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소법원이 지난 2001년 11월 당시 MS와 법무부/주정부 사이에 체결한 화의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30일 법원은 83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을 통해 공익을 위한 화의 명령은 유효하다고 발표했다. 양자간의 화의를 존중하고, 화의에 반대했던 마지막 주정부인 메사추세츠와 두개 산업단체의 이의를 기각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한때 엄청난 벌금을 예상했던 MS에게 있어, 반독점 소송을 마무리할 수 있는 의미있는 진전이다. 본래 MS는 지난 2000년 6월 토마스 펜필드 잭슨 판사의 반독점법 위반 판결로 두개 회사로 분리될 운명이었다. 일년후 열린 항소심에서도 법원은 MS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음을 다시 인정했다. 그러나 기업분리 명령은 거둬들였다. 이후 2001년 11월 MS와 연방정부는 화의했으며, MS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나머지 19개 주정부는 이 화의를 수용할지 더 엄격한 처벌을 주장해야 할지 양쪽으로 입장이 갈렸다.
당시 화의안은 몇 가지 조항이 담겨 있었다. MS는 경쟁사에게 서버 프로토콜을 공개해야 하며, 컴퓨터 업체들에게 윈도우 라이선스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소프트웨어 업체나 PC 업체에게 MS 경쟁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독점 계약을 강요하지 않는 것 등이다.
MS와 연방정부 간의 화의를 지지한 미국 항소법원 판결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법원이 MS가 제품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소위 '혼합(commingling)'에 대해 더 직접적인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극단적인 조치 없이도 화의안에 따라 시장내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항소법원은 지난 2002년 11월 MS와 연방정부의 화의를 승인한 지방법원의 판결은 '혼합'에 의한 반독점 효과를 시정함으로써, 법원의 관할권을 남용하지 않고 MS가 저지른 문제의 본질에 접근했다고 판결했다. 이어 법원은 윈도우 운영체제의 설계와 구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는 잘한 일이라고 밝혔다.
메사추세츠주는 이번 판결에 대해 미국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으나, 그전에 대법원이 이 사건을 맡을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이에 대해 메사추세츠주의 법률 대리인은 언급을 거부했다.
법무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법무차관 제네랄 R. 휴잇 페이트는 이번 판결이 미국 소비자와 법무부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법무부가 줄곧 주장해 온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우리의 화의안은 MS의 반독점적 행태에 대해 완전하고 효과적인 치유책이라고 말했다.
법률적인 측면에서 이번주는 MS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 6월 29일 MS는 메사추세츠 주가 별도로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3400만달러에 화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소송은 MS가 불공정 경쟁을 하며 소비자를 보호하지 않은 혐의에 대한 것이었다. MS는 하루전인 28일에도 아리조나 주에서 진행중인 비슷한 소송을 1억 500만달러에 화의키로 하는 예비화의안을 체결했다.
지난 주말에는 EC가 MS에 대해 내린 '미디어 플레이어가 설치되지 않은 윈도우' 버전 출시 명령을 일단 중지했다. 이 소송은 MS의 사업과 관련된 법률소송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는데, MS는 주요 유럽 법원에 EC가 부과한 6억 400만달러(4억 9700만유로)의 벌금과 다른 판결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최근 MS는 진행중인 법률 문제를 화의로 풀기위해 노력해왔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타임워너 등과는 수백만달러 규모의 화의를 체결하기도 했다.
리얼네트웍스, CCIA 등 일제히 비판
현재 10억달러 상당의 소송을 진행중인 리얼네트웍스는 이번 법원 판결을 맹비난했다. 리얼네트웍스는 MS가 운영체제 독점력을 불법으로 남용해 시장 경쟁을 약화시키고 기술 혁신을 방해했으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점은 미국 법원과 EC가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항소법원이 이번에 승인한 화의안에는 브라우저와 운영체제 시장에서 경쟁을 되살리는 조치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메사추세츠 주는 이번 항소심에서 지방법원이 관할권을 남용해 MS의 제안을 다수 받아들였으며 메사추세츠와 다른 주들이 제기한 제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기각하고 화의안에 포함된 해결책에 손을 들어줬다.
컴퓨터커뮤니케이션산업협회(CCIA)와 소프트웨어인포메이션산업협회(SIIA) 등 두개의 산업단체는 항소법원이 화의에 대한 자신들의 항소를 각각 허용할 것을 별도로 요청했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이들이 항소할 수는 있지만, 이유가 없다며 메사추세츠의 항소와 함께 기각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CCIA와 SIIA는 미국정부와 MS간의 화의가 공익에 위배된다는 메사추세츠와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항소는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며 이는 내용과 절차 모두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우리는 지방법원이 승인한 화의안이 공익에 부합된다고 판결한다라고 발표했다.
뉴욕의 켈리드라이&워렌의 반독점 변호사 리차드 도노반은 이번 판결이 그리 놀랍지 않다며 메사추세츠가 상고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 순회법원이 MS 관련 이전의 항소사건을 처리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판결은 놀랍지 않다라며 항소법원은 하급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도노반은 또한 이번 판결이 지방법원의 화의안 승인 당시만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항소법원은 화의안의 조항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주장에 대한 증거를 검토할 수 없었다라며 최소한 법무부는 이를 의도했을 것이며, 이 문제는 장차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CCIA 회장 에드 블랙은 한 인터뷰를 통해 이번 판결에 실망했지만 놀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1심 법원(trial court)은 법무부를 신뢰하며 항소법원은 일반 법원을 신뢰한다. 극복해야할 장애물이 두개나 됐다. 심지어 이들은 우리가 이번 소송에 합류하는 것 자체를 막으려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블랙은 지난 30일의 판결이 화의안이 실패작임을 부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이 촉진되지도 않았고 MS의 행태가 변하지도 않았으며 부정이익이 환수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MS의 스미스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미디어 플레이어와 음악 시장의 예를 들며 애플과 아이튠즈의 성공을 보라. 애플 컴퓨터는 MS 포맷을 사용하지 않고 성공하고 있다. 미디어 플레이어도 우리 것이 아닌 자신들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MS 편인 경쟁기술연합(ACT)은 이번 판결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냈다. ACT 회장 조나단 주크는 성명서를 통해 오늘 항소법원은 미국법원에서 산업계와 소비자를 희생함으로써 경쟁사가 특별한 혜택을 보려는 시도를 기각했다며 이들은 혁신보다는 MS에 대한 십자군 전쟁을 유럽으로 옮겼으며 이는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