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화소의 CMOS나 CCD를 사용한 카메라는 저렴한 가격에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려는 사용자에게 인기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화질이나 기능 심지어 디자인에서 기대 이하의 품질을 보여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랜드텍 오라이트 VC3110은 CMOS를 사용한 전형적인 저가형 카메라이지만 해상도나 품질이 의외로 뛰어난 디지털 카메라다.
이른바 토이 카메라라고 불리는 제품들은 저렴하면서도 사용방법이 간단하지만 막상 PC로 파일을 전송해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고급 휴대폰으로 촬영한 이미지보다도 못한 화질을 보여주기도 한다.
오라이트 VC3110은 기존의 저가형 토이 카메라가 갖는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한 제품이다. 기능과 화질 면에서 디지털 카메라와 근접한 디자인과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저가형 디지털 카메라처럼 CMOS를 사용하고 있지만 200만 화소를 지원하며 인터폴레이션을 통해 310만 급의 해상도인 2048x1536을 찍을 수 있다. 또한 SD카드 슬롯을 갖추어 메모리 확장도 가능하다.
오라이트 VC3110은 전형적인 소형 디지털 카메라의 스타일을 갖췄다. 또한 기존 토이카메라의 장난감같은 분위기에서 벗어나 제법 카메라다운 디자인을 보여준다. 비교적 단단한 플라스틱 바디를 채용했으며 그립감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다이얼 방식의 모드 스위치를 사용해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선택할 수 있다. 또한 4방향 버튼을 비롯한 대부분의 키를 한손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적절히 배치돼 있다.
디지털 줌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고정 초점 렌즈를 사용한 제품답게 동작속도가 비교적 빠르다. 전원을 넣고 5초 후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F2.8의 밝기를 제공하는 렌즈는 구경이 매우 작다. 렌즈커버가 제공되지 않지만 렌즈 윗부분에 투명 커버를 씌워놓아 렌즈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또한 렌즈부가 비교적 튼튼하게 제작돼 어지간한 충격에는 끄떡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가형 디지털 카메라의 최대 단점인 LCD 성능은 양호한 수준이다. 광량이 충분한 실외촬영에서는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주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일시적으로 화면이 느려지거나 끊기는 점은 다소 아쉽다. LCD는 비교적 밝으며 어두운 곳에서도 적당히 밝기를 증폭시켜 시야를 확보해 준다.
LCD의 인터페이스는 단순하면서도 매뉴얼 없이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다. 화이트 밸런스는 다른 프리셋 값을 설정하거나 노출을 조절할 수 있는 정도의 수동 기능을 갖추었을 뿐 나머지 기능은 완전 자동화되었다.
소형화된 카메라로서는 드물게 AAA 전지 4개를 사용하며 충전기능은 없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며 일정시간에 따라 LCD와 전원을 차례로 제어하는 등의 절전 기능을 지원한다. 또한 PC와의 연결 시 USB 전원만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저가형 토이 카메라와 달리 배터리를 분리하도 메모리의 사진이 지워지지 않는다.
CCD가 아닌 CMOS로 인한 화질 저하는 생각보다 찾기 어렵다. 색수차 현상이 있지만 광량을 확보한 사진에서는 만족스러운 선명도를 얻을 수 있다. 콘트라스트가 조금 높지만 전체적인 색상 재현성도 만족스럽다.
그러나 작은 카메라가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취약한 야간 촬영 성능은 오라이트 VC3110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장된 플래시는 끄거나 강제발광 시킬 수 있을 뿐 강도를 조절하거나 적목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또 광량이 약해 가까운 곳의 사물에 한정돼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빛이 얼룩지는 현상이 있다.
그 밖에도 플래시가 조금 늦게 터지는 편이여서 광량의 차이가 심하게 나는 장소에서는 엉뚱한 사진이 찍힐 때가 있다. 다만 노출 등을 조절함으로써 어느 정도 보정을 할 수 있다. 야간 촬영시 CMOS 특유의 노이즈는 기존의 CMOS 카메라 보다 적다.
AF의 동작속도가 조금 느리며 셔터랙도 길다. 단초점 렌즈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능이다. 연사 모드도 갖추고 있는데 해상도에 상관없이 5장을 연속 촬영할 수 있으며 촬영장소의 광량에 따라 연사모드에서도 셔터스피드를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동영상 촬영기능은 음성을 함께 기록할 수 있으며 시간제한 없이 메모리의 용량만큼 촬영할 수 있다. 외부 메모리를 이용한다면 장시간 녹화할 수 있다. 별도의 음성 녹음 모드도 갖추었는데 본체에 스피커를 내장해 동영상의 재생이나 음성을 재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토이 카메라처럼 화상 카메라 기능을 갖추고 있다.
PC와의 연결은 USB 포트를 통해 연결되며 하나의 이동형 드라이브로 인식해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도 사진을 쉽게 옮길 수 있다. 아쉽게도 비디오 출력을 위한 단자가 없어 TV 연결은 어렵다. TV출력을 원한다면 오라이트 VC3210을 구입해야한다. 메모리의 사진을 모두 옮기거나 삭제했을 때 파일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파일관리가 불편하다.
기존의 토이카메라의 성능과 디자인을 탈피한 오라이트 VC3110은 디지털 카메라의 기능과 성능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작은 카메라의 공통적인 문제점인 야간 및 실내 촬영이 취약하지만 CMOS를 사용한 카메라 임에도 CCD 못지않은 화질과 동영상촬영과 같은 부가기능을 갖춘 것은 상당한 진보다. 저렴한 가격에 화질에 중점을 두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