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불법영상물의 보급과 디빅스플레이어의 빠른 확산으로 영상산업도 조만간 음악산업처럼 침체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한국영상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30여 개였던 불법영상물 유통 사이트가 2004년에는 77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또 유통되는 불법영상물의 음질과 화질도 대폭 개선돼, 그동안 캠코더 버전이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텔레싱크(TELESYNC) 방식에 DVD 소스, 5.1채널까지 지원되는 실정이다. 불법영상물의 적발 건수도 2003년(10만 560건)에 비해 60% 늘어난 16만 2106건이나 됐다. 영상협회에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불법영상물의 수가 전체 3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인터넷에서 유통된 불법영상물의 수는 50만 건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이와 함께 이러한 불법 영상물을 편리하게 TV나 홈시어터와 연결해 볼 수 있는 디빅스플레이어의 보급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디빅스와 같은 영상파일을 보려면 TV출력 단자가 있는 비디오카드 등을 갖춰야 하는 등 불편했지만, 최근 다양한 코덱을 지원하는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면서 그 수가 급증, 매월 4000대 이상이 팔리고 있다.하드디스크 타입의 디빅스플레이어 '티빅스'의 경우 지난 8월 출시돼 5개월만에 1만 5000대 이상이 판매됐다. 디빅스플레이어 업계는 매일 영화를 보기 위해 인터넷을 방문하는 잠재 디빅스플레이어 고객만도 1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에 따라 영상콘텐츠업계에서는 6년 전 MP3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시작된 음악시장의 침체가 영화시장에서도 재연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실제로 4~5년 전 4000억원대를 넘나들던 음반시장이 MP3플레이어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때문에 작년에는 이의 4분의 1 수준인 1000억원대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영상협회 박영삼 회장은 "극장에서 개봉되는 1차 영화시장은 관객 1000만명 돌파와 한류열풍에 힘입어 올해 최고조를 이뤘지만, 2차 판권시장인 DVD의 경우 불법복제와 디빅스플레이어의 보급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2003년까지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구가했던 국내 DVD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