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마 : 올해 1월부터 시작한 슈마 강좌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군. 자, 힘을 내서 마지막 주제인 케이블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 허접군, 케이블이 뭐라고 생각하나.
허접군 : 글쎄요. 한 마디로 정의는 못 내리겠지만 컴퓨터를 네트워크와 연결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죠. 예전에 사무실내 자리 이동이 있었는데 인터넷이 안되길래 고장 신고를 했더니, LAN 케이블이 빠져서 그랬다며 혼이 난 기억이 있습니다.
슈마 : 당연하지. 장애가 생겼다고 가 봤는데 케이블이 빠져 있으면 정말 허탈하지. 케이블은 네트워크 장비와 장비를 연결하는데 필요한 장치로, 사람 몸에 비유하면 신경조직과 같다고 할 수 있지. 케이블은 지원 속도와 거리에 따른 여러 종류로 구분할 수 있어(표 1).
허접군 : 도표를 보니 무슨 암호문 같군요. 영어도 많고 종류도 많고. 제일 먼저 나오는 10Base-T부터 무슨 뜻인지 설명해주세요.
슈마 : 10Base-T/FL에서 10은 10Mbps의 속도를 말해. Base는 ‘Baseband’의 약자로, 하나의 회선에서 한 가지 종류의 신호만을 전송한다는 뜻이지. 보통 LAN 등의 디지털 신호를 양방향으로 보낼 수 있는 디지털 방식을 말하며, 이더넷, 고속 이더넷, 기가비트 이더넷 등의 데이터 통신은 모두 베이스밴드라고 생각하면 돼. 이 방식은 가격이 저렴하고 속도가 좋은 반면, 상대적으로 거리에 제한이 많이 있지. 베이스밴드와 상대되는 말로 브로드밴드 방식이 있는데, 브로드밴드는 하나의 회선에 여러 신호를 뭉쳐서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 동시에 보낼 수 있지. 여러 신호를 전송할 때는 MUX라는 장비를 사용하게 되는데, 전화나 케이블 TV 네트워크 등이 브로드밴드 방식을 사용해. ADSL도 브로드밴드 방식의 대표적인 예인데, ADSL은 DSLAM 장비가 바로 MUX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지. T, FL, TX, FX 등은 미디어 매체를 나타내는데 T는 트위스트 페어(Twist Pair) 케이블로 두 가닥을 꼬아 놓은 모양의 케이블을 말해.
미돌양 : 그렇구나. 100Base는 100Mbps를, 1000Base는 1000 Mbps(1G)를 베이스밴드 방식으로 전송한다는 이야기이며, Base 다음에 붙는 FL, TX, FX 등은 미디어 매체를 표현하는군요. 이들 미디어 매체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슈마 : Base 다음에 FL, FX 등 F(Fiber)가 있으면 광케이블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TX, T 등 T(Twist)가 있으면 UTP나 STP 등의 트위스트 페어(꼬인 두가닥선)라고 생각하면 돼. 10Base-FL은 ‘Fiber Optic InterRepeater Link’의 약자로, 광섬유 케이블을 이용해 10Mbps 전송속도의 베이스밴드를 지원하는데, 이 케이블은 UTP 카테고리 3 케이블을 사용할 때 생기는 100미터 이내의 거리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광케이블로 변환해 거리를 연장할 때 사용하지.
슈마 : 100Base-TX는 100Mbps 속도를 지원하는 트위스트 페어로, UTP 카테고리 5 케이블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지. FX는 두 가닥의 멀티모드 광섬유 케이블을 의미해.
허접군 : (표 1)에 보면 UTP 카테고리 5는 미디어 매체와 상관없이 100미터를 지원하는데, STP는 10Base-T에서는 500미터, 100Base-TX에서는 100미터로 지원거리가 다른데 왜 그런가요.
슈마 : 케이블 미디어에 따라 속도별 지원거리가 다르며, UTP 카테고리 5는 10, 100, 1000Mbps 등 여러 속도를 100미터까지 지원한다는 말이고, STP/coax는 10Mbps의 속도에서는 500미터까지 지원하고, 100Mbps 속도는 100미터, 1000Mbps 속도는 25미터로, 속도가 높을수록 지원거리가 짧아져. 그러니까 특성에 따라 케이블을 잘 선택해야겠지.
미돌양 : 음, 10Mbps의 속도가 필요한 경우는 10Base-T나 100Base-TX, 1000Base-XX 모두 10Mbps 이상의 속도를 지원하므로, 가장 속도 지원이 큰 1000Base로 설치하면 되지 않나요?
슈마 : 물론 그렇지. 하지만 케이블 공사비나 설치할 네트워크 장비의 인터페이스에 따라 달라져야지. 100Mbps의 속도가 필요한 환경인데 1000Base 지원 광케이블을 설치한다면 비용면에서 낭비가 심하지. 네트워크 장비의 광 인터페이스 설치 비용, 광케이블 공사비, 설치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고가이거든. 때문에 UTP 카테고리 5로 공사하는 것이 비용을 생각한다면 더 효과적인 방법이지.
허접군 : 광케이블은 싱글모드와 멀티모드로 나뉘던데 어떻게 다른가요.
슈마 : 광케이블은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해 전달하고 있어. 싱글모드는 하나의 광신호를 이용해 원거리까지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국제전화를 연결하는데 주로 사용돼. 멀티모드는 여러 개의 광원을 순차적으로 여러 각도로 전달하는 것으로, 주로 LAN용(단거리)으로 사용해. 일반적으로 광케이블 자켓 색상이 주황색이면 멀티모드이고, 노란색이면 싱글모드라고 생각하면 돼.
허접군 : 집에서 전화용으로 사용하는 케이블은 구리선이라고 하던데 그럼 광케이블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나요?
슈마 : 일반 가정에서 전화국까지는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구리선을 주로 사용하지. 하지만 향후 화상과 같은 대용량의 정보 전달이 필요할 경우, 고속 전송이 필수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광케이블로 이를 대체하고 있어. 국가와 국가 간에는 거리도 멀고, 사용 회선 수도 많으므로 구리선 보다는 광케이블로 연결하게 돼. 구리선이라면 수만 가닥이 필요할 것이, 광 케이블은 몇 가닥이면 같은 용량을 내기 때문에 공사도 쉽고, 비용도 저렴하지. 더구나 광케이블을 써야 중간 신호 증폭을 하는 중계 장비도 적게 설치할 수 있어. 자, 이제부터는 LAN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UTP 케이블에 대해 알아볼까. UTP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나?
미돌양 : UTP는 ‘Unshield Twisted Pair’의 줄임말로, 풀이를 하면 ‘차폐가 안된 두 가닥씩 꼬인 케이블’이라고 할 수 있죠. 특징은 카테고리(category)라는 케이블 등급에 따라 속도나 가격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와 상대되는 말로 STP(Shielded Twisted Pair)라는 케이블도 있는데 이것은 ‘차폐가 된 두 가닥씩 꼬인 케이블’이라고 하더군요.
슈마 : 음, 많이 알고 있군. 덧붙인다면 (그림 6)과 같이 STP 케이블은 은박지와 같은 것이 외부의 전기적인 잡음으로부터 케이블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변전소 등 전기적인 특성이 강한 특수한 곳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어. 일반 빌딩, 건물 사무실은 대부분 UTP 케이블을 사용하지.
미돌양 : UTP 케이블에 비해 STP 케이블은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슈마 : 그렇지. 과거 토큰링이 많이 사용됐던 80년대 중반에는 STP 케이블도 많이 사용했었어. 토큰링 환경에서는 UTP 카테고리 3 케이블 보다는 STP 케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지원거리도 더 길고 세그먼트당 연결 노드 수도 더 많기 때문에 많이 사용했었지.
허접군 : 예전에 UTP 케이블을 만드는 과정을 한번 본 적이 있어요.
미돌양 : 그래? 어떻게 하는데?
허접군 : 제일 먼저 UTP 탈피기로 회색 표피를 벗기더니, RJ-45 캡(CAP)을 넣고, 내부선이 2가닥씩 서로 꼬인 선을 부채꼴 모양으로 펴서 일정하게 자른 다음, RJ-45 잭을 넣고 공구툴로 압착을 시키더군요.
미돌양 : 그런데 그렇게 임의대로 UTP 케이블을 만들면 제대로 동작하는지 걱정될 것 같아요. 정상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슈마 : LAN 테스터로 알아볼 수 있지. 만약 스트레이트 케이블을 만들었다면 LAN 테스터에 케이블 양쪽을 연결한 후, 마스터와 슬레이브 테스터에 있는 LED(방광소자)의 불빛을 살펴보면 돼. 녹색불이 위에서 아래로 순서대로 들어오면 케이블이 정상이며, 슬레이브에 빨간색이 들어오거나 순서가 바뀌면 잘못 만든 것이지. 크로스 케이블은 슬레이브 테스터기의 LED 순서가 첫 번째, 세 번째, 두 번째, 네번째 순으로 녹색불이 들어와야 정상이야.
허접군 : 그런데 UTP 케이블은 내부의 선을 왜 힘들게 꼬아 놓았나요?
슈마 : 선끼리 수평으로 있으면 전기적인 영향이 생겨 데이터 전송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런 장애를 없애기 위해 꼬아 놓은 것이지. 속도가 빠를수록 꼬임수도 많은데 10Mbps 속도의 카테고리 3는 12인치(1피트)당 3∼4회 정도 꼬였고, 100Mbps 속도의 카테고리 5는 1인치당 3∼4회로, 더 많이 꼬여 있지.
미돌양 : 그럼 카테고리 3는 10Mbps 속도이고, 카테고리 5는 100Mbps 속도를 지원하니, 카테고리 5가 더 많이 꼬여 있겠군요.
슈마 : 그렇지. UTP는 총 8가닥으로 구성돼 있는데, 파란색, 오렌지색, 그린색, 갈색의 4가지 기본 색상과 이들과 각각 쌍을 이루는 4가닥의 흰색 선이 있지. 단색 8색상보다 2가닥씩 꼬인선 간에 혼합으로 된 것이 작업하기가 수월해. 스트레이트 케이블 작업시에는 UTP 8가지 색상을 표준에 따라 RJ-45 커넥터에 핀(PIN) 배열 구성을 해야 돼.
허접군 : 허브와 PC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만들 때 UTP 케이블 색상과 RJ-45 핀 극성없이 같은 색상으로 스트레이트로 연결해도 통신이 잘 된다고 하던데 맞나요?
슈마 : 표준 케이블 핀 극성을 맞추지 않어도 통신은 되지. 하지만 케이블 공사를 하다보면 전원선과 같이 케이블이 포설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전원으로부터 전기적인 영향을 받아서 카테고리 5 케이블임에도 불구하고 100m 거리까지 100Mbps 속도를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해.
허접군 : 카테고리 5가 100m를 지원한다는 의미는 101m부터는 통신이 안된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나요?
슈마 : 표준에서 말하는 100m는 전기 등 외부 영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테스트했을 때 그렇다는 의미로, 실제 설치할때는 안정성을 위해 일반적으로 90미터 정도까지만 사용하지.
허접군 : 일반 전화는 2가닥으로 통화를 하는데, UTP 케이블은 8가닥 모두를 사용하나요?
슈마 : 실제로는 4가닥만 사용하면 돼. RJ-45 잭에 있는 1, 2, 3, 6번을 사용해. 통신은 송신과 수신으로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저속인 전화는 2가닥으로 송수신이 가능해. 하지만 고속인 데이터는 송신용 2가닥, 수신용 2가닥을 사용해 총 4가닥을 사용하지. 1, 2, 3, 6번은 송신과 수신의 짝을 맞춰야 하므로 잘못 연결하면 통신이 안되지.
허접군 : 와, 사무실에 있는 RJ-45 커넥터를 모아서 금 한돈 만들어야 겠구만.
슈마 : 꿈 깨는게 좋을 듯. 모르긴 해도 수천개의 커넥터는 모아야 겨우 금 반돈이 나올까 말까 하니까.
미돌양 : 케이블을 자세히 보니 다음과 같은 숫자가 적혀 있던데. 무슨 뜻인가요.
AMP NETCONNECT CATEGORY 5e CABLE E138034 24AWG
007427682FT 007427684FT
슈마 : AMP는 케이블 제조업체명이며, 카테고리 5e는 케이블 규격으로, 100Mbps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지. 007427682FT는 케이블의 길이를 알 수 있도록 한 표시야(2피트마다 표시). 끝나는 숫자에서 시작 숫자를 빼면 지원 거리를 알 수 있지. 예를 들어 시작이 680FT이고 끝이 750FT라면 70피트라는 의미지.
허접군 : 줄자로 길이를 측정해도 되지 않나요?
슈마 : 케이블을 바닥이나 천정으로 포설하다 보면 직선이 아니라 우회하는 경우가 많아서 줄자의 직선 거리로는 정확한 거리 측정이 안돼. 때문에 같은 구간에서 여러 개의 케이블링을 하려면 하나의 선을 넘긴 후 거리를 확인해서 같은 길이로 잘라서 사용할 수 있지
미돌양 : 집에 PC 두 대가 있어요. 이들을 케이블로 서로 연결해서 자료를 공유하려고 하는데 UTP 케이블만 있으면 되나요?
슈마 : 공유 프로그램과 케이블이 필요한데, 윈도우 2000/XP에서는 공유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어. 허브와 PC 간에는 스트레이트 케이블을 설치해야 하는데, 참고로 허브와 허브 간 연결이나 PC와 PC 간 연결시에는 크로스 케이블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마. 단, 허브에 업링크(up link) 포트가 있는 경우는 스트레이트 케이블을 사용하지.
허접군 : 왜 PC 간 연결에는 크로스 케이블을 사용해야 하나요?
슈마 : PC NIC는 RJ-45 잭을 통해 케이블과 연결되는데 RJ-45 잭에 1, 2번은 송신을 담당하고, 3, 4번은 수신 역할을 해. 한쪽 PC에서 보낸 송신 내용은 상대방에서 수신으로 받아야 하므로 한쪽의 1, 2번은(송신) 상대방의 3, 6(수신)으로 연결하고, 한쪽의 3, 6(수신)은 상대방의 1, 2(송신)로 연결해야 하므로 크로스 케이블이 되는 거지.
1(송신)--- 3(수신)
2(송신)--- 6(수신)
3(수신)--- 1(송신)
6(수신)--- 2(송신)
허접군 : 케이블은 좀 쉬울까 했는데 공부하다 보니 종류도 많고 특징들도 다양하군요.
슈마 : 당연하지. 사람의 신경 조직과 같은 일을 담당하고 있는 걸. 다음 시간에도 계속해서 케이블에 대해 알아볼텐데, 네트워크 토폴로지와 빌딩내 LAN 배선 시스템에 대해서 예습해 오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