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의 e-Simple] 기업용 심심이는 어떨까?

박민우입력 :2003/03/19 00:00

박민우
박민우

MSN 메신저 사용자들에게 요즘 ‘심심이’와 같은 사이버 버디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류의 프로그램들을 휴보그(Human + Cyborg)라고도 하는데 일종의 에이전트 시스템이라고 통칭할 수 있다. 현재 ‘아기별’, ‘보노보노’, ‘동우사전’, ‘사람’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있는데 가장 인기가 있는 서비스는 역시 그 원조 격인 심심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심심이는 가입자가 15만명이며 학습된 단어와 문장이 30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모 게임업체 개발팀장이 만든 이 토이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자신과 다른 사용자들에 의해서 대화 내용이 진화한다는 점 때문이다. 기존 검색엔진이나 백과사전처럼 틀에 짜여진 정보들이 아니라 자유로운 대화형의 정보가 오고 갈 수 있다는 것이 사용자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PC용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가장 쉽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이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만일 심심이가 MSN에 연동돼 있지 않고 웹사이트로 존재했다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인터넷 통합도구로서 메신저최근 메신저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웹이 메신저에 통합될 것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러한 주장이 가능한 이유는 사용자의 편의성의 관점에서 봤기 때문이다. 브라우저를 열고 URL 주소를 적고 사이트에 접속하는 방식이 메신저 사용자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이미 많은 메신저들이 다양한 컨텐트를 통합해 서비스하고 있다. 메일, 커뮤니티, 뉴스, 증권 등 웬만한 서비스는 메신저만으로 다 커버가 된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기 시작하면 웹으로 볼만한 정보는 회사나 개인 홈페이지 또는 쇼핑몰 정도만 남고 모든 컨텐트들은 메신저 형태로 제공될지도 모른다. 즉 향후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메신저가 하게 된다는 것이다.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메신저는 지식관리시스템에서 협업(Collaboration)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툴이 될 수 있다. 정보나 지식 리스트를 통해서 또는 조직도를 통해서 지식의 공유를 위한 도구로서 메신저는 앞으로 그 사용범위가 더욱 넓혀질 것이다.기업용 심심이 서비스 출현을 기대하며그렇다면 지금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용으로만 사용되는 심심이를 기업용으로 사용해 보면 어떨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앞으로 메신저의 역할이 커지면서 대부분의 포탈 서비스가 메신저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물론 포탈 업체들은 광고와 같은 상업적인 목적 때문에 통합을 반대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남아 있는 웹서비스는 기업 홈페이지가 대부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좀더 지능화된 심심이를 이용해 기업정보를 대화로 전달할 수 있는 에이전트 서비스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MSN 아이디 agent@xxx.co.kr인 xxx 기업을 메신저로 만나보자.사용자 >> xxx 회사 이신가요?xxx 회사 >> 안녕하세요? 인터넷 솔루션 업체 xxx 입니다.사용자 >> 주요 제품은 무엇인가요?xxx 회사 >> 저희 회사의 주요 제품은 기업용 검색엔진 입니다.사용자 >> 지하철로 어떻게 찾아가나요?xxx 회사 >> 지하철 2호선 8번 출구로 나오셔서 200미터 지점에 xx 약국 2층입니다.사용자 >> 제품소개서를 받을 수 있을까요?xxx 회사 >> "검색엔진 소개서.ppt" 파일 전송을 수락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일 용량은 1KB이고, 전송 시간은 28.8 모뎀 사용 시 1분 미만입니다. 응답을 기다리거나 파일 전송을 취소(Alt+Q)할 수 있습니다.사용자 >>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xxx 회사 >> 감사합니다. 연락처는 012-345-6789 입니다.그 동안 회사 홈페이지는 정보 전달이 주요 목적이었지만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쉽게 찾기는 힘들었다. 그나마 홈페이지에 검색창이라도 붙어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약도나 전화번호를 찾기 위해 사이트맵을 이리저리 뒤지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이 생기기 이전에는 필요한 정보를 전화를 통해서 받아 볼 수 있었다. 요즘은 모든 정보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기는 하지만 원하는 정보를 얻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기존의 방법들을 기업용 심심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빠르고 쉽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물론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현재는 자연어 질의에 대한 단순 매치로 저장되고 있지만 형태소분석기를 통해서 정확한 품사들을 구분해내고 핵심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매치테이블을 구성한다면 보다 정확한 대답을 구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소한 ‘누구지?’, ‘누구게?’, ‘누구냐?’, ‘누굴까?’ 등에 대해 다른 대답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앞으로 사용자들은 PC에서, 휴대폰에서, PDA에서 메신저에 있는 다양한 에이전트들을 통해서 원하는 정보를 얻게 될 날이 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민우 IT컬럼니스트

IT 칼럼니스트, Convergence service platform Consult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