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IT 엔지니어가 의사보다 더 벌어

일반입력 :2003/12/10 00:00

박봉권 기자

IT 경기 회복과 함께 미국 등 다국적기업들로부터 IT 소프트웨어 하도급 생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인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적이다.취재차 방문한 인도 IT기업은 물론 은행 자동차회사에서 만난 인도 사람들은 IT 소프트웨어 산업이 이끄는 인도 경제의 고도성장을 당연하게 생각했다.남인도 첸나이에 있는 한 백화점에서 만난 22세 여성 이마쿠라테 마리 씨도 “보다 많은 인도사람들이 고등교육을 받고 있고 세계 유수 IT 기업들이 인도에서 사업을 확대하면서 구직의 기회도 늘고 있다”며 “IT 산업을 기반으로 인도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인도 최대 IT 서비스 기업 중 하나인 위프로테크놀로지스의 아짐 프렘지 회장도 최근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IT 관련 분야에서 인도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비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10~15년간 인도를 추월할 국가가 없다”고 단언했다.이제 인도하면 떠오르는 도시는 더 이상 델리나 뭄바이가 아니다. 인도가 IT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제2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며 ‘원조 실리콘 밸리’를 공동화시키고 있는 방갈로르와 하이데라바드가 인도의 대표 얼굴로 뜨고 있다.타타컨설턴시, 인포시스, 위프로테크놀로지스, 사티암컴퓨터 등 인도 IT 서비스 업계 4대 강자는 물론 MS, IBM, 인텔, TI, 시스코 시스템즈 등 수백여 개의 유명 IT 기업 대부분이 방갈로르와 하이데라바드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한국 기업들의 인도 IT 인력 활용도는 다른 해외기업들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삼성이 방갈로르에 소프트웨어 개발센터를 설립해 600여 명의 인도 IT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고 델리 인근의 노이다 공단 내 삼성전자 인도현지법인 공장에도 소프트웨어센터를 설립, 60여 명의 인도 IT 엔지니어를 활용하는 등 최근 들어 인도 IT 인력 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최근에는 IT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공으로 잔뜩 고무된 인도 정부가 제조업 기반 확대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제조업 기반 확충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IT 소프트웨어 전세계 하도급 공장으로 자리잡은 인도 IT산업의 성장은 눈부실 정도다. 89 회계연도(89년 3월~90년 4월)에 1억달러에 불과했던 IT 소프트웨어 수출액은 2002 회계연도에는 97억달러로 100배 가까이 급증했다.이처럼 불과 10여 년 사이에 인도가 IT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급성장한 데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0만여 명의 IT소프트웨어·서비스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위프로테크놀로지스의 기란 수바 라오 마케팅 매니저는 “세계적 명문인 인도공과대학(IIT) 등 230여 개 대학에서 매년 공대 졸업생 17만명이 배출되고 있고 학위를 주는 500여 개 IT 전문 교육기관과 7만여개 민간 사설 컴퓨터학원을 통해 매년 100만명의 기술인력이 배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IT엔지니어는 부와 명예의 상징한국과 달리 인도에서는 인재들이 대부분 공대로 몰린다. 인도에서 IT엔지니어의 연봉은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보다 훨씬 높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 IT엔지니어가 된다는 것은 부와 사회적 지위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과거시험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인도 정부 내 요직을 차지한 공무원들도 대부분 기술관료 출신이다. 인도에서 출세하려면 일단 공대에 진학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벤처기업 집결지인 방갈로르 소재 국제IT파크 찬카호 사장은 “영어구사능력이 뛰어난 질높은 저임의 IT 전문인력이 많은 인도가 소프트웨어 하도급 개발은 물론 최근에는 기업업무 하도급(BPO) 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강조했다.인도 최고 IT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1만달러 수준으로 미국 엔지니어 초임 연봉의 8분의 1에 불과하다.정부의 강력한 IT소프트웨어 육성책도 한몫인도 정부는 IT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방갈로르등 7개 지역에 소프트웨어 기술단지(STP)를 설립, 이곳에 입주한 IT 기업에 최고의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는 한편 10년 간 소득세를 면제하는 특혜조치를 주고 있다.인포시스 스리나트 바트니 전략담당 이사는 “정부가 지정한 STP 외에 특정 기업이 특정 건물을 IT 빌딩으로 지정할 경우 이곳에 입주한 IT 회사들은 무관세로 필요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수입할 수 있다”며 “인포시스 캠퍼스도 STP로 지정돼 수입물품에 대해 관세를 전혀 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인도 경제성장의 견인차 IT 소프트웨어 산업풍부한 IT 인력과 정부의 IT 육성책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2008년 IT 소프트웨어 수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난 6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인도 상공부는 기대하고 있다.인도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에서 IT 소프트웨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 회계연도 2.4%에서 2008년에 7%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이렇게 되면 IT 산업 부문에서만 700만명의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콜센터에서도 경쟁력 우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첸나이 소재 콜센터 운용업체인 올섹 테크놀로지스의 자가디시 라마무르디 사장은 “인도 콜센터 시장 규모가 매년 50~70%씩 급신장하고 있다”며 “현재 15억달러 선인 콜센터 시장 규모가 2008년에는 170억달러 시장으로 확대되고 콜센터에서 일하는 인도인 숫자도 2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