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코어세스는 서울 테헤란로 끝자락에 위치한 대치동 사옥을 미국계 부동산투자 회사인 라셀투자에 총 343억원에 매각키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이에 따라 지상11층(지하4층) 규모의 코어세스 사옥은 불과 4년 새 주인이 세 번(메디슨-코어세스-라셀투자) 바뀌게 됐다. 특히 전성기를 누리면서 사옥에 입주했지만, 입주 후 회사가 급속히 쇠퇴하는 전통이 계속되는 셈이다.코어세스 대치동 사옥 역사는 지난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6년 동아그룹이 건설해 케이블TV 업체인 동아TV가 사용해 왔다. 하지만 외환 위기이후 모기업인 동아그룹 경영난 등으로 인해 지난 99년 메디슨이 190억원 에 건물을 매입했다.때마침 찾아 온 벤처 붐을 타고 최전성기를 누리던 메디슨은 자체 사옥을 마련, 테헤란로에 입성해 많은 화제를 뿌렸다. 이민화 당시 메디슨 회장은 이 건물을 벤처타워로 꾸미고 ‘벤처연방’을 꿈꾸며 벤처투자까지 활발하게 진행했다.하지만 무리한 투자로 인해 탈이 나기 시작해 결국 2001년 11월 벤처 신흥강자로 떠오른 코어세스에 310억원을 받고 건물을 팔아야만 했다.코어세스의 메디슨벤처타워 매입은 ‘벤처 신구세대 교체’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불렸다. 공교롭게 이민화 당시 메디슨 회장과 코어세스 하정율 사장은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선후배 사이였다.코어세스는 창업 4년째인 2001년 대부분 수출을 통해 2384억원의 매출을 올려 벤처업계 신세대 스타로 부상했다. 하지만 IT 불황으로 인해 지난해는 매출액이 420억원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불과 1년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올해도 3분기까지 99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매출액은 1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줄어들었다.코어세스는 사옥매각 대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코어세스는 “이번 사옥 매각으로 지난 7월부터 실시해온 기업경영합리화 작업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사옥 매각으로 기업재무구조 개선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