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플레이를 이용한 MP3「아이리버 iDP-100」

일반입력 :2002/08/01 00:00

문성욱

아이리버의 iDP-100은 이같은 선택 기준을 모두를 수용하는 MP3 플레이어로 데이터 플레이어라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를 사용해 대용량과 휴대성을 모두 강조하고 있다.

아이리버는 MP3 CD 플레이어를 전문적으로 생산해온 대표적인 국내 제조사이다. 아이리버에서 새롭게 선보인 iDP-100은 기존의 CD 대신 데이터 플레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를 채용했다. 데이터 플레이는 마치 마이크로드라이브에 사용된 작은 하드디스크처럼 CD와 같은 광학 디스크를 소형화 시키고 용량은 CD에 근접한 500MB의 대용량을 기록할 수 있다.

데이터 플레이는 MP3 플레이어 이외에도 저장장치로도 쓸 수 있다. 아이리버 iDP-100 역시 MP3 플레이어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이동형 드라이브로서의 기능을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미디어의 크기는 거의 500원짜리 동전에 가깝고 얇아 휴대가 간편하며 본체를 작게 디자인 할 수 있는데 결정적인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데이터 플레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채용하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이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가 아직 몇 군데에 불과하며 미디어 자체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사실상 데이터 플레이를 미디어로 사용한 국내 최초의 MP3 플레이어인 iDP-100은 미디어의 크기를 살려 소형화시키지는 못했다.

아쉽게도 데이터 플레이에 사용되는 기계적인 메커니즘은 데이터 플레이를 개발한 제조사에서 라이센스 받아서 사용하고 있다. 비슷한 타사의 제품 역시 거의 같은 크기인 것을 보아서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아직 드라이브 메커니즘이 작은 미디어의 장점을 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플레이의 기록 방법은 기존의 CDRW나 PD와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한번만 기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삭제가 불가능하다. 또한 디스크의 양면으로 기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면당 250MB의 데이터만 저장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디스크를 뒤집어 넣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데이터 플레이에 사용되는 미디어는 현재 이메이션만이 1년간의 독점 생산할 수 있으며 가격이 디스크 당 1만원에 가깝기에 가격적인 메리트는 아직까지 없다.

iDP-100은 한손에 움켜질 정도의 크기에 독특한 디지안을 채택했다. 흰색의 원형 본체에 투명 플라스틱을 부착한 본체는 생각보다 내구성이 뛰어나다. CD와 마찬가지로 데이터 플레이 자체도 충격으로 음이 튀거나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특별한 구조 덕분에 웬만한 충격이나 떨어뜨림에도 제품에 손상이 적다.

다만 이 때문에 전체적인 두께가 커졌으며 크기에 비해 무겁다. 물론 주머니 속에 충분히 넣고 다닐 수 있지만 처지고 툭 튀어나온 모양새 때문에 어정쩡하다. 이를 보안하고 좀더 간편한 휴대를 위해 별도의 벨트클립이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인이 벨트클립의 사용을 기피한다는 점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미디어의 삽입방식은 생각보다 불편하다. 미디어를 넣는 부분에 있는 고무로 만들어진 커버는 미디어를 삽입하거나 꺼낼 때 상당히 거추장스럽다. 또한 미디어를 빼낼 때 고무커버가 닫쳐 있으면 미디어가 튀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기계적인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MP3의 재생이나 기능은 기존 아이리버의 MP3 CD 플레이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 LCD는 크기도 비슷할 뿐만 아니라 메뉴구성이나 설정 방법도 동일하다. 백라이트를 지원하며 동작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한글은 물론이고 일본어, 한자까지 출력할 수 있다.

조작을 위한 버튼은 조그 다이얼을 채택해서 전체적인 버튼의 숫자를 줄이고 조작이 쉽다. 자주 사용하는 재생이나 볼륨은 별도의 버튼으로 분리해 편리하다. 다만 전원과 홀드 기능을 하나의 스위치로 처리했으며 조그 다이얼의 조작 기능이 기존의 리모콘에 있던 기능과는 달라 기존의 아이리버의 MP3 CDP 사용자라면 착각하기 쉽다.

또한 이젝트 버튼의 기능이 분명하게 표시돼 있지 않아 매뉴얼을 읽어보아야 미디어를 분리할 수 있을 정도로 인터페이스가 산만하다. 전용 리튬이온 충전지를 사용하며 본체에 어댑터를 연결해 직접 충전하도록 했다. 배터리는 분리가 가능하기에 추가로 구입하거나 교환할 수 있다.

또한 배터리의 사용시간도 비교적 길다. 아쉽게도 iDP-100에는 리모콘을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있음에도 이어폰만 제공한다. 또한 별도의 라인 인/아웃 단자는 없으며 음악은 반드시 PC를 통해서만 전송받을 수 있다. 사용된 USB단자는 전용 단자를 사용해 케이블 사용이 제한적이다.

크기와 음질 모두를 만족시킨다

iDP-100에 채용된 데이터 플레이의 기계적인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데이터 플레이의 제조사에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드라이브 및 소프트웨어 설치과정은 상당히 복잡할 뿐만 아니라 인식에 오류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몇 번의 드라이브와 소프트웨어의 설치 과정을 거듭한 결과 정상적인 설치가 가능했다.

iDP-100는 MP3 플레이어로서 뿐만 아니라 데이터 저장 장치의 기능을 함께 수행한다. 연결된 iDP-100는 하나의 이동형 드라이브로 인식되기 때문에 파일을 저장하듯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플레이의 특성상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좀더 독특한 방법이 사용된다.

실제 하나로 드라이브로 잡혔지만 이것은 가상의 드라이브이며 실제 데이터 플레이어의 미디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든지 기록과 삭제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에는 최종 레코딩 버튼을 누르며 그제야 가상 드라이브의 최종 사태를 미디어로 옮기게 된다. 한번 기록된 데이터는 삭제가 불가능하다.

또한 가상 드라이브에 기록후 미디어에 옮기지 않았다고 해도 재부팅이나 차후 해당 미디어를 삽입하면 하드디스크에 기록된 데이터를 통해서 예전의 기록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데이터 플레이를 구성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버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성도 의심스럽다.

기록 과정이나 데이터의 보존성에는 문제를 삼기 어렵지만 소프트웨어와 드라이브는 아직까지 완전하지 못하다. 그래서 몇 번의 미디어의 삽입과 배출과정을 반복할 때에는 가상의 이동형 드라이브가 정상적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처럼 사용 중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아쉽게도 MP3와 같은 음악파일을 iDP-100에서 재생하고자 한다면 이동형 드라이브를 통한 기록법은 사용할 수 없다. 저작권 문제로 iDP-100를 통해 직접 재생하고자 하는 파일은 반드시 별도의 파일 변환 과정을 거쳐서 데이터 플레이로 옮겨지게 된다.

물론 250MB 공간에 그 이상의 파일을 저장하지는 못하겠지만 최고 기록할 수 있는 파일의 개수도 500개로 한정돼 있다. 또한 변환된 데이터는 다시 다른 파일로 바꿀 수 없다. 미디어의 인식시간은 마치 MP3 CD 플레이어를 보는 느낌처럼 느리다. 디스크의 인식 시간은 느리지만 인식된 미디어 내의 파일의 검색은 빠르다.

하지만 미디어 자체의 기록시간은 고속의 CDRW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78MB의 MP3 파일을 변환하는 과정이 7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튼튼한 외형 덕분에 재생 중 음이 끊기는 등의 하드웨어적인 문제는 단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볼륨은 40단계로 나누어지며 다른 어떠한 MP3 플레이어보다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출력이 높은 만큼 음이 갈라지는 문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재생이나 음악에 관한 기능은 기존의 아이리버의 CD 플레이어의 기능을 완전히 도입해 다양한 재생모드와 음장모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사용자 설정이 가능해 자신의 좋아하는 소리의 색깔을 맞출 수 있어 음질을 중요시하는 사용자게 더없이 좋은 기능이다. 음질은 흠잡을 때 없다.

높은 출력을 바탕으로 한 다이내믹한 사운드와 깔끔한 음색이 돋보인다. 번들로 제공되는 이어폰 역시 전문 헤드폰 제조사인 젠하이저의 저가형 모델로 다른 이어폰으로 바꾸지 않고도 충분히 좋은 음질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사운드와 작은 크기를 손안에 넣기에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비싼 본체의 가격은 물론이고 미디어 가격도 아직까지 데이터 플레이를 일반인이 접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만약 작은 크기에 대용량의 MP3와 데이터 저장장치를 원한다면 아이리버의 iDP-100가 정답이지만 안정화되지 못한 소프트웨어의 기능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