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남북합작의「부푼꿈」

일반입력 :2004/12/29 09:37

박현정 기자

북한 개성공단의 가동으로 국내 기업들의 북한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애니메이션업계가 북한과의 사업교류를 추진, 남북IT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2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가 최근 북한 애니메이션산업의 현황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분석을 위해 '북한 애니메이션산업 현황 조사'에 들어갔으며,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이춘만 회장과 선우엔터테인먼트 강한영 대표 등은 북한과의 사업교류를 위해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는 현재 제조업체들만 입주 가능한 북한의 개성공단에 애니메이션업체도 입주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또 중국 내 북한 관련 연구대학과 연구소 등을 통해 북한의 애니메이션산업 현황에 대한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한편 북한 애니메이션 관계자들과 서면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다음달말 '북한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현황조사 및 산업진출 가이드북'을 제작, 국내 애니메이션업계에 배포할 방침이다.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 쉽지 않다"며 "이번 실태조사가 마무리되면 북한 진출을 추진하는 애니메이션업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동안 애니메이션업계는 남북한 사업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북한 애니메이션업계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 결과 평양의 426아동영화촬영소가 지난 9월 서울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 그랑프리를 수상한 '왕후심청'의 제작에 OEM으로 참여했으며, 북한의 삼천리총회사도 '뽀롱뽀롱 뽀로로', '게으른 고양이 딩가' 등을 공동 제작하는 등 일부 성과가 거두긴 했지만 아직은 교류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관계자는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OEM 시장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북한과의 협력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기술 이전만 잘하면 북한의 풍부한 인적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전면적인 교류를 하기 어려운 현 단계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애니메이션업계에 따르면 2002년 남한이 해외 OEM물을 수주해 얻은 매출액(약 2000억원)과 이를 제작하는데 동원된 종사원수(약 4000명)를 근거로 할 때 북한과의 합작시 약 7배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합작시 강화된 시장경쟁력까지 추가하면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대중성과 비정치성은 자연스럽게 남북간 이질감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