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중국공장 짓는다

일반입력 :2004/08/05 08:42

정경민 이현상 기자

하이닉스반도체의 숙원 사업인 중국 공장 설립에 파란 불이 켜졌다. 그동안 하이닉스 중국 공장 설립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채권단 측이 태도를 바꿔 찬성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하이닉스 채권단 대표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4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계획안을 5일 열리는 채권단협의회에 상정해 확정할 계획"이라며 "채권단 내 분위기가 긍정적이라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채권단은 하이닉스의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국적기업인 ST마이크로와 중국 금융회사에서 1억5000만달러와 1억달러를 투자받아 우선 8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이를 위해 하이닉스가 2억달러가량의 국내 생산설비를 이전하고, 현금 1억달러를 현지법인에 출자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이후 12인치 웨이퍼 생산설비는 ST마이크로와 현지 금융회사에서 3억5000만달러와 6억5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하이닉스는 2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중국 현지법인 투자는 당초 10억~15억달러에서 17억~2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채권단 관계자는 "중국 생산법인 설립안이 통과할 경우 이르면 12일께 하이닉스와 ST마이크로, 현지 금융회사 간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그간 하이닉스의 자금난 등을 이유로 중국 투자에 반대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하이닉스가 최근 경영여건이 개선되자 태도가 바뀌었다.하이닉스는 D램 경기 호조와 내부 생산성 개선 등에 힘입어 최근 4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이닉스는 최근 비메모리 사업 부문 매각에 성공,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이닉스 관계자도 "반도체 메모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상계관세 등 통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공장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채권단을 설득하는 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