인 켄츠필드(Kentsfield)의 브랜드명과 상관없이 이 제품은 고가의 이미지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초기 구매자들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최고 성능의 칩에 상당한 돈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얼리 어댑터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인텔의 제품 출시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들 얼리 어댑터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즈음해 인텔의 신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켄츠필드와 클로버타운은 4분기에 발표될 예정이지만 관련 소식통들은 이 칩이 탑재된 PC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텔은 이에 대한 코멘트는 거부했다.인사이트64 애널리스트 나단 브룩우드는 예상보다 앞당겨진 새 모델 출시로 가장 중요한 크리스마스 시즌 판매를 활성화하면서 기존 듀얼코어 칩 가격이 급속히 하락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데스크톱과 달리 노트북의 경우는 AMD로부터의 압박이 덜한 편이다. 그러나 인텔은 올해에만 모바일 프로세서인 코어듀오와 코어2듀오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코어2듀오 칩은 코어 듀오 노트북에 사용되는 마더보드와 동일한 마더보드에 장착되며, 인텔은 내년에 산타 로자 플랫폼과 함께 이들 제품에 대해서도 몇 가지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는 802.11n 무선 기능과 향상된 그래픽 성능 등이 포함된다.그래픽칩 개발에 더욱 신중해진 인텔그래픽 기술은 지난 7월 AMD가 그래픽 칩 제조업체인 ATI 테크놀러지를 54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전체 PC 업계가 최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분야다. AMD와 ATI가 2008년경 PC 프로세서에 그래픽 프로세서를 통합할 예정이라는 다소 막연한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텔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인텔은 지난 몇 년 동안 다양한 칩셋에 그래픽 기술을 통합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즉, 사용자들이 별도의 그래픽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한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으로 대부분의 PC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게임 매니아들은 ATI와 엔비디아(Nvidia) 등의 그래픽 칩을 별도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머큐리 리서치 애널리스트 딘 맥캐론은 칩셋에 통합된 스페셜 그래픽 하드웨어 칩셋보다 다소 향상된 인텔의 최신 칩셋 965G를 인텔의 그래픽 칩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맥캐론은 지난 몇 년 동안 추진된 인텔의 통합 그래픽 전략은 중앙 프로세싱 유닛에서 작동되는 소프트웨어에서 그래픽 프로세싱 작업의 일부를 모방하는 것으로 그리 비싸지 않은 그래픽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965G는 메인 CPU의 부하를 줄여주고, 전송과 명암 등 특정 그래픽 업무를 처리하는 전용 칩셋에 장착된 하드웨어다. 인텔의 이같은 전략은 ATI의 하이엔드 그래픽 하드웨어를 미래 칩에 통합하려는 AMD의 전략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맥캐론은 “내가 보기에 이는 인텔이 자체 그래픽 핵심 성능에 대해 더 신중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