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비교 사이트, 쇼핑 가이드 역할「톡톡」

일반입력 :2004/06/09 00:00

설은혜 기자

서울 종암동에 사는 대학생 김영재 씨는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 MP3 플레이어 등 최근 1년 간 정보기술(IT) 제품을 구매하면서 가격비교 사이트의 덕을 톡톡히 봤다.김씨가 이용한 가격비교 사이트에는 상품군별로 제조사와 모델명, 제품의 자세한 사양 그리고 그 상품을 파는 인터넷쇼핑몰들이 싼 가격 순서로 찾아보기 쉽게 나와 있었다.김씨는 사고 싶은 모델을 대충 정한 뒤 링크를 통해 그 상품을 파는 쇼핑몰로 들어가 가격뿐 아니라 신뢰도를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를 결정했다.불황으로 알뜰소비 심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가격비교 사이트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대부분 특정 상품의 ‘저가구매’를 바라고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하기 때문에 특정 쇼핑몰만 집착하는 고객이 아닌 이상 빈번하게 가격비교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가격비교 뿐 아니라 추천상품 검색, 할인쿠폰·이벤트 정보, 구매가이드 등 폭넓은 정보를 한눈에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덕분에 가격비교 사이트는 다른 유통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가격비교를 통한 쇼핑몰의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고 가격비교 사이트에 입점하는 신규 쇼핑몰들도 많아지고 있다.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쇼핑몰은 2500개 정도로 이 중 1500개가 가격비교 사이트에 분할 입점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가격비교 사이트 마이마진(www.mm.co.kr)에 따르면 올 1분기 방문자 수가 지난해 4분기 대비 27% 증가하고 매출액도 40% 증가했다. 특히 10대 대형몰을 기준으로 한 수수료 매출이 54% 증가했다.신재호 마이마진 이사는 “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이 안전구매를 찾는 경향이 높아진다”면서 “가격비교 사이트가 가격 비교뿐 아니라 쇼핑몰의 신용도를 따지는 데도 적극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현재 가격비교 사이트는 총 45개 정도가 있지만 그 중 마이마진, 에누리, 오미, 베스트바이어, 다나와 등 5개 사이트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사이트별로 특색이나 강점도 제각각이다. 예컨대 베스트바이어는 다양한 상품의 가격비교와 사용자 평가 정보가 잘 나와 있고 마이마진은 특가 및 기획 상품 정보가 잘 정리돼 있다.네이버 야후 등 포탈 사이트들도 수익성을 높이고 방문자를 늘리기 위해 가격비교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를 비교하는 모사니, 할인점 가격을 비교하는 짠돌이닷컴, 주유소 기름값을 비교하는 오일프라이스 등 유사 비교 사이트도 많아졌다.가격비교 사이트는 사이트 배너 광고와 대형몰에 대한 판매수수료(2% 정도), 중소형몰에 대한 입점료(정액)가 주요 수입원이다. 인지도가 약한 쇼핑몰일수록 가격비교 사이트 상에 많이 노출돼 이름을 알리고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곳에 입점하는 추세다.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한 쇼핑몰 매출 비중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G마켓(www.gmarket.co.kr)은 올 1분기 마이마진을 통한 매출 상승률이 전분기 대비 79%, 중형몰 에스이파크(www.separk.co.kr)는 10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형몰들의 입점이 상당부분을 차지하지만 가격비교 사이트들은 안전하게 물건을 받지 못할 것을 걱정해 중소형몰에서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를 위해 입점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또 사이트 컨텐트를 풍부하게 보완하고 인기상품 대폭 할인이나 상품권 제공 등 상시 운영 이벤트를 늘리는 등 방문객 끌어들이기에 부심하고 있다.한편 쇼핑몰업체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인기 쇼핑몰 순위나 구매자들이 남긴 이용기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또 최저가를 제공하는 쇼핑몰이 2위나 3위 등 다른 업체와 가격 차이가 5% 이상 나는 경우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업체가 법인 자격을 갖췄는지, 운영기간은 얼마였고 게시판에 고객 불만 사항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물건 구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가격비교 사이트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지만 해당 사이트와 구매자 사이에서 조정 역할을 해줌으로써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