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관련 부품에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HP가 두 개의 리필 잉크 카트리지 판매 업체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리필 사업을 전체적으로 막으려는 시도로는 보이지 않는다.HP는 25일 잉크사이클(InkCycle)의 잉크가 HP의 세 가지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28일 HP는 라이노테크가 리필된 HP 프린터 카트리지를 다시 포장해 신제품인 것처럼 속였다는 이유로 제소했다.GAP 인텔리전스의 분석가 게리 피터슨은 "잉크 카트리지 리필은 HP뿐만 아니라 프린트 사업을 하는 모든 업체의 큰 문제다. 시장에 판매되는 제품 중 최소한 10~15%는 리필 제품이다. 이는 HP를 비롯한 다른 프린터 업체의 수익을 상당히 앗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HP는 이번 소송이 '고객이 적법하게 구매한 카트리지를 리필하거나 리필 카트리지를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는 HP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HP 대변인 모니카 사카는 "리필은 고객의 선택일 뿐"이라며 “HP 제품이 더 우수한 품질과 신뢰성을 지닌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HP는 잉크사이클이 특허 침해 행동을 중단하고 피해 보상금과 법적 비용을 HP에 지불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잉크사이클의 마케팅 부사장 브래드 로더릭은 28일 이번 소송과 관련된 화의가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로더릭은 "HP와 직접 협상했고 곧 완전한 합의점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화의 조건이나 잉크사이클이 제품을 계속 판매할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지만 "우리는 항상 지적 재산권을 존중해온 회사"라고 강조했다.잉크사이클 사건의 여파는 이 회사가 사용중인 잉크를 다른 업체가 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업체에도 미칠 수 있다. 로더릭은 이 회사가 사용중인 잉크의 출처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HP는 라이노텍 사건의 경우 "이 회사의 포장과 광고물이 고객들에게 새로운 카트리지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준다"라고 주장한다. HP는 라이노텍이 리필된 HP 잉크 카트리지에 '중고'와 '리필'이란 표시를 분명하게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HP는 또한 라이노텍이 거짓 광고를 내보낸 기간에 발생한 모든 수익을 원하고 있다.라이노텍은 이번 사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HP는 경쟁사 렉스마크에 비해 프린터 부품 업체들에 대한 법적 분쟁에 있어서 덜 공격적이었다. HP는 렉스마크가 DMCA(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 법으로 잉크 리필 업체를 저지하려던 시도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HP의 프린팅 사업부 임원 프라딥 조트와니는 2003년 한 인터뷰에서 “영화, 음악, 소프트웨어와 같은 저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DMCA를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라고 말했다.조트와니는 당시 "HP 카트리지는 리필하는 데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HP도 실제로는 리필에 약간의 제약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특정 시한(생산 후 4년 6개월 혹은 설치 후 2년 6개월)이 지나면 HP 카트리지 사용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추가하고 있는 것.HP는 잉크사이클이 5,165,968번, 5,428,383번, 5,488,402번 등 3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특허는 일반 용지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신속 건조 잉크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특허는 색깔 번짐 방지 방식에 대한 것이다.HP는 라이노텍에 대한 소송에서 이미징과 프린팅 분야에 900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이 중 4000건은 잉크나 카트리지와 같은 소모품에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