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선거법의 강력한 규제로부터 자유로웠던 인터넷 시대가 종말을 고할 전망이다.연방선거위원회(FEC : Federal Election Commission)가 지난 금요일 블로거와 웹 사이트의 선거법 준수에 관한 정부의 광범위한 규제를 담은 96쪽 분량의 인터넷 규정안을 발표했다. 이 규정안은 이미 1년 이상 준비돼온 것이다. 규정안에 따르면 배너 광고와 검색엔진의 스폰서 링크 등 유료 웹 광고는 모두 다른 종류의 언론매체에 대한 정치 광고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블로거들도 후보 지원이나 정치 연설에 관여할 때 전통적인 뉴스 조직과 동일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FEC가 오는 월요일 이 규정안을 승인하면 지난해 CNET 뉴스닷컴에서 볼 수 있었던 훨씬 더 공격적인 버전에 근본적인 수정이 가해지게 된다. 현재 인터넷 규제 관련 법원 명령을 받고 있는 FEC 변호사들은 블로거들과 의회 의원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딪쳐 인터넷 규정안에 대한 자유방임적 접근 방식을 수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물론 이번에 발표된 96쪽짜리 인터넷 규정안에 담긴 모든 내용이 곧바로 발효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 자유 언론 주창자 브래드 스미스는 다른 대안들보다는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밝혔다.콜럼버스 캐피털 대학 로스쿨 법학 교수이자 전 FEC 회장 스미스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 규정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는 못했으나 “FEC가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으며,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규정안이 맥케인 파인골드법(McCain-Feingold)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초당적 선거개혁법(Bipartisan Campaign Reform Act)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진 부분은 자원봉사자들의 이메일 메시지 발송이다. 규정안에 따르면 자원봉사자들에 의한 유료 광고와 온라인 활동이 아닌 경우, 캠페인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행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비디오 게시와 500명 이하의 사람들에게 이메일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다. 또한 정치 활동을 위해 기업의 컴퓨터를 종업원이 ‘임시로’ 사용하는 것도 허용된다.퍼킨스 코이에(Perkins Coie) 로펌 정치법 그룹 파트너 밥 바우어는 “이번 규정안은 수많은 활동에 대해 약간의 수정을 가한 것으로 규제 완화적 측면이 강하다. 이로써 전보다 더 분명한 지침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정치적 배경 따라 좌지우지FEC가 갑작스런 의회 활동에 반대하는 내부 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정치적 활동에 관여하는 블로거들과 수많은 정치인들, 심지어는 FEC 회장 마이클 토너까지 가세해 현행법을 개정해 선거법으로부터 인터넷을 무력화시키려는 의회 제안을 지원하고 나섰다.이같은 노력은 지난해 11월 민주당원들의 반대로 미 하원에서 좌절됐다. 이어 한 하원 패널이 이와 동일한 법안을 이달 승인하는 등 두 번째 시도가 이어졌으나 이번 FEC 규정안 발표로 무기한 연기될 수밖에 없게 됐다. 상원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안이 현재 계류중이다.뉴욕타임스를 포함해 선거법에서의 인터넷 제외를 비판하는 세력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규제하지 않으면 선거 후보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기업, 노조, 부유한 기부자들로부터 소프트머니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부패를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로욜라 로스쿨(Loyola Law School) 선거법 교수 릭 해슨은 슬레이트닷컴(Slate.com)이나 살롱닷컴(Salon.com) 등이 미디어 예외 조항에 부합하는지의 여부 등 FEC 규정안에서 분명하게 명시되지 않은 수많은 문제점들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그는 “현재 제안된 것이 아닌 다른 종류의 규정안이 나왔으면 한다. 블로거들이 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후보자나 위원회로부터 비용을 지불받았는지를 밝히자는 것이다. FEC에서는 이런 사항은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FEC는 인터넷에 대한 파라미터를 수립하는 새로운 규정안을 발효하기 위해 법원 명령을 받고 있다. FEC는 지난 2002년 새롭게 발효된 맥케인-파인골드법으로부터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완전히 분리한 규정안을 2002년 발표했지만 미 지방법원 판사 콜린 콜라-코틀리가 2004년 가을 선거자금법의 목적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이유로 FEC 규정안을 철회했다.현재 법학 교수로 재직중인 스미스를 포함해 3명의 공화당 FEC 위원들은 당시 인터넷 관련 조항을 추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 3명의 위원 중 어느 누구도 이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으며, 다수 의견도 확보하지 못해 규정안은 사장되고 말았다. 이를 FEC가 이번에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비영리 기관인 경쟁 정치학 센터(Center for Competitive Politics) 공동설립자인 스미스는 FEC가 처음 제안했던 인터넷 예외 조항은 결코 남용이 아니라고 지난 금요일 밝혔다.그는 “판사의 강요에 떠밀려 위원회가 결국 96쪽짜리 규정안을 다시 작성하는 것이 더 나았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