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관한 이론 서적을 본 사람이라면 컴퓨터에는 주 기억 장치와 보조 기억 장치라는 저장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 중에서 주 기억 장치는 메모리로 CPU에 여러 데이터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일시적이며 매우 제한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보조 기억 장치는 플로피 디스크와 하드 디스크처럼 제한적인 메모리를 보완하고자 만든 기억 공간이다.
강력한 홍수 통제소, 하드 디스크
컴퓨터에서 처리되는 데이터의 양이 증가하면서 플로피 디스크는 사실상 그 역할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장치가 되어버렸다. 1.44MB에 불과한 플로피 디스크는 고속 네트워크나 다른 매체와의 경쟁에서 도태된 것이다. 이에 비해 하드 디스크는 고정식 매체라는 특징을 잘 살려 아직까지도 대표적인 저장장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드 디스크의 구동 원리는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바와 같이 금속 재질의 플래터에 자기 형태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것이다. 하드 디스크 제조사들은 헤드와 플래터의 재질을 개선함으로서 속도와 기록 용량을 향상시켰다. 이는 하드 디스크가 고정식이므로 인터페이스와 외형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제조사가 임의로 변경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현재 하드 디스크는 MB당 가격이 가장 저렴하며 보조 기억 장치 중에서는 읽고 쓰는 속도도 가장 빠르다.
또한 하드 디스크는 플래터의 크기와 장수를 조절함에 따라 그 크기와 동작 특성을 다르게 할 수 있어, 하드 디스크와 비슷한 구조를 응용해 다양한 용도에 쓸 수 있는 저장장치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5인치 노트북용 하드 디스크와 1인치 하드 디스크, 1인치 이상의 두께를 갖는 고성능 서버용 하드 디스크 등을 들 수 있다.
하드 디스크는 저장장치로서 매우 훌륭한 성능을 제공한다. 저장장치로서 가격, 성능, 용량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것이 하드 디스크이다. 그렇다면 하드 디스크만으로 저장장치에 대한 모든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너무나 당연히 ‘아니오’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이 만든 물건에는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하드 디스크의 단점은 ‘고정식’에서 오는 문제점이다. 플로피 디스크와 달리 하드 디스크를 오랫동안 살아남게 해준 고정식이라는 이점이 반대로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하드 디스크는 중심을 기준으로 빠르게 회전하는 플래터에서 데이터를 읽어오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구조는 고정식에서나 가능한 방법이다. 빠르게 회전하는 플래터와 플래터에 기록된 데이터를 읽기 위한 헤드 사이의 공간은 불과 수 마이크로미터로 약간의 충격에도 헤드는 플래터에 흠집을 내거나 원하는 위치를 찾지 못해 데이터를 읽지 못하게 된다.
이런 문제는 성능이 더 뛰어나고 저장용량이 더 클수록 심하게 나타나므로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다. 또한 플래터를 회전시키기 위한 구동부가 들어가는데다가 플래터가 원반 형태로 크기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가장 강력한 저장장치인 하드 디스크는 충격과 크기라는 단점으로 인해 휴대용 매체를 비롯한 모든 방면에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휴대용 저장장치의 필수 요소
휴대용 저장장치의 시초는 플로피 디스크이다. 고정식으로 개발된 하드 디스크와는 달리 플로피 디스크는 처음부터 휴대용으로 개발된 매체이다. 물론 지금은 용량과 속도 면에서 다른 매체에 밀려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지만 플로피 디스크를 살펴봄으로써 휴대용 저장장치가 가져야 하는 요구 조건들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우선 플로피 디스크는 휴대용 매체이니만큼 가볍고 크기가 작아야 했다. 이를 위해 저장장치의 기록 매체와 헤드, 인터페이스, 제어부 같은 기록 매체 이외의 부문을 분리할 필요가 있었다. 기록 매체만 들고 다니고 나머지 부분은 고정식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기록 매체만 휴대하면 되므로 크기와 무게가 작다는 것이며, 단점은 이를 읽을 수 있는 전용 드라이브가 대중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헤드부와 기록 매체가 분리되다보니 읽고, 쓰는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도 함께 갖고 있다.
플로피 디스크가 휴대용 매체로서 가지고 있던 특징 중 또 하나는 표준 규격이 있다는 것이다. 기록 매체와 드라이브가 분리된 형태뿐만 아니라 모든 휴대용 저장장치에게 있어 표준화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플로피 디스크처럼 분리형 매체의 경우 표준을 명확하게 정해놓지 않으면 제조사에 따른 호환성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곧 대중화의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표준 문제는 USB 드라이브처럼 현재 출시되는 독립형 저장장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플로피 디스크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휴대용 저장장치는 휴대하기 편리해야 하며 명확한 표준에 따라 호환성이 좋아야 한다. 이 외에도 이동 중에도 데이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록 매체가 안전해야 하며, 반영구적으로 기록 가능한 비휘발성 매체여야 한다는 점도 휴대용 저장장치가 갖춰야 할 사항이다.
휴대용 저장장치 어떤 것이 있나
초고속 인터넷과 대용량 멀티미디어 파일의 보급으로 다양한 휴대용 저장장치가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방식의 HDTV가 서서히 보급됨에 따라 HDTV를 수신하고 저장할 수 있는 저장매체도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휴대용 저장매체로 플래시 메모리와 CD-R 정도만이 떠오르겠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꽤 다양한 저장장치들이 시중에 보급돼 있다. 우선 휴대용 저장매체는 CD 매체처럼 빛을 이용한 광스토리지 분야와 비휘발성 메모리인 플래시 메모리 분야, 그리고 하드 디스크와 비슷한 구조를 활용하는 하드 디스크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합리적인 광스토리지
광스토리지 분야는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CD-R 미디어가 포함되어 있는 분야로 CD 이외에도 다양한 매체가 있지만 현재로선 CD와 DVD가 대표적이다. 광스토리지 분야는 플로피 디스크처럼 기록 매체와 드라이브가 분리된 형태이다. 광스토리지 분야의 대표적인 매체는 CD-R/RW로 700MB의 용량을 갖고 있으며(공식적인 기록 용량은 700MB까지이며, 700MB 이상 제품은 비표준 제품이다.) 150KB/s을 1배속으로 현재 최고 48배속 제품까지 나와 있다. CD-R/RW에 이어 차세대 저장장치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록형 DVD 역시 광스토리지 분야이다.

CD-R/RW 매체는 플로피 디스크와 버금갈 정도로 보급이 잘 이뤄진 CD-ROM 드라이브를 등에 업고 있어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CD-R/RW는 MB당 가격이 저렴한 편이며 비교적 고용량인 700MB를 거의 반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직경 12cm의 얇은 디스크를 사용하므로 휴대하기에도 편리하다. 광스토리지 분야는 CD-R/RW의 후속으로 DVD 기록 매체를 준비하고 있다. DVD 기록 매체는 DVD-R/RW/RAM로 4~17GB의 기록 용량을 제공하며 CD-R/RW처럼 DVD-ROM 드라이브 보급이 잘 되어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DVD 기록 매체에 대한 업계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4.7GB 미디어 한 장을 기록하는데 2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등 아직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하드 디스크의 외출
하드 디스크 분야는 고정식 저장장치인 하드 디스크를 활용하거나 하드 디스크와 유사한 구조를 사용한 저장장치가 속해있다. 예전에 출시된 EZFlyer나 JAZZ 드라이브, ZIP 드라이브 등은 하드 디스크와 유사한 구조이면서도 플로피 디스크처럼 드라이브와 기록 매체를 분리시켜 놓은 장치이다. 하드 디스크의 구조를 활용한 제품들은 비교적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며 용량대비 가격면에서도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었으나 하드 디스크의 단점인 충격에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물론 저장 용량을 줄이면서까지 충격에 대한 다양한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하드 디스크 분야에서 휴대용 저장장치가 나올 수 있을까. 앞에서 언급했듯이 하드 디스크는 성능과 가격적인 면에서는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만 충격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휴대용 저장장치로는 부적합하다. 그러나 2.5인치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회전수와 기록 밀도가 낮은 2.5인치 하드 디스크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3.5인치 하드 디스크에 비해 성능과 저장 용량은 조금 떨어지지만 충격에 대한 내성은 훨씬 강하다. 물론 2.5인치 하드 디스크 역시 플래터가 회전하므로 구동 중에 발생하는 충격에는 약하다. 정지 상태에서의 충격은 1~2미터에서 떨어뜨려도 안전할 정도로 강하다. 이처럼 충격에 강한 2.5인치 하드 디스크는 성능과 용량면에서 일반 하드 디스크에 비해 뒤지기는 하지만 휴대용 저장장치 중에서는 독보적인 성능과 가격을 제공한다. 2.5인치라는 크기 역시 담배갑 정도의 크기로 들고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다.
너무 성급한 독자들이라면 벌써 ‘그럼 빠르고, 저렴한 2.5인치 하드 디스크를 쓰지 되지 다른 저장장치를 사용할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하드 디스크는 어디까지나 내장형 장치이다. E-IDE나 SCSI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컴퓨터나 기기 내부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하드 디스크를 휴대용 저장장치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하드 디스크를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외장 하드 케이스로 2.5인치나 3.5인치 하드 디스크를 USB 2.0이나 IEEE 1394 등의 고속 외장 인터페이스와 연결해 외부에서 쓸 수 있도록 해준다. 요즘은 콤보(COMBO)라는 이름으로 USB 2.0과 IEEE 1394 인터페이스를 모두 갖춘 제품도 있으며 전원은 USB 포트로부터 끌어와 따로 어댑터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외장 하드 케이스에서 중요한 부분은 E-IDE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USB 2.0이나 IEEE 1394로 바꿔주느냐이다. E-IDE로 알려진 ATA 인터페이스는 병렬 형태로 데이터를 전송하지만 USB 2.0이나 IEEE 1394 같은 외장 인터페이스들은 직렬 형태로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한다. 따라서 이 사이에서 데이터를 적절히 변환해야 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며 이 무언가에 따라 제품 성능 또한 결정된다.

ATA 같은 내장 인터페이스를 USB 2.0이나 IEEE1394 인터페이스용 데이터로 변환해주는 칩을 브리지 칩이라고 한다. 이 브리지 칩에 따라 내장 하드 디스크의 성능을 밖에서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지 여부가 판가름나게 된다. 아직까지는 먼저 출시된 IEEE 1394용 브리지 칩의 성능이 좋은 편이며 USB 2.0용 브리지 칩 역시 IEEE 1394용 브리지 칩과 버금가는 성능을 내는 칩들이 나오고 있는 추세다.
외장 하드 케이스를 구입할 때는 먼저 Ultra DMA/100 등 하드 디스크의 최신 기능을 모두 수용하고 있는지 여부와 하드 디스크를 쉽게 연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전원 문제 등 편의성과 연관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해야 한다.
외장 하드 케이스를 활용한 휴대용 저장장치는 가격과 성능, 저장 용량면에서 다른 장치를 압도한다. 하지만 모터 구동부가 있는 만큼 전력 소비가 심하고 수 백 MB의 용량만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에게는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휴대용 저장장치의 혁명, 플래시 메모리
현재 휴대용 저장장치로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 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한 장치들이다. 반도체를 사용한 메모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크기가 작고 가벼우며 동작 특성도 괜찮은 편이어서 여러 방면에 사용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메모리는 DRAM 반도체로 전기를 공급해주지 않으면 기록된 데이터가 모두 지워져 버리는 휘발성 메모리이다. 휘발성 메모리는 전기를 공급해줘야 할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데이터를 갱신해줘야 하기 때문에 저장장치로는 부적합하다.

플래시 메모리는 반도체를 활용한 DRAM의 장점을 유지한 채 휘발성 매체라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플래시 메모리와 일반 DRAM과의 차이는 비휘발성이라는 것 이외에 읽고, 쓰는 단위의 차이로 DRAM 등 컴퓨터용 주 메모리로 사용되는 RAM은 바이트 단위로 주소를 지정할 수 있는데 반해 플래시 메모리는 몇 개의 블럭으로 묶여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재기록이 가능한 EEPROM에서 출발한다. 플래시 메모리는 읽고, 쓰는 기준을 바이트가 아닌 블럭으로 지정해 둬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른 것이다. 플래시라는 이름도 순식간에 몇 개의 블럭을 빠르게 지울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다.
하지만 플래시 메모리가 정말 플래시(섬광)처럼 빠른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인터페이스 문제로 인해 레이턴시(데이터를 기록하는데 걸리는 지연 시간)가 길며, 데이터 전송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다. 아울러 가격 역시 저렴한 편이 아니라는 단점이 있다.
현재 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한 저장장치는 크게 독립형 장치와 매체형 장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매체형 장치에 대해 알아보면, 매체형 장치란 CD-ROM이나 플로피 디스크처럼 드라이브와 기록 매체가 분리된 것을 말한다.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에 들어가는 플래시 메모리가 여기에 해당된다.
디지털 장비의 단짝, 매체형 플래시 메모리
매체형 플래시 메모리는 크기가 매우 작으며, 저장 용량이 크지는 않지만 8MB부터 256MB까지 다양해 여러 휴대용 기기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제조사별로 다양한 형태가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매체형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는 컴팩트 플래시(Compact Flash) 타입 I & II, 스마트미디어(SmartMedia), 메모리 스틱(Memory Stick), 시큐어 디지털(Secure Digital), 멀티미디어 카드(MultiMedia Card) 등 여섯 가지가 넘는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유통되다 보니 여러 개의 매체형 플래시 메모리를 읽을 수 있는 전용 리더기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매체형 플래시 메모리 중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은 스마트미디어와 컴팩 플래시이다. 스마트미디어는 크기가 약간 큰 대신 납작해 보관이 쉽고 두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MP3 플레이어나 크기가 작은 디지털 기기에 많이 사용된다. 컴팩 플래시는 크기가 작은 대신 약간 두껍다는 단점이 있지만 데이터 보존성이 좋고, 최근 들어서는 전력 소비나 성능, 저장 용량 면에서도 다른 플래시 메모리를 압도하고 있어 디지털 카메라와 PDA 등에 많이 사용된다. 컴팩트 플래시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다양한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컴팩트 플래시의 슬롯에 여기에 맞게 만들어진 다른 기기를 달아 메모리가 아닌 다른 장치로서도 활용할 수 있다.

MP3 플레이어나 디지털 카메라 등 디지털 장비를 많이 쓰는 사용자라면 각 장치의 메모리 타입을 미리 확인해서 기왕이면 같은 메모리 타입을 사용하는 장치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처럼 매체형 플래시 메모리는 그 자체가 기억 장치에 지나지 않는 수동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비해 독립형 플래시 메모리는 그 자체로서 독립된 하나의 저장장치로 동작하기 때문에 능동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독립형 플래시 메모리는 플래시 메모리에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드라이브를 함께 넣어놓은 것이다.
Just Plug-in, 독립형 플래시
대표적인 독립형 플래시 메모리로는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USB 메모리 드라이브를 꼽을 수 있다. 간단히 USB 포트에 꽂기만 하면 하나의 드라이브로 인식돼 하드 디스크처럼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다.
현재 USB 메모리 드라이브는 16MB부터 512MB까지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있으며 여러 업체에서 참여하고 있어 가격도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USB 메모리 드라이브는 대부분의 컴퓨터에 장착되어 있는 USB 포트를 사용하므로 호환성이 뛰어나고 기본적으로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므로 크기 또한 매우 작다. 아울러 다양한 업체가 참여하면서 보안 기능 등 다양한 부가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 나오고 있어 활용도 또한 높다.
이처럼 플래시 메모리는 크기가 작고 쉽게 쓸 수 있어 휴대용 메모리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기록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DRAM 업체들이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아 플래시 메모리 분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은 충분히 하락할 수 있다. 그리고 멀티비트 셀 방식 등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플래시 메모리의 기록 용량과 속도 또한 차차 해결되는 추세이다. 가격과 성능만 해결된다면 플래시 메모리는 차세대 저장장치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한편 저장장치의 용도로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RAM 중에서도 FeRAM이나 MRAM 같은 비휘발성 메모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 RAM들은 비휘발성인데다가 가격까지 저렴해 휴대용 저장장치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비휘발성 RAM에 대해서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5년 내에 지금의 DRAM처럼 널리 사용될 것이다.

대용량 멀티미디어용 디지털 저장장치
지금까지는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저장장치에 대해 알아봤다. 하지만 디지털 TV가 등장하면서 컴퓨터는 또 다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TV가 본격 방송에 들어가게 되면 이를 기록하고 편집할 수 있는 새로운 매체가 필요하게 된다.
디지털 방식의 고화질 HDTV를 녹화하기 위해서는 신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디지털 방식의 기록 장치가 필요한데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JVC가 1996년 4월 제안한 D-VHS이다. D-VHS는 최대 24시간(고화질(HS) 모드는 최대 4시간)의 디지털 방송을 녹화할 수 있으며 HDTV 규격에 따라 MPEG2 방식으로 기록된다. 디지털 방식이므로 이를 IEEE 1394 등의 고속 외부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D-VHS 대응기기와 컴퓨터를 연결하면 방대한 용량의 새로운 영상 저장용 장치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현재 D-VHS는 일본을 위주로 서서히 보급되고 있으며 JVC, 파나소닉 등의 가전 업체에서 D-VHS 대응 기기를 선보이고 있는 추세이다.

용도에 맞게 고르는 저장장치
지금까지 일반 사용자들이 접할 수 있는 저장장치를 종류별로 살펴보았다. 앞의 내용을 잘 읽어보면 내게 필요한 저장장치가 어떤 것인지 대략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며, 저장장치를 선택할 때 살펴보아야 하는 항목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앞의 내용을 토대로 각 저장장치의 쓰임새를 정리해 보자.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하드 디스크는 데이터 저장장치로서 굳건한 위치를 지켜나갈 것이다. 다만 하드 디스크를 보조할 저장장치는 그 용도에 따라 다양한 제품들이 공존하게 될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보관하거나 데이터를 백업할 목적으로는 보존성이 높고 부피가 작은 CD-RW나 기록형 DVD가 적합하며, 데이터의 이동이나 임시 파일의 저장, 보안이 필요한 데이터 등은 플래시 메모리에 저장하면 된다. 아울러 방대한 영상 데이터의 수용을 위해 여러 매체가 떠오르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기록형 DVD와 D-VHS가 가장 유력하다. 물론 DRAM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FeRAM이나 MRAM처럼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저장장치가 등장할 수도 있다.
그 종류가 많다고 해서 저장장치를 고르는 것에 고심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사용하는 데이터가 동영상처럼 일회성으로 대용량이라면 속도와 용량만을 생각하고 저장장치를 고르면 된다. 간단한 파일을 저장하거나 옮길 때 혹은 임시 저장소가 필요하다면 기록 용량보다는 안정성과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매체를 선택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필요한가’이지 ‘어떤 것이 더 뛰어나냐’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