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업계에 지각 변동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한국 기업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ㆍ유럽 기업의 약세와 대만ㆍ일본 기업의 약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업계 2위권인 미국 마이크론의 추락이다.2일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 2ㆍ4분기 D램 시장은 전분기 대비 14.3% 늘어난 74억 9320만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시장점유율 10% 이상의 톱5 가운데 마이크론만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마이크론의 매출은 지난 1ㆍ4분기 8억 8600만달러에서 2ㆍ4분기에는 8억 5400만달러로 3.6% 줄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전분기보다 18.5% 증가한 17억 9800만달러, 키몬다(인피니언 메모리 분사기업)가 같은기간 10.4% 늘어난 12억 600만달러, 하이닉스가 22.1% 성장한 11억 6400만달러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마이크론은 지난 수년과 하이닉스, 인피니언(현 키몬다) 등과 치열한 2위 경합을 벌여왔으나, 올 들어선 하이닉스와 키몬다에 밀려 2분기 연속 4위에 머물렀다. 특히 업계 5위인 일본의 엘피다에게까지 빠른 추격을 당하며 4위 수성도 어려운 실정이다.아이서플라이는 엘피다가 지난 1ㆍ4분기에 마이크론과 2억 6000만달러의 매출 차이를 보였으나, 2ㆍ4분기에는 1억 800만달러로 매출 격차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점유율도 마이크론이 전분기대비 2.1%포인트 줄어 11.4%에 머문 반면 엘피다는 0.4%포인트 늘어 10%대에 진입했다. 유럽의 키몬다도 매출이 10.4% 증가하긴 했으나 산업평균에 밑도는 데다 시장점유율은 0.6%포인트 감소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난야, 파워칩, 프로모스 등 대만 D램 3강은 전분기 대비 각각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톱5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난야는 전분기 대비 20% 성장했고, 파워칩은 D램 톱10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인 27.2%를 기록했다. 하이닉스와 300mm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프로모스도 22.1%의 고성장을 이뤄, 쇠락하는 마이크론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아이서플라이 김남형 수석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10% 증가했으나, 선적 수량이 12%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매출이 줄었다"며 "반면 DDR의 가격 상승에 따라 DDR을 주로 생산하는 대만 업체들이 실적이 좋게 나왔다"고 설명했다.아이서플라이는 여전히 한국기업의 강세는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전분기 대비 시장점유율이 각각 1% 포인트 높아진 28.4%와 15.5%를 기록했고, 매출 성장률도 업계 평균(14.3%)을 훨씬 웃돈다고 밝혔다.한편, 아이서플라이는 올 2ㆍ4분기에 성공을 맛본 D램 제조업체들이 3ㆍ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