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새로운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자동차와 IT의 전면적 결합, 텔레매틱스(Telematics)시대가 바짝 다가섰다. 텔레매틱스는 간단히 말해 자동차에 무선이동통신 모듈을 장착해서 항법, 교통정보, 차량 원격제어, 안전진단, 무선 통신 등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즉 자동차공학과 컴퓨터, 통신기술이 복합되는 기술이다. 실제로 미국 GM에 의해서 운영되며 가장 성공적으로 상용화된 것으로 평가받는 온 스타(On Star) 서비스를 살펴보자. 낯선 곳에서 길을 잃은 운전자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상담원과 연결되고 GPS(Global Positioning Satellite:위성 위치추적)로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는 상담원은 운전자에게 정확한 길을 친절히 안내해 준다. 또한 사고가 발생하면 긴급 구난 버튼을 눌러 연락을 취할 수 있고 에어백이 터지면 자동으로 센터에 연락이 된다. 센터는 곧바로 차량 위치에 구급차와 견인차를 출동시킨다. 땅덩이 넓은 미국에서 안성맞춤인 서비스다. 이 밖에도 주유소나 호텔, 식당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너도나도 참여를 선언현재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영상 네비게이션 서비스와 차량의 이상유무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안전 관련 서비스, 인터넷 접속 서비스까지 진보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이동통신 망사업자,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황금어장을 향해 출항했다. 완성차 업계는 차량판매 이외의 부가적인 서비스로 고객들의 충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텔레매틱스 사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할부, 보험, 정비 등 자동차 판매 후 모든 서비스를 고객과 연결시킬 수 있는 자동차 사업 CRM의 핵심 매개체가 될 전망이다. 이동통신망사업자는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상황을 타개할 돌파구로 텔레매틱스 서비스을 보고 있다. 현재 인간 이외에 무선 통신기기을 휴대할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자동차이다. 여기에 기존 차량 항법장치, AV시스템, 이동통신 장비 등을 생산하던 업체들은 물론이고 인텔, IBM, MS 등 공룡 IT기업까지 여기에 가세해서 텔레매틱스 시장을 한껏 달구고 있다. 해외 텔레매틱스 현황
미국 : GM의 온스타가 가장 선도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GM 가입자는 이미 15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와 퀄컴이 합작한 윙캐스트(Wingcast)가 서비스를 준비중이고 다임러 크라이슬러도 텔레에이드(TeleAid)라는 서비스를 갖춰나가고 있다. 미국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응급 비상상황 지원을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네비게이션 등이 장착되는 고가의 서비스가 아니라 음성지원만 되는 저가의 단말기가 설치되고 있다.일본 : 일본은 대도시의 극심한 교통 혼잡 때문에 일찍부터 GPS를 이용한 네비게이션이 발달했고 장착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현재 네비게이션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이동중이다. 도요타의 모넷(MONET) 닛산의 컴패스링크(COMPASSLINK) 혼다의 인터내비(InterNavi) 등이 텔레매틱스 서비스 중이다.유럽 : 교통정보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유럽은 텔레매틱스 시장 역시 네비게이션과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고급 사양의 제품들이 준비중이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등이 선두에 서있다. 움츠러든 대우차에 꿈을, 대우 드림넷(dreamnet.dm.co.kr)텔레매텍스 사업과 관련해서 가장 선도적으로 준비를 해온 곳은 대우진영이다. 대우자동차와 대우자동차판매, 대우통신 그리고 KTF가 손을 잡고 드림넷이라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11월 1일부터 시작한다. 드림넷은 휘청거리는 대우자동차 때문에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다가 최근 GM과의 협상이 호전되면서 박차를 가하게 됐다. 국내 최초의 텔레매틱스 서비시인 드림넷은 GM 온스타를 벤치마킹한 결과물이다. 음성으로 상담원과 연결해서 교통안내를 받을 수 있고 충돌시 센서가 작동해 본부에 연락을 취하는 등 온스타 서비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주로 안전과 보안 등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시작한다.
그룹의 미래를 건 SK 엔트랙(www.ntrac.co.kr)SK 엔트랙은 그룹 차원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리며 텔레매틱스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거대 이동통신망 사업자인 SK텔레콤, SK주유소, 자동차 정비체인망 스피드메이트, 중고차 매매 엔카, 화물차 정보서비스 엔트럭 OK캐시백 등이 모두 텔레매틱스 비즈니스 모델에 동참하게 된다. 최태원 회장이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정성을 많이 쏟고 있다. 대우 드림넷이 음성서비스만 제공하는 데 비해 SK엔트렉은 최고급 네비게이션 단말기부터 휴대폰까지 차별화 된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고객층에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작은 고추, 네스테크 (www.nex-tek.co.kr)차량 장착용 컴퓨터인 카맨아이(CARMANi)를 자체 개발했다. 카맨아이는 컴퓨터, 차량용 TV, 디지털 오디오, 네비게이션, 휴대폰 등이 통합된 기능을 수행한다.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고 기본적인 음성 인식이 가능하다. 네스테크는 프라우디(Proudi) 정보 센터와 정비체인망 카맨샵 그리고 KTF 이동통신망을 바탕으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카맨아이는 MS의 Windows CE3.0 for Automotive를 채택하여 완벽한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갖췄다.
돌다리도 두드리며 현대/기아 자동차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 자동차 진영은 차량정보센타를 중심으로 텔레매틱스 사업을 신중히 준비중이다. 현재 LG텔레콤과 이동통신망 사업에 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2002년 하반기 경에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텔레매틱스 서비스 시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른바 Before 시장과 After 시장이다. 이는 텔레매틱스 장비를 언제 어떻게 장착하는가의 문제다. Before 시장은 차량 설계 때부터 텔레매틱스 장비 장착을 염두에 두고 차량을 제작하는 것이다. 주로 자동차 제조업체와 관계업체들이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대우 드림넷의 사업모델이다. 반면 After 시장은 차량이 출시된 후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서 텔레매틱스 장비를 추가로 장착하는 것이다. SK엔트렉과 네스테크가 이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Before와 After 시장 뿐 아니라 음성 기반 서비스와 영상 기반 서비스 중 어디가 주도권을 쥘 것이지도 관심거리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크게 안전과 보안, 원격제어와 진단, 네비게이션과 교통정보, 무선 인터넷 등 4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국내 도로환경과 운전자들의 취향과 습관이 어떤 시장과 서비스에 먼저 손을 들어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치열한 쟁탈전 불투명한 미래한편 텔레매틱스 시장 중 가장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는 곳은 단연 각종 단말기 사업분야다. 현재 부지기수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선 대기업 계열인 현대 오토넷, 현대 모비스, 대우통신,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사업을 시작했거나 적극 검토중이다. 그리고 모빌콤, 카나스, 텔레스타, 한국노바, 휴먼 디지털 테크놀로지, 엘렉스테크, 파인디지털, 네스테크 등의 벤처들이 치열하게 경합중이다. 이밖에도 차량 원격진단 기술을 확보한 모음기술, 디지털 지도기술을 갖춘 만도맵앤소프트, 싱크웨어가 활약하고 있다. 음성기술분야에서는 보이스웨어, HCI랩 등이 텔레매틱스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GPS 관련 기술 업체들과 통신장비 관련 업체들도 다수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사이버뱅크 같은 PDA 업체들 역시 텔레매틱스 시장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무선이동통신 사업 컨텐트 제공업체들의 가세도 잇따를 것이다. 이처럼 많은 국내 IT 벤처기업들이 텔레매틱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텔레매틱스 사업이 단순한 IT기술만 있다고 만사형통이 아니라 자동차 기술과 접목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즉 자동차 분야의 경험이 없이 기존 IT기술만 믿고 사업에 참여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텔레매틱스 시장의 미래가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곳곳에 장애물들이 놓여있다. 한국을 비롯해서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운전 중 휴대폰 사용금지 같은 법적인 제약이 텔레매틱스 시장에 빨간 신호등을 켤 수 있다. 특히 텔레매틱스 장비 중 LCD 스크린은 운전자의 전방주시 집중력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이 높다. 일부 업체는 이런 문제를 돌아가기 위해 음성으로만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지만 음성기술 역시 현 단계에서는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차량의 잡음 등으로 인해 음성인식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아직은 무선데이터 전송속도가 불충분하다. IMT2000 서비스가 상용화되는 시점에나 차량 내 인터넷 사용이 불편 없이 가능할 전망이다. 도시 중심부 대형 건물들에 의해 오차범위가 커지는 GPS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보다 먼저 집고 넘어갈 문제가 바로 텔레매틱스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가장 원초적인 문제는 소비자들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으며 돈을 낼 의향이 있는 가이다. 물론 저렴한 비용이라면 누구든지 편리하고 쓰임새 많은 텔레매틱스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는 이동통신망사업자들과 서비스 업체가 챙겨야 할 기본비용이 너무 많다. 소비자가 최소 월 5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정도 가격이라도 사업자들은 당분간은 적자를 안고 가야 할 형편이다. 따라서 앞으로 텔레매틱스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지 미운 오리 새끼가 될지는 비즈니스 모델의 정교화에 달려있다. 완성차 업체의 경우 고객서비스 강화차원에서 사업을 축소 유지할 수 있겠지만 After 시장을 보고 들어온 사업자들의 경우는 투자비도 못 건지고 사업을 접을 소지도 다분하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서비스료가 주 수입원인 비즈니스 모델에는 회의적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업자들은 소비자에게 받는 서비스료 이외의 사업 가치를 찾아야 한다. 카드, 정유, 모바일 커머스 등 수익원을 다변화시키면서 고객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고객 확보를 전제로 또 하나의 텔레매틱스 사업 성공의 분수령은 서비스업체, 완성차업체, 통신망사업자 등 다양하게 얽힌 주체들이 황금률로 이익을 분배하는 가다. 그 좁은 길목을 먼저 찾는 사업자가 '엘도라도'에 도착할 것이다. @
[연재]「기술로 거듭나는 자동차」더이상 달리지 않는다!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