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 새성장엔진 달아라

일반입력 :2003/01/02 00:00

김홍식 기자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걸맞은 세계 최고의 이동통신기술을 확보해 나가겠습니다."(김용석 삼성전자 통신연구소 수석연구원)"올해 우리는 LCD 상용화 30년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종주국인 일본을 제치고 우리가 1등이라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여상덕 LG필립스LCD 상무)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은 지금 차세대 성장엔진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바로 도태된다는 배수진을 치고 신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반도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신화 등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장엔진을 만들어낸 것처럼 또 다른 세계 1위의 차세대 성장엔진을 만들자는 것이다. `세계 최초·세계 1위'만이 우리 산업의 살 길이기 때문이다.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말 서울·기흥·분당·구미에 분산돼 있던 관련 연구개발(R&D) 인력을 수원의 최첨단 연구소로 통합했다. 5~10년 후를 대비한 미래사업을 발굴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삼성전자 통신·네트워크·무선 등 정보통신네트워크 총괄 산하의 연구개발인력은 2000명. 이 가운데 수백명은 차세대 이동통신과 관련된 미래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표준 제정에서부터 관련기술의 특허 확보와 상용화까지, 차세대 기술의 태동에서부터 상용화까지 모든 공정에서 세계 최초, 세계 1위를 실현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삼성전자 통신연구소 김용석 수석연구원은 "우리의 상대는 TI·인텔·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이라며 "칩에서부터 시스템·단말기는 물론 동기·비동기 기술까지 종합적인 기술개발 및 검증능력에서 우리가 이들에 뒤질 게 없다"고 자신했다.차세대 이동통신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멀티미디어' 기술을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디지털가전·컴퓨터·반도체·통신기술 등 `완벽한' 인프라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융합기술로 글로벌 경쟁사를 제치겠다는 것이다."상상을 해보십시오. 5~10년 후 상상 가능한 모든 소비자용 기기가 디지털로 연결됩니다. 우리가 개발중인 이동통신기술은 3Gㆍ4G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모든 디지털기기를 연결하는 새로운 통신세상을 주도해 나갈 것입니다."2002년 12월 LG필립스LCD 구미공장에서는 기쁨의 환호성이 터졌다.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2002년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52인치 박막액정표시장치(TFT LCD)를 개발해낸 것이다. D램에 이어 대형 TFT LCD 분야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52인치 제품개발을 주도했던 여상덕 모니터/TV 개발부문 상무는 2002년 2월 K프로젝트로 명명한 52인치 TV용 TFT LCD를 개발하는 비상회의에서 "K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우리는 30년의 LCD 상용화 역사를 새로 쓰는 것"이라며 연구원들과 결의를 다졌다. 이때부터 25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은 밤낮을 잊고 10개월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52인치 제품이 눈앞에서 동작하는 환희의 순간을 맞은 것이다.이들은 이제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2002년 12월 말 54인치 제품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1위 자리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비장한 각오를 하고 있다.LG필립스LCD의 52인치와 삼성전자의 54인치 제품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정보가전 전시회인 `CES'에 나란히 전시돼 세계 대형 TFT LCD시장을 한국이 제패했다는 사실을 과시할 예정이다.국내에서 개발하는 대형 TFT LCD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더 이상 새롭지가 않다. 국내 개발진은 "우리는 누구도 해 보지 않은 새로운 것을 해내는 데 이력이 붙었다"며 "세계시장 제패에 있어 최대 걸림돌은 외부가 아닌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동통신연구소 180명 연구원의 새해 목표는 `제2의 CDMA신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2010년경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4세대(G) 이동통신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황승구 무선전송기술연구부장은 "아직 초기단계라 책임감과 부담감이 크지만 자신 있다"며 "표준제정·특허확보에서부터 상용화를 위한 기술요소별 프로토타입 개발에까지 ETRI의 활약을 기대해달라"며 환하게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