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디지털 카메라로 만드는 다큐멘터리 영화 ①

일반입력 :2001/04/10 00:00

Dean Mermell

필자는 항상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한 영화 제작을 해왔던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필자는 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한 적도 없으며, 5년 전까지만 해도 유리를 이용한 예술 작품을 제작해 판매했던 것이 고작이었다. 스튜디오에서 값비싼 갤러리들을 제작했으며, 이런 작품들이 판매된 수익으로 계속해서 예술 작품을 제작해 왔다. 물론 이 작업 역시 만족스러웠지만, 무언가가 빠졌다는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다이내믹한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당시 필자에게는 비디오 카메라로 영화를 촬영, 이를 컴퓨터에서 편집하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필자는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한 영화 촬영과 편집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었지만, 친구들이 하는 것을 보니 꽤 재미있는 작업처럼 보였다. 이때 흥미를 느낀 나머지, 비디오 영화에 대해 몇 개의 강좌를 들었고, 필요한 장비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점점 비디오 영화에 몰입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고 짧은 작품(광고 혹은 창작물)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6개월이 지나자, 필자는 유리 공예 작품 일을 완전히 그만두고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 영화 제작 일에 전념하게 됐다. 지난 몇 년간 필자는 완전히 디지털 비디오 작품 제작자의 길을 걸어왔다. 최고급 편집 장비를 구비했을 뿐 아니라, 5∼6개의 잡지에 디지털 카메라에 관한 글과 제품 비교 내용 등을 기고해 왔으며, 디지털 영화 몇 편을 제작하기도 했다. 지금부터 필자가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영화를 제작해 온 과정을 소개하고자 하니 흥미롭게 읽어주기 바란다. 소재 선정1998년 2월, 필자는 발렌타인데이 파티에서 한 손에는 술잔을, 한 손에는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친구의 이름은 페페 오잔(Pepe Ozan)인데,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조각가로, 별난 오페라를 기획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페페가 기획하는 특이한 오페라는 매년 네바다 사막 한 가운데에서 열렸으며, 수백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신비함을 연출하는 가운데 배경 세트를 불에 완전히 태워버렸다. 참가자들은 행사를 위해 몇 달동안 준비하지만, 오페라는 단 하루에 끝나버렸다. 이는 매년 노동절 주에 네바다주 리노시에서 약 1시간정도 떨어진 블랙 락 사막에서 열리는 행사이다. 이곳의 풍경은 달 표면이나 거의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삭막하다. 필자는 페페에게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필자는 '버닝 맨' 오페라의 창작 과정이 '카오스 문화'라고 불릴 수 있는 새로운 문화로의 진입을 의미한다고 생각됐다. 따라서 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를 원했다. 즉, '버닝 맨' 행사에 대한 사실 전달보다, 이것이 갖는 의미 부분을 더 강조하고자 했던 것이다. 필자는 예술가들이 사전에 계획된 대로 광적인 퍼포먼스를 벌이며, 이런 과정에서 만족을 느끼는 것을 필름에 담기를 원했다. 페페는 이런 필자의 제안을 승락했고, 곧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카메라 선택 「소니 VX1000」그 당시에는 어떤 카메라를 사용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별로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누구나 부러워하던 소니 VX1000 모델은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실제로 아직까지도 어떤 사람들은 이 모델만을 고집하고 있기도 하다. 5년 전에 이 모델이 새로 등장했을 때 많은 사용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줬으며, 필자가 계획하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었다. 소니 VX1000은 견고하고 신뢰성있는 모델이었으며, 다양한 촬영 상태에 따라 적합하게 동작하는 제품이었다. 또한 가방에서 꺼내 바로 전원을 켤 수 있고, 전원을 켠 이후에는 몇 초면 포커스가 자동으로 맞춰졌다.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당시 필자는 이 모델을 매우 많이 다뤄 본 상태였으므로, 어떻게 하면 주어진 촬영 컨디션에서 가장 좋은 필름을 촬영할 수 있을 지를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당시 나왔던 기종 중에서, 이처럼 높은 촬영 성능과 즉각적인 조절 기능을 동시에 갖춘 기종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실제 상황은 지나가면 두 번 다시는 카메라에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즉각성과 우수한 성능을 가진 기종은 촬영에 반드시 필요했다. 필자는 소니 VX1000 기종을 1997년에 약 3400불(약 400만원)에 구매했다. 카메라의 앞에는 약 180달러 정도에 구매한 소니 와이드앵글 어댑터 렌즈(VCL-0752H 모델)를 장착시켰다. 한 번 장착시킨 다음에는 계속 장착시키고 작업해온 것 같다. 필자의 촬영 스타일은 대상물에 가깝게 갈 수 있는 한 다가가는 스타일이지만, 또한 각각의 장면에 내용을 부여하기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 와이드렌즈를 사용함으로써 대상물을 주위 환경에 위치시키면서도 대상물에 대한 충분한 집중을 할 수 있게 됐다. 비록 와이드 렌즈를 사용하면 약간의 '피시아이' 왜곡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만일 대상물을 화면의 한쪽으로 약간 치우치게 놓고 배경을 중앙에 오도록 해서 촬영하면 피시아이 왜곡 현상을 최소화시키는 동시에 보다 괜찮은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렌즈에서 가장 필요했던 부분은 렌즈 쉐이드(햇빛 가리개)였지만, 이는 소니에서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필자는 하는 수 없이 전문 렌즈용 72mm 티펜 쉐이드(Tiffen shade)의 고무 부분을 잘라내 렌즈의 앞쪽 부분에 테이프로 고정시켰다. 그렇게 하자 카메라가 약간 바주카포처럼 보이기도 했다. 카메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필자에게 다가와서 고무 햇빛 가리개를 가리키며 "이게 뭡니까?"라고 물어보곤 했다. 필자는 필요한 만큼의 빛 이상은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필자의 조명 도구란 직경 3피트(약 1미터)짜리 접이식 빛 반사판(이는 누군가에게 들어 달라고 부탁하면 된다)과 저가형 카메라 부착식 보조 조명이 전부였다. 필자의 기억에는 이 보조 조명을 전자제품 상가에서 50달러 정도에 구매했고, 배터리와 충전기를 약 50달러 정도에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처럼 저렴하게 주고 산 조명은 정말로 제 값을 다 해주었다. 아주 어두운 배경을 약간만 밝힐 수 있었으며, 너무 주위 밝기를 밝힌 나머지 자연스러움을 해치지 않을 수 있었다. 또한 조명을 켠 상태에서 사람을 근접 촬영할 때에는, 카메라 앞부분에 만들어 둔 고정대를 이용해 투명 종이를 조명 앞에 고정시키곤 했다. 이의 목적은 조명을 보다 부드럽게 만들어줌으로써 촬영 대상자가 눈을 찡그리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조명은 정말로 많은 제품이 나와 있는데, 포터블 방식도 있고 고정식도 있다. 조명을 사용하는 것과, 또한 자연 조명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모두 중요한 기술에 속하며, 야외 필드에서 주로 촬영을 하는 다큐멘터리 필름 촬영자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기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