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보드 깐깐하게 고르고 잘 쓰는 방법

일반입력 :2003/02/07 00:00

전만환 기자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쉽게 간과하고 지나가는 부분이 바로 메인보드이다. 유명 브랜드의 완제품 PC를 구입할 때도 CPU나 그래픽카드의 사양은 요모조모 살펴보면서 메인보드에 대해선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이처럼 메인보드는 CPU나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과는 달리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중요성을 쉽게 망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잘 알고 보면 메인보드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도 없다. CPU와 메모리뿐만 아니라 그래픽, 사운드, 이더넷, 각종 입출력 장치 등을 한데 모아서 연결해주는 메인보드의 기본적인 역할을 제쳐두고라도 편의성, 확장성, 용도 등 이리저리 따져봐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또한 메인보드는 한 번 구입하면 다른 부품들과 달리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잘 골라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번 달 바이어스 가이드에서는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펜티엄 4용 메인보드들에 대해 요목조목 알아보기로 하자.

메인보드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칩셋’

메인보드는 컴퓨터의 각 요소의 데이터를 서로 원활하게 교환할 수 있도록 돕는 소위 도로와 신호등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아울러 외장 장치들과 연결되는 가장 기본적인 인터페이스 장치이기도 하다. 이런 메인보드의 모든 기능을 관장하는 핵심이 되는 부분이 바로 메인보드 칩셋이다. CPU, 메모리, 하드디스크, 주변장치 등 어느 하나라도 이 칩셋을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메인보드 칩셋의 주요 역할은 CPU와 메모리로 통하는 모든 데이터에 순서와 연결 시간을 할당하는 것이다. 간단해 보이는 이런 작업들은 실제로 컴퓨터의 성능을 좌지우지하는 아주 중요한 요인들이다. 예를 들어 CPU의 시스템 버스는 533MHz로 동작하는 64비트 라인이지만 메모리 버스는 333MHz로 동작하는 64비트 라인이며, PCI 버스는 33MHz로 동작하는 32비트 라인이다. 이들 버스는 모두 데이터를 원활히 주고받아야 한다. 이런 버스들 사이에서 타이밍과 속도를 맞춰 각 버스들이 원활히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메인보드 칩셋의 역할인 것이다.

이외에도 메인보드 칩셋에는 다른 기능적 요소도 담겨 있다. USB 2.0이나 Ultra ATA/DMA-100 인터페이스, 6채널 내장 사운드 등 다양한 부가 기능도 제공한다. 소위 ‘온보드(on-board)’ 칩셋이라고 하는 것인데, 최근 이더넷이나 사운드 기능은 메인보드에 기본 내장되고 있으며, 심지어 낮은 사양의 그래픽카드 기능도 내장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거대 골리앗의 부활, 인텔

펜티엄 III용 i820 칩셋 이후 메인보드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가 퇴색됐던 인텔은 칩셋 성능의 안정화와 다양한 기능 보강 등 과거의 영화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한때 RDRAM을 지원하는 i850 칩셋이 비싼 메모리 가격으로 인해 시장에서 외면받은 적이 있었다). 그 결과 펜티엄 4용 칩셋인 i845 계열에 이르러서는 시장지배력을 꽤 회복하고 있다.

DDR SDRAM을 사용하는 인텔의 주력 칩셋은 펜티엄 4 플랫폼인 i845 계열이다.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최신 칩셋은 i845PE와 i845 GE 칩셋인데, 두 칩셋은 그래픽 코어의 내장 유무만 다를 뿐 기본적인 기능은 유사하다. 이 중에서 i845PE 칩셋은 i845E 칩셋의 뒤를 잇는 제품이다. i845PE 칩셋은 82845PE MCH(Memory Controller Hub)와 82801DB ICH4(I/O Controller Hub)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존 i845E 칩셋과의 차이점은 DDR 333 메모리와 펜티엄 4의 새로운 기능인 하이퍼쓰레딩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당초 예상했던 667MHz FSB 지원 여부는 인텔 내부적으로 667MHz FSB를 취소하고 곧바로 800MHz FSB를 적용한다는 방침에 따라 533MHz FSB까지만 지원한다.

사실 i845PE 칩셋은 i845E 칩셋과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 경쟁 업체인 SiS나 비아의 한 사이클 이전 칩셋에 포함되어 있던 기능들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인텔이 새로운 칩셋에 최신 기능을 잘 포함시키지 않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아나 SiS 등은 칩셋 자체의 성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최신 기능을 담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인텔은 구체적인 규격이 정해지고 모든 제반사항이 안정화될 때까지는 새로운 기술을 채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i845PE 칩셋에 채용된 DDR 333 메모리 역시 JEDEC(Joint Electron Device Engineering Council)이 DDR 333 규격을 완전히 확정짓고 나서야 적용한 것이다.

위험한 2위, 비아

메인보드 칩셋 분야에서 인텔의 영원한 맞수인 비아는 최신 기능을 재빨리 접목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칩셋을 생산하고 있다. 한때 비아의 시장점유율은 40%에 육박했지만 인텔의 공세에 밀려 최근에는 3위 SiS의 눈치까지 보는 상황으로 전락했다. 현재 비아는 경쟁이 치열한 칩셋 시장과 함께 수익이 높은 솔루션이나 멀티미디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아는 P4X266A부터 P4X400까지 다양한 종류의 칩셋을 내놓고 있다. 인텔보다 한 발 앞서 DDR 333 메모리를 지원했던 비아는 P4X400에 와서는 400MHz 메모리 버스를 지원한다. 아직까지 JEDEC에서 DDR 400에 대한 규격 논의가 완료되지 않아 공식적으로는 DDR 333 메모리까지 지원하지만 칩셋 내부에서는 400MHz로 동작하는 DDR 400 메모리의 지원 준비를 마친 것이다. 또한 차세대 그래픽카드를 위한 AGP 8배속도 지원하는데 인텔의 최신 칩셋인 i845PE/GE가 아직 AGP 4배속에 머물러 있는 것에 비하면 이 역시 P4X400의 강점이다.

P4X400 칩셋의 가장 큰 변화라면 새로운 사우스브리지 칩셋으로 USB 2.0을 지원하는 VT8235를 채택한 것을 들 수 있다. 또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를 잇는 버스의 대역폭이 기존 266MB/s에서 533MB/s로 늘었는데, 이는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메모리와 CPU의 데이터 처리를 관장하는 노스브리지 칩셋과 주변장치와 USB 2.0 같은 I/O 부분을 담당하는 사우스브리지 칩셋의 연결 통로는 시스템이 고속화될수록 중요한 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노스브리지의 데이터는 대부분 사우스브리지에서 가져와야 하므로 CPU와 주변기기가 고속화되는 요즘 이 연결 통로의 병목 현상은 전체 시스템 성능의 효율성을 결정짓는 요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촉망받는 기대주, SiS

SiS는 메인보드 칩셋 업계에서 인텔과 비아에 이어 만년 3위의 업체로, 최근엔 메인보드 칩셋 외에 그래픽카드 시장에 진출해 중ㆍ저가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iS는 2001년부터 메인보드 칩셋 시장의 점유율이 상승하기 시작해 2002년에는 비아를 바짝 추격했다. SiS는 그래픽 코어를 내장한 통합 칩셋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이용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SiS는 메인보드 업체나 시스템 업체로부터 항상 기대되는 유망주에 속하는 제조사이다. 대만 칩셋 제조사 중 유일하게 SiS만 칩 제조(파운드리) 시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빠른 칩셋 신제품 제조가 용이하며, 샘플에서 양산에 이르는 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물론 자체 생산이 가능하므로 가격을 내리기도 훨씬 쉽다. 하지만 아직까지 SiS의 칩셋들이 성능이나 안정성 면에서 비아나 인텔 제품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의 기대는 희망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SiS는 펜티엄 4 플랫폼 시장에 접어들면서 꾸준한 기술 개발과 발빠른 신기술 적용으로 2위 비아를 추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SiS의 주력 칩셋은 SiS648이지만 중ㆍ저가 시장을 공략하는만큼 가격이 저렴한 기존 칩셋도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다. SiS648은 최신 그래픽카드를 위한 AGP 8배속를 갖추고 있으며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DDR 400 메모리도 지원한다. 또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를 잇는 버스 기술 역시 인텔과 비아에 비해 더욱 빠른 1GB/s 대역폭을 제공하는 MuTIOL 1Gbps 버스를 채택하고 있다. 이외에도 Ultra ATA/DMA-133 인터페이스와 USB 2.0 등 요즘 출시되는 칩셋이 제공하는 기본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신제품은 검증되지 않은 스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3사가 메인보드 칩셋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이 업체들 시장에서 보다 나은 위치를 점하기 위해 새로운 기능들을 첨가할 것이고 그때마다 새로운 칩셋을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내놓는 신제품을 일일이 구입할 필요는 없다. 시리얼 ATA나 듀얼 채널 DDR 메모리 인터페이스, IEEE 1394b 등 새로운 기능을 담은 칩셋이 나오긴 하겠지만 지금 쓰고 있는 메인보드가 큰 문제가 생기거나 치명적인 제약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굳이 메인보드는 업그레이드를 고려하지 않아도 좋다. 늘 그렇지만 새로운 제품은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메인보드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에 해당하는 말일텐데 성능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뛰어난 새로운 제품이 항상 출시되기 마련이며, 컴퓨터를 쓰면서 1~3%의 성능 차이를 느낄만한 사용자도 없기 때문이다. 제품의 성능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기능이나 가격대 등 실질적으로 제품을 구입하면서 고려해야 할 요소에 초점을 두고 메인보드를 골라야 한다.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펜티엄 4 메인보드 구매 포인트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메인보드의 종류는 수십 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칩셋 업체가 3곳으로 한정되다보니 같은 칩셋을 쓰면서 비슷한 기능을 가진 메인보드만 해도 수십 종에 달한다. 메인보드의 성능이나 기능에 현혹되어서는 비싼 제품을 사기 마련이다. 우선 메인보드를 고르기에 앞서 내가 가지고 있는 예산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주머니 사정을 우선 고려하라

메인보드에 얼마의 예산을 할애할 지는 실제 컴퓨터를 쓸 사람의 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컴퓨터를 주로 인터넷과 워드 등 단순한 업무에 사용한다면 굳이 값비싼 고성능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이런 컴퓨터는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 필요 없는 부가 기능을 과감히 뺀 보급형 메인보드가 적당하다.

보급형 메인보드로 어울리는 제품은 P4X266A 칩셋을 사용해 가격이 저렴한 체인텍의 676B나 역시 비아 칩셋인 P4X266E를 채용한 유니텍의 Tank Ultra Twin 프로 제품이 있다. 이 제품들은 모두 10만원 이하에 판매되고 있으며 400MHz의 시스템 버스를 쓰는 셀러론이나 보급형 펜티엄 4 CPU와 쓰기에 손색이 없다. 특히 체인텍의 676B는 부가 기능으로 사운드 기능만 내장하고 7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어 보급형 시스템을 찾고 있는 사용자라면 눈여겨볼 만한 제품이다.

가끔 게임을 즐기기도 하며 동영상과 수치 프로그램 등 비교적 컴퓨터 사용량이 많은 사용자라면 중급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특히 11~12만원 대의 중ㆍ고가 제품들은 안정적인 인텔의 i845PE 칩셋 또는 최신 기능을 담은 SiS의 SiS648 칩셋을 장착한데다 이더넷이나 6채널 사운드 기능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지원하는 칩셋을 포함해 기능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제품들이 많다.

중급 제품을 선택할 때는 ‘몇 만원 더 주고 조금 더 좋은 것을 사야지’라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중급 이상의 제품들은 성능 자체에선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다 비용을 더 지불하고 얻게 되는 부가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잘 기억하고 제품을 선택해 보면 아비트 SR7-8X나 유니텍 845PE Fury, 유니텍 648MAX, 에이오픈 AX4PER-N, 알바트론 PX845PEV 프로, ECS red i845PE, ECS red S648 프로, ECS L4VXA2 등이 있다. 이 제품들은 DDR 333 메모리를 지원하고 533MHz 시스템 버스를 쓰는 고사양 펜티엄 4와 함께 써도 손색이 없는 제원을 갖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을 하거나 3D 게임을 주로 즐기는 사용자라면 보다 안정적이면서 시스템을 위한 안전장치가 많은 고가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있다. 고가 제품들은 중급 제품들과 겉으로 보기에 큰 차이를 찾기는 힘들지만 다양한 안전장치를 위한 부가 기능을 갖고 있거나 철저한 사후 관리가 되는 등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다. 하지만 모든 사용자가 이런 고가 제품을 쓸 필요는 없으므로 자신의 컴퓨터 사용 용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굳이 고가 제품을 고집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가 메인보드에 어울리는 제품들은 아이윌 P4HT-K와 아비트 BE7, 기가바이트 GA-8PE667프로 등이 있다. 물론 시중에는 이 제품보다 더 비싼 메인보드들이 있지만 대부분 시리얼 ATA 등 부가 기능의 추가로 인해 가격이 상승한 제품들이다. 이런 제품들은 사용자 자신의 취향이나 쓰임새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요즘 한창 유행인 홈씨어터 시스템을 컴퓨터로 꾸미고 싶다면 중급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중급 이상의 메인보드들은 6채널 사운드 기능을 기본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사운드카드를 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의 컴퓨터 용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메인보드를 고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조립의 편의성, 레이아웃이 좌우

메인보드는 컴퓨터를 이루고 있는 각 요소를 한데 모은 제품인 만큼 다양한 커넥터와 포트들이 존재한다. 이런 커넥터와 포트들이 여기저기 마구 얽혀 있다면 어떨까? 컴퓨터 내부는 매우 복잡해질 것이고 사방에 흩어진 케이블과 부품들로 인해 컴퓨터를 여는 것조차 부담스러울 것이다. 물론 컴퓨터를 수리할 때나 열 배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쿨러를 달 때도 매우 불편할 것이다.

수십 장의 메인보드를 보더라도 고정적인 부분이 몇 가지 있다. 바로 CPU가 꽂히는 소켓과 PCI와 AGP 슬롯의 위치, 외부 입출력 위한 PS/2나 USB 등의 위치가 그것이다. 이 위치는 규격에 따라 표준적으로 일정한 위치에 고정된다. 게다가 이렇게 고정되는 부품들로 인해 메모리 슬롯이나 칩셋의 위치도 대부분 비슷하다. 메인보드에 고정적인 부품을 제외하면 남는 부품은 몇 개가 되지 않는다.

인텔 펜티엄4 메인보드의 구조

그렇다면 메인보드의 레이아웃을 볼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위치를 바꿀 수 있는 커넥터의 대부분은 케이블과 관련된 것이다. 예를 들어 IDE 0/1과 플로피 디스크용 커넥터, 각종 내부 확장 포트(여분의 USB, 내장 사운드의 내부 연결 커넥터, 전원 스위치)의 외부 패널 커넥터 등이다.

메인보드의 전체 크기는 ATX나 마이크로ATX 규격에 따라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이들 커넥터의 위치 배분에 골머리를 썩는다. 특히 PCI 슬롯의 수가 6개로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 하나 더 많은 제품이나 이더넷, 사운드, RAID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넣는 제조사라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메인보드의 레이아웃을 보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우선 케이블을 연결하도록 되어 있는 커넥터의 위치를 파악한다.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이 CPU와 CPU 팬용 연결 커넥터의 위치이다. 대부분의 메인보드들이 이 부분만큼은 잘 배치해 두고 있어 힘들지 않다. 전원 커넥터도 위치가 중요한데, 펜티엄 4는 ATX-12V 전원을 사용하므로 보통 2개의 전원을 메인보드에 연결해야 한다. 특히 조그마한 4핀 12V 전원 커넥터의 위치를 잘 살펴봐야 한다. 이 커넥터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커패시터와 인접한 위치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인접 커패시터와의 거리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꽂기가 쉬운지, 장애물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면 된다.

다음으로 내장 사운드와 연결된 내부 커넥터의 위치를 살펴야 한다. 대부분 이 커넥터들은 PCI 슬롯 윗부분이나 사이사이 남는 공간에 배치된다. 이럴 경우 컴퓨터를 설치하고 난 뒤 추가로 사운드 장치를 더 연결하고자 할 때 불편을 겪게 된다.

메인보드 레이아웃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이 바로 IDE 0/1 커넥터와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커넥터, 전면 패널용 커넥터이다. 대부분의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공간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IDE 커넥터와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용 커넥터의 위치를 조절한다.

IDE 커넥터와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용 커넥터는 크게 두 가지 모습으로 배치된다. 하나는 PCI 슬롯 아랫 쪽에 세로 형태로 배치해 남는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메모리 슬롯과 평행하게 가로로 배치하는 형태이다. 아비트 BE7과 SRX7-8X는 플로피 디스크용 커넥터가 PCI 슬롯 아래 부분에 공간을 두고 배치되어 있으며 IDE 커넥터들은 메모리 뱅크 밑에 평행하게 배치되어 있어 별다른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SRX7-8X와 알바트론 PX845PE 프로는 4핀 12V 전원 커넥터가 CPU 소켓 윗부분에 커패시터들로 쌓여 있어 전원 커넥터를 제거할 때 약간 불편할 수 있다. 아이윌의 P4HT-K는 4핀 12V 전원 커넥터 앞부분에 작은 커패시터가 있어 케이블을 제거할 때 불편하다. 체인텍의 676B와 에이오픈 AX4PER-N과 기가바이트의 GA-8PE667 프로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레이아웃이나 내장 사운드용 커넥터가 PCI 슬롯과 너무 붙어 있다는 문제가 있다. ECS의 red S648 프로와 red i845PE의 경우 12V 전원 커넥터 근처에 장애물이 많아 케이블 제거가 쉽지 않다.

IDE 커넥터와 플로피 디스크용 커넥터를 세로로 배치한 유니텍 845PE Fury와 유니텍 648Max는 세로 길이를 길게 해 레이아웃을 깔끔하게 구성한 648Max와는 달리 845PE Fury는 세로 길이를 그대로 두었다. 각 커넥터들을 PCI 슬롯 바로 아래에 배치해 PCI 장치로 인한 케이블 배치가 불편하게 되어 있다. 유니텍 Tank Ultra Twin 프로 역시 648Max처럼 세로 길이를 길게 해 레이아웃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레이아웃과 함께 보아야 할 부분이 바로 메인보드의 크기이다. 에이오픈 AX4PER-N이나 유니텍 648Max, 유니텍 Tank Ultra Twin 프로, 기가바이트 GA-8PE667 프로, 아비트 BE7/SRX7-8X, 체인텍 676B처럼 다른 메인보드에 비해 약간 더 큰 길이를 가진 메인보드를 구입할 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케이스에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요즘 케이스 크기를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는 추세에 따라 세로 공간이 부족한 케이스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메인보드도 패션 시대!

메인보드는 겉으로 봐서는 각 제품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그리고 메인보드는 장식품도 아니고 밖으로 노출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외관상 특징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컴퓨터를 조립하고 나면 메인보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컴퓨터 부품들이 외부에서는 볼 수 없으므로 외관상의 차이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들을 보면 그래픽카드든 사운드카드든 고급스럽고 보기에 좋은 것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추세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는 굳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제품이 보기도 좋아야 한다는 일종의 자기암시를 위한 방법이 아닐까.

최근 들어 컴퓨터가 가전화되면서 부품들도 보기 좋게 만들려는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다. 내부가 들여다보이도록 투명 아크릴을 달고 컴퓨터 내부에 네온을 달아두거나 어항이나 화분을 넣어두는 등의 튜닝 케이스는 더 이상 마니아들의 전유물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메인보드의 색상이 보기 좋다면 그것도 제품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요즘 나오는 메인보드들은 청색이나 황색 바탕의 PCB에 흰색과 검정색의 슬롯을 사용했던 예전 제품에 비하면 너무나도 화려해졌다.

아이윌 P4HT-K와 유니텍 648Max, 유니텍 Tank Ultra Twin 프로는 강렬한 빨간색 PCB를 채용하고 있어 모든 사람의 시선을 확 끄는 매력이 있다. 또 기가바이트 GA-8PE667 프로와 알바트론 PX845PEV Pro는 시원하면서 깔끔한 군청색 계통의 PCB를, ECS red i845PE와 red S648 프로는 아름다운 보라색 계통의 PCB를, 에이오픈 AX4PER-N과 유니텍 845PE Fury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기는 검정색 PCB를 채택하고 있다. PCB의 색상에 따라 제품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요즘에는 제조사에서 PCB 색상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PCB의 색상과 제품의 성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 PCB의 색상은 PCB를 만드는 단계에서 코팅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 성능상의 차이는 없다.

제조사의 ‘우리제품 예쁘게 보이기’는 비단 PCB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아이윌의 P4HT-K는 보통 흰색인 PCI 슬롯과 메모리 슬롯의 색깔도 빨간색으로 해 통일감을 주고 있으며, 기가바이트의 GA-8PE667 프로는 AGP 슬롯과 메모리 슬롯에 보라색을 입혀 바탕색인 군청색과 잘 어울리게 했다. 한편 유니텍의 845PE Fury와 Tank Ultra Twin 프로는 PCI를 비롯한 AGP 슬롯, 메모리 슬롯, 각 커넥터 등의 색상에 파란색과 노란색을 사용해 바탕색과 큰 대조를 이루도록 했다. 또한 다른 메인보드들도 대부분 메모리 슬롯과 각 커넥터에 다른 색을 사용해 사용자가 쉽게 각 부분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색상을 이용한 시각적 효과를 쓰고 있다.

메인보드 선택의 제 1원칙, 확장성 점검

메인보드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확장성 점검이다. 컴퓨터의 모든 부분은 메인보드로 연결되기 때문에 확장성은 매우 중요하다. 외부 기기와의 연결을 돕는 외부 입출력 포트와 내부 기기를 연결하는 각 슬롯을 살펴보면 각 메인보드의 확장성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메인보드들이 5개의 PCI 슬롯과 1개의 AGP 슬롯을 가지고 있다. 이런 구성은 각 칩셋 업체들이 기본적으로 5개의 PCI 슬롯을 스펙에 정해두었기 때문이다.

유니텍 648Max나 에이오픈 AX4PER-N, 기가바이트 GA-8PE667 프로처럼 6개의 PCI 슬롯을 가진 제품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제품들은 여섯 번째 PCI가 다른 장치의 주소를 공유하도록 되어 있다. 5개의 PCI 슬롯은 서로의 IRQ를 공유하지만 나머지 1개의 PCI 슬롯은 다른 장치의 IRQ를 공유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변장치를 꽂았을 때 호환성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물론 6개의 PCI 슬롯을 가진 메인보드들은 바이오스에서 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각 슬롯에 강제로 IRQ를 할당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요즘에 나오는 주변장치들은 대부분 IRQ 공유를 고려하고 만들어지므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체인텍 676B는 특이하게 ISA 슬롯을 제공한다. ISA 슬롯은 구형 TV 수신카드나 사운드카드 등 구형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CNR 슬롯을 가지고 있는 메인보드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절반 정도의 제품에는 CNR 슬롯이 남아 있다. CNR 슬롯은 Communication/Network Riser의 약자로, 말 그대로 네트워크나 통신에 관련된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를 위한 슬롯이다. 원래 각 칩셋 업체들은 사우스브리지에 네트워크나 모뎀에 관련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CNR 슬롯을 사용하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네트워크나 통신 기능을 담당하는 장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CNR 슬롯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워낙 랜 카드나 모뎀의 가격이 저렴해져 잘 사용하지 않는 추세이다.

각 메인보드마다 2~3개의 메모리 뱅크(DIMM)를 제공한다. DDR 메모리를 사용할 경우 호환성 문제로 인해 대부분 칩셋 업체들은 2개의 메모리 뱅크만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단면 메모리 또는 DDR 266 메모리를 사용하는 특수한 경우에 한해 3개의 메모리 슬롯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2개보다는 3개의 메모리 슬롯을 제공하는 메인보드를 쓰면 더 융통성 있게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호환성 문제를 애초에 해결하기 위해 메모리 슬롯을 두 개만 제공한다고 해서 이를 단점으로 볼 수는 없다.

이외에도 더 많은 ATA 장치를 사용하거나 RAID 시스템을 통해 더 빠르게 하드디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RAID나 외부 ATA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메인보드도 있다. 이런 부가 기능들은 반드시 메인보드의 원가 상승을 가져오므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능인지를 판단하고 구입해야 한다. 특히 RAID 기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정교하거나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외부 기기를 위한 인터페이스는 대부분 백패널을 통해 제공된다. 시리얼/패러럴 포트와 PS/2, USB, 1394 포트 외에도 이더넷이나 내장 사운드 기능까지 모두 외부 기기를 위한 인터페이스로 가정한다면 PC 규격에 따라 모든 메인보드는 2개의 PS/2 포트와 2개의 시리얼 포트, 1개의 패러럴 포트를 기본 내장하고 있다. 여기서 다루는 13종의 메인보드 에이오픈 AX4PER-N과 아이윌 P4HT-K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 규격을 따르고 있다.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아무리 보급형 제품이라고 해도 이제 사운드 기능은 기본으로 내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제품만 제외하고는 내장 사운드가 모두 6채널이다. 이는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홈 시어터 부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특히 아이윌 P5HT-K나 아비트 BE7은 라인 인/아웃 단자, 마이크 입력 단자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후방, 센터/우퍼 출력단자에 광 출력이 가능한 S/PDIF 아웃 단자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내장 사운드 기능이 ‘단지 사운드 카드 기능을 가지고 있다’의 개념을 넘어 메인보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특히 아이윌의 P4HT-K는 시리얼 포트 하나를 희생하면서까지 사운드 기능을 강화해 내장 사운드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사운드 기능과 함께 10/100Mbps 이더넷 컨트롤러도 메인보드의 필수 기능에 포함돼 있다. 보급형 제품처럼 가격에 민감한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이더넷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별도로 랜 카드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도록 배려하고 있다. 사운드나 이더넷 기능이 메인보드에 통합됨으로써 사용자는 두 가지의 이점을 얻을 수 있는데, 하나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각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장형인 만큼 호환성이나 내부 오류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USB와 IEEE 1394의 비중이 늘어난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USB가 2.0으로 향상되면서 USB의 활용 가치는 더욱 높아져 요즘엔 최소 3~4개의 USB 포트가 제공된다. 기가바이트의 GA-8PE667 프로의 경우 4개의 USB 포트를 확장할 수 있는 가이드를 기본으로 제공해 총 6개의 USB 포트를 제공하는 셈이다. 외부 주변기기와의 연결성을 강조한 제품으로는 ECS red i845PE를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4개의 USB 포트 이외에도 멀티미디어 장치와의 연결에 주로 쓰이는 IEEE 1394 포트까지 기본으로 제공한다.

사용자에 따라 시리얼 포트나 게임 포트가 필요하다면 사전에 해당 포트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많은 회사에서 시리얼 포트의 수를 줄이고 있으며 게임 포트는 아예 제거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알고 쓰면 유용한 부가 기능

칩셋 업체가 한정되고 제조사들의 기술 수준이 비슷해져 제조사에 따라 각 메인보드의 특성을 만들기가 어려워졌다. 따라서 메인보드 제조사들은 두 가지 방향으로 자사 제품을 차별화하고 있다. 첫 번째 차별화 전략은 가격이다. 성능이나 기능적 차이를 만들 수 없다면 차라리 기본 기능에 충실한 대신 가격을 낮추자는 것. 이런 현상은 중소 업체들에서 주로 나타나며 ECS나 EPoX 등도 브랜드에 따라 이런 전략을 사용한다. 두 번째 차별화 전략은 바로 부가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아수스, 기가바이트, 아비트, MSI 등 제조사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기능들을 제품에 포함시켜 놓았다.

특히 CPU나 AGP 슬롯 등의 전압이나 FSB의 클럭 등을 직접 조절하고 싶은 사용자라면 각 메인보드들에 이런 기능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조절하는 부가 기능은 자칫 제품 전체의 밸런스를 무너트려 안정성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사용자들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이런 기능이 아예 없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할 수 없는 관문, 성능 테스트

각 제품의 성능은 어떤지 알아보자. 우선 모든 제품을 최적의 상태로 돌려 성능을 평가하는 방법은 벤치마크에서 자주 쓰이는 방법이므로 여기서는 동일한 조건에서 기본적인 성능만을 보도록 하겠다. 먼저 산드라 2003 프로페셔널을 이용한 CPU 성능 테스트를 통해 각 메인보드가 CPU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테스트 항목은 Dhrystone ALU와 Whetstone FPU/iSSE2이다.

<표 3>을 보면 대부분의 메인보드들이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인텔 칩셋을 사용한 제품들이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P4X266 칩셋을 쓴 보급형 제품들 역시 크게 떨어지는 모습은 아니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이 테스트는 최고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는 아니다. 더 좋은 메모리를 지원하는 i845PE, SiS648, P4X400 칩셋을 쓴 제품은 이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도 있을 것이다.

<표 4>는 차원 그래픽을 사용해 시스템을 분석할 수 있는 퀘이크 III와 3D마크 2001 SE로 테스트한 결과치다. 퀘이크 III는 640×480@16bit로 테스트해 메모리 인터페이스 부분을 보고자 한 것이며, 3D마크 2001SE는 1024×768@16bit로 테스트해 전체 시스템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했다.

i845PE 칩셋을 사용한 제품들의 결과치가 가장 좋았으며, 비아 칩셋을 사용한 제품 역시 인텔 칩셋에 견줄만한 성능을 보여줬다. 특이하게도 메모리 인터페이스의 성능을 나타내는 퀘이크 III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던 점수가 전체 시스템 성능을 보는 3D마크 2001 SE에서는 상대적으로 SiS648 칩셋을 사용한 제품들이 낮은 성적을 받았다.

이런 현상은 기존의 SiS 칩셋에서도 나타났었던 것으로, 원인은 바로 칩셋 내의 메모리 타이밍에 있다. SiS는 메모리 인터페이스 자체의 속도는 인텔과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지만 메모리에서 받은 데이터를 적절한 타이밍으로 다른 장치에 나눠주는 부분은 경쟁업체들에 비해 뒤쳐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원인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적은 양의 데이터가 메모리로부터 이동해 메모리 인터페이스의 속도를 볼 수 있는 퀘이크 III에서는 비아나 SiS 칩셋이 인텔에 비해 별로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3D마크 2001SE처럼 지속적으로 대량의 데이터가 이동할 때는 성능이 크게 저하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테스트 외에 사우스브리지의 ATA 컨트롤러의 성능을 알아보는 DTR(Data Transfer Rate) 테스트에서는 모든 메인보드들이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인텔의 ICH4를 사용한 메인보드들은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모습을 보여줬다. SiS는 DTR 자체는 그리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지만 하드디스크의 버스트 전송에서는 꽤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각 메인보드의 성능을 알아봤지만 기본적으로 비슷한 상황을 주면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만큼 벤치마크에서 등장하는 작은 수치의 차이에 너무 민감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고 볼 수 있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DDR 400 메모리를 쓸 수 있는 SiS648이나 P4X400 칩셋을 장착한 제품들은 DDR 400 메모리를 쓰면 보다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는 점도 잊지 말자.

사후 지원·관리도 중요하다

모든 제품이 그렇겠지만 메인보드는 당장 구입한 제품에 대한 성능이나 기능보다는 구입한 뒤의 사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아주 가끔 발생하는 제품의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바이오스 업데이트(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해줘야 하는 이유는 하드웨어의 문제 수정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능을 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와 소프트웨어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품이 나온 직후 각종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테스트하지만 내구성이나 사후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당장 알아볼 길이 없기 때문에 메인보드는 구입 후 사후 지원·관리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각 제품의 사후 지원·관리 사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용자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온라인에서 다른 사용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오래된 제품일지라도 지속적으로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해주는지, 그리고 해당 제조사가 출시한 제품이 나중에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일은 없었는지 등을 알아보면 된다.

제조사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었다면 그 다음은 국내 유통사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 보통 제조사가 사후 관리를 잘 해준다고 하더라고 국내 유통사가 제대로 지원해주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사에 대한 인지도 역시 사용자 모임에 가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반면 국내 사용자들에게 사후 지원·관리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용자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사후 지원ㆍ관리를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조사가 이를 감수하려면 제품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사후 지원이 잘 되는 업체라면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해도 좋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총평 메인보드 정글에서 보석 찾기

앞에서 언급한 모든 내용을 일일이 따지면서 메인보드를 구입한다면 분명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물론 각 항목을 다 생각하고 산다는 것은 복잡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구매 습관을 한 번 익혀둔다면 다른 제품을 구입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므로, 모든 항목을 다 따져보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항목만이라도 잘 살펴보기 바란다.

지금까지 살펴본 13종의 메인보드들이 대부분 성능이나 기능상으로는 비슷하지만 제각각 개성을 살리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각 제품의 이런 특징들을 잘 파악하고 제품을 구입하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13종의 메인보드 중 모든 제품이 사운드 기능을 내장한 만큼 값비싼 사운드 성능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내장 사운드를 활용하면 전체 시스템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을 것이며 랜 카드까지 필요한 소비자는 이더넷 기능을 내장한 제품을 고르면 된다.

각 제품들의 전체적인 모습을 살펴본 결과 체인텍의 676B는 단순 사무용 컴퓨터나 컴퓨터의 사용 용도가 제한적인 가정에서 쓸 PC에 적합하며, 유니텍 Tank Ultra Twin 프로는 당장 보급형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나중에 고급 PC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또한 아비트 SR7-8X와 ECS red S648 프로, 유니텍 648Max, ECS L4VXA2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최신 기능을 맛볼 수 있어 마니아 층에게도 적합하다. 특히 ECS의 red S648 프로는 IEEE 1394와 4개의 USB 2.0 포트를 내장하는 등 확장성이 뛰어나 여러 가지 주변기기를 쓰는 사용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한편 비용을 조금 더 들여서라도 호환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을 찾는 소비자라면 845PE 칩셋을 사용한 제품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유니텍 845PE Fury와 에이오픈의 AX4PER-N, 알바트론 PX845PEV Pro, ECS red i845PE는 가격은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인텔 845PE 칩셋의 성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제품들이다. 그리고 약간 더 눈을 높여서 뛰어난 6채널 사운드 기능과 다양한 부가 기능을 원하는 고급 사용자라면 아비트 BE7이나 기가바이트의 GA-8PE667 프로와 아이윌 P4HT-K를 선택하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