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에서 ‘일본 IT 취업 연수생 모집’이라는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국내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자 정부에서는 IT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나라에 일정 수준 이상 교육을 받은 취업 준비생들을 보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미국, 호주, 스웨덴, 일본 등 여러 나라로 연수생을 보냈지만, 일본 외의 국가에서는 고물가, 비자 발급, 기대에 못미치는 수요 등 문제되는 부분이 많아 현재는 대부분 일본 쪽만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이번 기획취재에서도 일본 취업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룰 예정이다. 일본 취업은 취업 교육부터 실제 취업까지 체계화가 가장 잘되어 있을 뿐 아니라 많은 개발자들이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개발자 수요만 5만명
이미 일본은 ‘e-Japan’이라는 계획을 지난 2001년에 세우고, IT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 계획으로 2010년이 되면 IT 분야 인력 50만 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 중 45만 명은 일본 국내에서 조달하고, 나머지 10%인 5만 명은 해외 인력으로 보충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이런 정책과 맞물려 우리 정부의 ‘IT 인력 해외 취업 연수’는 점점 인원을 늘려가고 있다. 2002년까지 일본에 취업한 한국 개발자는 약 592명이다(일본 출입국관리국). 정부의 해외 취업 프로그램이 시작된 2004년에는 학원이나 교육기관을 통해 해외 취업 과정을 수료하고 취업한 인원은 353명이라고 노동부 이동원 사무원은 말했다.
일본에 취업한 개발자들의 직종별 분포는 <그림 1>과 같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웹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 등 일반 프로그래머가 58%, 시스템 엔지니어가 15%, 네트워크 엔지니어는 10%, 데이터베이스와 미들웨어 엔지니어 8%, 기타가 9%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시스템 엔지니어나 네트워크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일본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개발자들의 말이다.
어떻게 해외로 취업할 수 있나
해외 취업은 보통 두 가지 경우로 나뉘는데 헤드헌팅 업체나 개인이 직접 취업을 알아보는 방법과, IT 교육센터의 교육 과정을 마치고 교육센터의 주선으로 취업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일본 취업을 알선하는 헤드헌팅 업체는 아직 그 수준이 미미해 자코넷(www.jakonet.com) 등 몇 곳밖에 없다. 개인이 직접 알아보는 경우 <표 1>에 실려 있는 일본 리쿠르트 사이트를 참조하면 된다. <표 1>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리쿠르트 사이트들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IT 분야 경력이 없는 사람이나 비전공자 등 IT 기술에 미숙하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이면 교육센터를 통해 취업하는 방법도 좋다. IT 교육센터를 통해 일본으로 취업하는 방법은 일정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일본으로 취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교육센터를 통해 일본으로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에게 맞는 교육 커리큘럼을 찾아봐야 한다.
일본 취업을 전문으로 하는 대부분의 IT 교육센터들은 노동부가 주관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관리하는 ‘일본 취업 IT 인력 연수’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4년제 대학 졸업자, 2년제 대학 졸업자일 경우 IT 분야에서 3년 이상 경력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취득자 등의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면접에 합격한 사람은 산업인력공단 지정 교육기관에서 10개월간 지원 분야와 일본어 연수를 받은 다음 일본업체로 취직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한국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 중앙일보ITEA, 조선닷컴교육센터, 비트컴퓨터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고 3 생활’ 교육센터 연수
현재 각 교육센터에서는 2~3개월에 한 번씩 해외 취업 연수생을 모집하고 있다. 연수 비용은 10~11개월 과정에 650만원~800만원 사이이며 그 중 노동부에서 400만원을 지원한다. 교육센터를 졸업하는 인원은 95% 이상인데, 중도탈락자가 많지 않은 이유는 중도에 포기할 경우에 노동부에서 지원해 준 금액을 개인이 배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0~12시간 동안 IT와 일본어 수업이 진행되며 연수생 대부분은 연수 중간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과 OCP, SCJP 등의 자격증을 취득한다. 일본 업체는 구직자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으로 자격증을 높이 쳐주기 때문이다.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은 보통 비전공자가 취득하는데 그 이유는 일본에 취업할 때 취업 비자를 받기 위해서다. 마지막에는 JPT(일본어능력시험) 시험을 본다. IT 과정은 전산학 개론이나 운영체제의 이해 등 컴퓨터의 기본부터 데이터베이스, 자바(혹은 C), HTML 등을 가르치며 각 기수 주제별로 전문화된 부분을 배운다. 일본어 과정은 일본인 강사와 한국인 강사가 따로 가르치고 비즈니스 회화, 생활 회화, 문서 작성법 등 일본에서 살아갈 때 기본으로 필요한 과정을 배운다.
교육센터의 정규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지만 많은 과제 때문에 연수생들은 거의 매일 밤 10시~12시까지 공부한다. 또한 과정의 중반 이후부터는 팀 프로젝트를 내주는데 이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와 흡사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감을 익히고 팀원끼리의 역할 분담 등을 연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연수생 자체적으로 스터디를 하기도 한다.
IT 능력보다는 언어가 우선
교육센터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연수 기간 중 6~10개월 정도 사이에 취업 준비를 시작한다. 이력서 쓰는 법, 면접 시 유의사항 등 취업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강의나 워크샵을 통해 연수생들에게 가르치고 이외에 다른 나라로 갔을 때 겪을 수 있는 문화 충격이나 회사 생활 등에 대해서도 강의를 한다.
일본 업체들이 외국인 사원을 뽑을 때 염두에 두는 부분은 언어와 IT 능력 두가지를 다 보지만 그 중에서도 언어 능력을 더 많이 본다. 일본 업체들이 원하는 수준은 최소한 단문으로 말을 하되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듣기는 보통 속도로 80~90% 정도 알아들어야 하며 IT 전문 용어(일본어)는 대부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는 JPT 2급에 해당하는 정도다.
취업 활동이 시작되면 연수생들은 교육센터에서 가지고 있는 업체 DB 중 소개해주는 업체에 이력서를 넣게 되고 서류심사에 합격하게 되면 일본 업체 인사담당자들이 한국으로 건너와 연수생 면접을 보게 된다. 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의 경우 일본 정보서비스산업협회와 연계해 이바라기현 쪽의 IT 업체로 연수생들을 많이 보내며, 중앙일보ITEA나 무역협회 아카데미는 연수생 대부분이 동경으로 취업하고 있다. 조선닷컴 교육센터는 일반 개인 기업으로 연수생을 취업시키기도 하지만 일본 리쿠르트 업체 네 곳과 연계해 연수생들을 인재 DB에 등록시킨 다음 원하는 업체로 취업을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파견직과 계약직
이런 취업(구직) 활동은 10개월 연수가 끝난 시점부터 6개월 간 이루어지는데 이 기간 안에 연수생의 50% 이상 취업시키지 못하면 해당 교육센터는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책임 여부를 추궁받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거의 100% 직장을 구할 수 있다.
교육센터와 연계된 회사는 대부분 한국인이 경영하는 SI 파견회사이다. 파견회사가 아닌 일반 IT 업체에 정사원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연수생들은 대개 파견회사로 취직하게 된다(<그림 2> 참조). 파견회사의 사이클은 <그림 3>과 같다. 파견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면 소속은 파견회사이고 일은 파견나간 기업에 가서 한다. 파견회사라고 해서 모두 임금을 적게 받는 것은 아니다. 신입일 경우 평균 연봉은 300만엔(한화 약 3000만원) 정도이다. 이는 정직원보다 많을 수도 있는데 파견직은 그 사람의 능력으로 평가받는 것이기에 실력을 인정받으면 연봉은 당연히 높아진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파견직보다는 정직원이 선호된다. 정직원은 낮은 연봉으로 시작하더라도 연봉이 안정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파견직보다 더 높은 급여를 받게 되는 반면 파견직은 자신의 스킬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뿐 아니라 연봉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그림 4> 참조). 파견직과 정직원 외에 계약직도 있는데 연수생들은 파견직 이외에 계약직으로도 많이 입사한다. 일본 회사원의 대부분은 연봉제를 따르는 계약직이고 회사의 핵심 기술을 다루는 사람들을 정직원으로 뽑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파견직은 리스크가 작거나 주변적인 일을 주로 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일본인들은 특히 보안에 민감하기 때문에 핵심적인 일을 파견직에게 맡기지 않는다. 하지만 파견을 나갔을 때 일을 잘하거나 회사에 맞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되면 그 업체에 스카웃되기도 한다. 일본은 능력 위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일본어가 능숙하고, 자신이 맡은 분야의 일을 잘 해낸다면 프로그램 매니저라든지 기획자 같은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일본에서의 회사생활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다. 업무시간에는 개인적인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 휴대폰 통화도 거의 하지 않으며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회사에 있는 시간은 오직 회사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또 일본 사람들은 싫은 말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크게 나무라지 않는다. 작은 실수 정도는 아예 말조차 꺼내지도 않는다고.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한 개발자는 “그래서 더욱 실수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초기 정착금이 많이 필요한 생활 환경
일본으로 건너가면 일단 살 집을 구해야 한다. 교육센터를 통해 입사하는 회사는 대부분 기숙사를 가지고 있다. 기숙사가 없는 회사는 주거보조금을 주기도 한다. 기숙사가 없는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개인적으로 집을 구해야 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전세라는 개념이 없고 월세만 있다. 보통 집을 구하면 처음에 ‘시키킹’과 ‘레이킹’을 낸다. 시키킹은 우리나라 월세 보증금과 같은 개념이고 레이킹은 집주인에 대한 사례금으로 ‘집을 빌려줘서 고맙다’라는 뜻으로 준다. 시키킹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지만 레이킹은 받지 못하는 돈이다.
달마다 내는 월세는 ‘야칭’이라고 하는데 시키킹(보증금)은 평균적으로 야칭(월세) 2~3개월치이다. 레이킹(사례금) 역시 야칭 2개월치 정도이고 야칭은 선불이다. 이밖에도 여러 수수료나 세금, 보험 등을 내야하므로 입주시 처음 들어가는 돈이 야칭 6개월치 정도가 된다. 또 중요한 것은 보증인인데, 보증인을 구하려면 16만엔 정도 들기 때문에 회사에서 보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좋다.
공단주택이라는 곳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 곳에 많이 들어간다. 공단주택은 부동산을 통하지 않고 공단에서 구하는 것이므로 사례금 등이 들지 않고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가격이 약간 비싼 편이고 입주하기 위해서는 직장이 확실해야 하며 한 달에 25만엔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는 명세서가 필요하다. 회사에서 기숙사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보증금이나 사례금, 수수료 등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월세와 세금만 내고 살 수 있다. 기숙사는 일반 아파트나 가정집을 회사가 빌리는 형태이므로 방 하나에 두 명이 살면 더 적은 월세를 내고 혼자 방 하나를 쓰게 되면 더 많은 월세를 내게 된다.
보통 취업을 하고 일본에 건너갈 때 필요한 정착금이 약 500만원 가량 된다고 한다. 어떤 집을 구하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겠지만 집을 구하고 첫 달을 생활할 비용과 약간의 비상금이다. 월세는 평균적으로 8만엔에서 10만엔 사이이다. 우리나라처럼 도쿄 시내 중심지로 갈수록 월세는 비싸고 외곽으로 나갈수록 싸다. 생활비는 한 달에 10~20만엔 정도 든다.
일본 취업, 끝이 아니라 시작
지금까지 일본 취업과 관련해서 긍정적인 가정하에 과정을 알아봤다. 하지만 다른 문화, 다른 언어 체계 속으로 편입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이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진 개발자들에겐 그야말로 ‘허망한 꿈’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개발자들이 1~2년을 넘기지 못하고 귀국하는 모습은 일본 취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본 취업 후 6개월 만에 귀국한 H씨는 “생각만큼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며 “힘들더라도 한국에서 취업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가 느낀 어려움은 크게 3가지인데, 첫 번째는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 두 번째는 한국과 다를 바 없이 불투명한 미래, 세 번째는 일본 문화와의 이질감과 외로움 등이었다. 당연히 감당해야 할 것들이지만, H씨의 경우, 막연한 환상에 휩싸여 취업 길에 오른 것이 화근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일본 취업에 있어서 주의할 점과 알아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
도피성 해외 취업은 금물
일본으로 취업하려는 개발자는 크게 몇 가지 부류로 나뉜다. 국내에서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대안으로 선택하는 개발자들도 있고, 높은 연봉을 받으며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자 일본 취업을 생각하는 개발자들도 있다. 때로는 일본에 대한 동경이나 일본어를 배워보겠다는 꿈으로 일본 취업을 결심하기도 한다. 동기는 제각각이지만, 대부분은 일종의 환상과 기대를 갖고 떠난다.
하지만 일본 취업을 경험한 개발자들은 “한번 경험해볼까”라는 호기심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적어도 1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을 일본에 투자할 자신이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라는 것. 왜냐하면 취업하기까지 투자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 IT 교육센터에서 해외 취업 과정을 수강할 계획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정부의 보조가 있지만 보통 비용이 400만원을 호가할 뿐 아니라 준비시간은 짧아도 1년이다. 게다가 기숙사가 없는 회사일 경우 초기 정착 비용까지 포함하면 1000만원이 넘어간다.
상황이 이럴진대 일단 가보고 생각하자는, 조금은 무모한 생각에서 벗어나 차근차근 따져봐야 한다. 일단 일본에 가야하는 이유를 모든 상황에 고려해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가야겠다고 판단했다면 어디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일본 외에도 대만,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독일, 프랑스 등 갈 수 있는 곳은 많다.
자신에게 적합한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몇 년 계획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을 것인지 치밀하게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하는 말로 “한국에서 안되는 사람은 외국에서도 안된다”고 한다.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아무리 많은 인력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지만, 실력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을 쓰지는 않는다. 치밀한 전략과 계획이 없이는 국내에서 고군분투하며 개발자로 살아남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적어도 해외에서 최고의 대우로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자.
해외에서 최고 대우 받기
해외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 일본에서 IT 컨설턴트로 재직중인 김수민 씨는 고액연봉을 받기 위한 조건을 Company, Capability, Career, Luck의 머릿글자를 딴 3CL로 설명한다. 회사를 잘 선택할 것, 기술 실력·프리젠테이션 능력·커뮤니케이션 능력·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골고루 잘 갖출 것,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경력을 쌓기 위해 노력할 것, 또 행운이 따라야 한다 등이다. 쉬운 말로 일본어·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하며 뛰어난 기술력과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최신의 트렌드와 현지 상황을 잘 읽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보다 네트워크·시스템 개발자 혹은 임베디드·모바일 개발자가 각광받는 추세를 반영해 자신의 커리어를 쌓도록 해야 한다. 현재 일본에서 필요로 하는 개발자 1순위는 자바(J2EE, EJB, JSP, Struts 등) 분야이고, 2순위는 네트워크 계열(네트워크 설계, 망 구축/관리 등), 3순위는 하드웨어 계열(전자설계, 임베디드, 유비쿼터스 관련 등)이라고 한다. 물론 유행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을 갖는 것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조심해야 할 사기 사례
일본 취업 과정을 교육하고 직접 취업 자리를 알선해주는 교육기관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사기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파견직으로 채용되어 한 달도 되지 않아 퇴사 압박을 받는 경우도 있으며, 야근 수당이나 각종 복지 혜택도 애초에 알고 있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일본 파견업체에 취업한 김영진 씨는 매일 밤 10~11시까지 근무하면서 야근수당을 받을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야근수당을 일체 받지 못했다. 애초에 들었던 계약 내용과 실제 계약 조건이 달랐기 때문이다. 일본어에 약하고 경험이 부족한 신입직일 경우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이 그는 1년 이상의 경력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 교통비나 숙소 지원비 등도 적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에 이처럼 사소한 계약 부주의로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사실 야근 수당을 못 받은 정도면 다행인 편이다. 지난 2003년에 일본의 한국인 파견회사에 취업한 K씨는 매달 급여의 10%를 회사에 적립하라는 조항과 3년 내 그만둘 될 경우 적립금을 받을 수 없다는 계약서 조항을 보고 황당했다고 한다. K씨는 3년만 꾹 참아서 경력 쌓고 적립금도 받아나가겠다고 결심했지만,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 둬야 했다. 일본어가 능숙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노골적인 퇴사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 회사는 6개월 동안 비슷한 방법으로 8명의 직원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에 건너간 뒤에 회사의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발자로서는 속수무책이다. 경력 없이 그만 두게 될 경우 혼자 힘으로 다시 취업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경우 결국은 일본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런 취업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사전에 치밀하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할 회사가 탄탄한 회사인지, 한국인 개발자 대우가 좋은지 꼼꼼히 조사한 뒤에 취업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취업이 확정되면 계약서는 미리 합의해야 하며, 사전에 공지된 내용을 재차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알선업체만 믿고 있거나 일단 취업을 하고 보자는 생각은 위험하다. 일본의 경우 파견직은 고용이 보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업무 환경이나 복지 수준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처음부터 일본어 실력을 높이고 6개월 이상의 프로젝트 경력을 많이 쌓아서 일본인 개발 업체에 입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케이스이다.
해외 취업을 선택하느냐, 마느냐의 문제
작년 6월 일본에 취업한 J씨는 “외국인 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에서 불이익을 감내하고 나면 남는 것은 외로움뿐”이라며 자조 섞인 이야기를 털어놨다. “한국보다 개발자의 수명이 길고 프로젝트 문화가 훨씬 성숙했다고는 하지만 이곳에서도 한국인 개발자로서 미래가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개발자로 일하다가 10년쯤 뒤 일식 요리나 파티쉐 기술을 배워서 한국에 돌아와 개업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일본이 한국에 비해 개발자 대우와 근무 환경이 훨씬 좋고 실력 위주 사회이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에 취업한지 만 1년이 된 김인석 씨는 “한국과 같이 인맥과 학벌이 존재하는 사회보다는 훨씬 일하기 편하다. 개발자를 인정해주는 분위기 또한 좋고 주변에 흰머리가 성성한 개발자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위안이 된다”고 밝혔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의지와 실력의 문제로 귀결된다. 일본 취업을 도피로 생각하기보다는 더 나은 환경과 자신의 실력을 닦기 위한 발판으로 본다면, 일본과 같은 해외 취업은 개발자에게 매력을 주기에 충분하다.@
* 이 기사는 ZDNet Korea의 제휴매체인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일본에 가기 전부터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한국에서는 무역회사에 근무했고 일본 취업시 공식적인 개발경력은 전무했다. 그저 취미로 공부한 자바와 RDBMS의 기초를 파악하고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일본어는 자신 있었다. 대학 전공이 일문학이었고, 수년간의 무역 업무의 경험도 있어 업무회의를 주관하는데 별로 지장을 느끼지 않는 수준의 일본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 취업을 결심하고 3개월간 IT 학원 수강을 거쳐 처음 취업한 곳은 근무자가 120명되는 일본의 벤처기업이었다.
이곳에서 쌓은 J2EE 기반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 경험으로 2년 후에 외자계 컨설팅펌에 시니어 컨설턴트로 전직을 하게 되었다. 이 컨설팅펌에서 이른바 IT 컨설턴트로 1년 반 가량을 근무하면서 엔터프라이즈 레벨의 프로젝트에 다수 참가하게 되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미국계 벤더의 프로페셔널 서비스팀의 시니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실제로 취업한 이후에 겪은 어려움이나 고민, 답답함 등은 어떤 것이 있었나
보통의 한국 사람들이라면 언어적인 고충이 가장 크겠지만 나는 일본어는 나름대로 자신을 가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인 충격이 컸다. 한국과는 다른 사내 분위기와 업무 형태는 물론 심지어는 술자리 문화까지 틀려 적응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역시 가장 컸던 것은 개인적인 외로움이었다. 주위에 한국 사람이 거의 없는 일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외로움에 사무쳤던 기억은 아직도 새롭다.
한국의 개발자와 일본의 개발자 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점은 자신감과 조심성이라고 할까? 한국 사람들은 실제로는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의 일이라도 맡겨지면 자존심 때문에라도 모른다는 말은 잘 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인 개발자들은 아무리 조그마한 불안요소라도 사전에 보고를 하고 대책을 요구한다. 처음엔 일본인 개발자들의 이러한 업무 태도에 대해 책임회피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리스크 관리란 관점에서는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근무환경은 일본이 한국보다 좋다고 할 수 있다. 업무량은 필자의 체감지수로는 한국에 비해 3분의 2에서 절반 정도인 것 같다. 더불어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어 있으므로 개인적인 시간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문서작업이 한국의 몇 배는 되므로 문서작업을 싫어하는 개발자들에게는 고충이 될 수도 있다.
연봉 1000만엔의 꿈을 이뤘다고 들었다.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처음 일본에 올 때의 목표가 5년 내에 외자계 컨설팅펌의 IT 컨설턴트가 되고 연봉도 1000만엔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것이었고 이러한 목표는 예정보다 조금 빠른 4년 만에 달성됐다. 막연한 희망사항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수치적으로 표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한 것이 유효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목표달성의 과정이 고행길이 아니라 즐거운 여로였다는 것이다. 원래 프로그래밍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커리어 관리도 매우 중요하게 여겼는데, 단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을 때에도 이것이 향후 커리어에 어떤 도움이 될지를 판단했다. 가급적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누구나 하고 있는 일보다는 희소성이 있는 일을 하고자 노력했다. 비교적 늦게 개발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일본의 쟁쟁한 경력자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궁여지책이기도 했다.
근 국내에서 일본 취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본 취업을 하고자 할 때,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자신이 왜 일본 취업을 하려고 하는지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해외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거나 국내에서 취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일본 취업을 생각한다면 그건 ‘자살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취업이라는 난관이 가장 커 보일지도 모르지만 일단 취업이 된 후에는 그 조직 내에서의 성장이라는 보다 큰 벽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대부분 한국계 인력 파견업체를 통해 일본취업을 이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적절한 업체의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위에서 좋은 평을 듣는 회사도 다수 있지만 일부 업체들의 바람직하지 않은 경영 행태나 인사처우 등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접한다. 자신이 들어가려는 업체의 평가나 계약조건 하나하나를 꼼꼼히 스스로 따져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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