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와 GSM 로밍 지원하는 휴대폰「삼성전자 SCH-A790」

일반입력 :2005/01/17 16:09

Ben Patterson

휴대폰을 들고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 베리즌에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SCH-A790을 본다면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다. 미국 시장에선 처음으로 CDMA와 GSM 간 로밍을 지원하니 말이다.

SCH-A790의 잘빠진 몸매(?)는 웬만한 갑부도 감동할 수준이고 내장 카메라는 선명한 사진을 잘 찍어낸다. 아쉽게도 몇 가지 중요한 기능, 이를테면 스피커폰과 다중 통화, 내장 전자메일 같은 기능을 빼고 너무 디자인에만 치우친 탓에 키 패드는 조금 다루기 어렵다.

외국 여행이 잦은 사람에게 GSM에 곧바로 연결 가능한(제조사측은 100개국 이상에서 통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SCH-A790은 고마운 존재겠지만 미국 사용자를 위한 기능은 다소 부족한 게 흠이다. 350달러에 이르는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품질 좋은 서비스가 그나마 비싼 가격을 상쇄해주지 않을까 싶다.

세련된 스타일과 메뉴 구성, 키 패드 기능성은 떨어져

SCH-A790은 검은색과 은색을 덧씌워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 납작하고 자연스러운 표면 처리, 불쑥 튀어나온 부분이 없는 본체에 뽑을 수 있는 안테나도 최소한의 크기만 차지하도록 설계했다.

크기는 86×50×25mm여서 청바지 주머니에 집어넣을 수 있을 만큼 작지만 무게는 119g으로 조금 묵직하게 느껴진다. 특히 6만 5000컬러를 지원하는 외부 액정이 돋보이는 앞면이 마음에 쏙 든다. 우표 정도의 크기에 날짜와 시간, 배터리 잔량, 신호 강도, 발신자 번호(가능한 경우에만) 등이 표시되어 있다.

외부 액정의 밝기는 충분한 수준이지만 백라이트가 없으면 가독성은 조금 떨어진다. 또 전화가 왔을 때 불빛이 깜박이는 LED, 안쪽에 새겨진 삼성 로고, 그리고 잘 숨겨놓은(?) 카메라 렌즈와 플래시도 마음에 든다.

폴더를 열면 26만 컬러를 지원하는 깔끔한 내부 액정이 보인다. 대각선 길이가 2.35인치나 되는 내부 액정은 우아하게 생겼을 뿐 아니라 글자도 큼지막하게 표시되어 좋다. 흠이라면 햇빛 아래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

테스트팀은 특히 움직이는 그림 메뉴에 감탄했다. 이 메뉴들은 예쁜 색을 덧씌운 통로에 들어선 물방울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기능을 표시한 아이콘이 물방울 위에 올려져 있다. 그리고 다섯 방향으로 뻗은 네비게이션 버튼으로 물방울 위를 옮겨 다니면서 원하는 기능을 선택하면 된다.

만일 그림 메뉴가 복잡하다고 느끼거나 그림 탓에 시스템이 조금 느려진다고 생각된다면 언제든지 단순한 이전의 격자형 메뉴로 바꿀 수 있다. 다만 네비게이션 키 패드는 상당히 유용한 도구지만 디자인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할 듯싶다.

사각형으로 생긴 토글 버튼 한 가운데에 버튼을 배치했는데, 손가락이 조금 큰 사람에겐 버튼이 너무 작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원터치 메시지 전송, 웹 브라우저, 베리즌의 겟잇나우(Get-It-Now), 사용자가 직접 지정하는 사용자 정의 단축 버튼 기능은 아주 쓸만하다. 그 밖에 카메라 전용 버튼, 메뉴와 전화번호부를 여는 소프트키를 따로 빼놓은 것도 장점 가운데 하나다.

SCH-A790의 키 패드는 키마다 검은 바탕에 은색의 세로 막대를 달아놓아 제품 컨셉트에 치중했다. 이 작은 버튼들은 숫자 2개를 공유하는 탓에 전화번호를 누를 때 상당히 헛갈린다. 숫자 키는 단순하고 클수록 좋다. 좀더 누르기 쉬운 버튼은 본체 왼쪽에 있는 볼륨 조절 스위치와 반대편에 위치한 카메라 전용 원터치 버튼이다. 본체 윗면에 이어마이크 연결에 쓰이는 슬라이딩 덮개도 마음에 든다.

푸짐한 기본 기능, CDMA/GSM간 전환 기능 ‘가장 큰 매력’

SCH-A790은 다채로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전화번호부에는 500개에 이르는 리스트를 저장할 수 있으며 리스트마다 전화번호 7개, 이메일 주소, 웹사이트 주소, 여기에 간단한 메모까지 곁들일 수 있다.

또 특정 리스트를 착신자 그룹으로 만들거나 30개에 이르는 벨소리나 그림을 각각 지정해놓을 수도 있다(해당 발신자가 전화를 하면 해당 그림이 외부 액정에 표시된다).

다른 기본 기능으론 진동 모드와 달력, 알람시계, 문자와 멀티미디어 메시지(CDMA 모드에서만 작동한다), 음성 인식 발신, 음성 메모 녹음(역시 CDMA 모드에서만 작동한다), 메모 패드, 계산기, WAP 2.0 무선 웹 브라우저, 세계시간, 일정표가 있다.

하지만 스피커폰과 다중 통화, POP/IMAP 이메일 수신 등 중요한 기능이 빠져 있는 건 아쉽다. 별 쓸데없는 POP 메일 수신 클라이언트 기능은 다운로드하지 말 것을 권한다. 이렇게 비싼 제품이라면 적외선 포트나 블루투스 기능을 넣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SCH-A790의 최대 강점은 역시 CDMA와 GSM 간 로밍이 가능하다는 것. 사용자는 베리즌의 미국 내 네트워크는 물론 보다폰(Vodafone) 사의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100개국 이상에 걸친 고속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하다.

웹 연결은 베리즌의 고속 1xRTT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진다. CDMA와 GSM 변경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어서 네트워크를 변경하려면 휴대폰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야 한다.

특정 기능은 GSM 모드에선 작동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음성 메모와 음성 명령 기능은 CDMA 모드에서만 쓸 수 있으며, 문자 메시지 기능은 특정 국가에서 쓰지 못하기도 한다.

또 세계 여러 지역에서 미국으로 전화를 할 때에는 비용을 미리 생각해보는 게 좋다. 미국 밖에서 거는 전화 대부분은 분당 1.29달러지만 몰디브,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라트비아 같은 나라에선 분당 2.49달러나 한다. SCH-A790은 기본적으로 CDMA 휴대폰으로 출시되는데, GSM에 연결할 때 필요한 SIM 카드를 따로 제공한다.

다음은 카메라 기능. 플래시를 단 SCH-A790의 카메라는 160×120, 320×240, 640×480의 3가지 해상도를 지원한다. 160×120 모드에서는 4배 줌까지 가능하며 갖가지 색상 효과(흑백, 세피아, 네거티브 등)도 사용 가능하며, 3가지 사진 품질 선택 기능, 밝기 조정 기능이 있다.

좀더 재미있는 사진을 원한다면 4가지 셔터 음 옵션(무음 모드 포함), 사진 회전 기능, 3가지 프레임(흰색 담장, 크리스마스 불빛, 과자와 사과처럼 조금 촌스러운)을 배경으로 넣을 수 있다.

3MB 가량의 메모리가 사진 저장 공간으로 할당되어 있으며, 최대 해상도로 사진을 찍으면 장당 80KB의 메모리를 차지한다. 일단 사진을 찍고 나면 갤러리에 저장해놨다가 내/외부 액정에 표시하거나 멀티미디어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친구에게 전송할 수도 있다. 사진 상태는 카메라폰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이지만 조금 희미하고 바랜 듯한 느낌이 든다.

이 휴대폰의 맞춤 기능은 비교적 뛰어난 편이다. 내/외부 액정의 배경 그림을 바꿀 수도 있고 정상, 회의 중, 운전 중, 야외로 나뉘어진 벨소리 설정도 선택 가능하다.

하지만 휴대폰 메뉴의 색 조합은 바꿀 수 없다. 겟잇나우 서비스를 이용하면 벨소리나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좀더 개인적인 취향에 맞게 변경할 수 있다. 테스트한 모델에는 게임이 없었지만 겟잇나우에서 언제든지 BREW 1.0 지원 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뛰어난 통화 품질과 오래가는 배터리 ‘만족’

SCH-A790은 뉴욕에서 테스트해봤다. 통화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소리는 크고 맑게 들렸다. 심지어 헤드셋을 써도 통화는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CDMA 모드에서 2.9시간, GSM 모드에서 3.5시간 통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는데, 실제 확인 결과 CDMA 모드에서는 무려 4.5시간이나 통화가 가능했다(GSM 모드 통화 시간은 테스트하지 못했다).

대기 모드에서도 삼성전자가 밝힌 5일 가량을 모두 채웠다. 하지만 여행자를 주고객으로 삼는 SCH-A790에 커다란 탁상용 충전기만 딸려온다는 것엔 무척 실망했다. FCC에 따르면 SCH-A790의 디지털 CDMA SAR 비율은 1.47Watt/kg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