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광고의 환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실재하지 않지만, 허상의 이미지로 두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가상광고. 드넓은 경기장에 펼쳐진 거대한 이미지가 이제 곧 광고시장의 판세를 바꿀 전망이다. 가상광고란 실제 촬영장에는 없는 가상의 광고이미지나 컴퓨터그래픽을 인위적인 느낌을 주지 않으며 자연스레 삽입된 광고를 말한다. 기업의 로고, 브랜드, 제품 등 광고주의 영상이미지를 프로그램의 방송 시점 또는 제작 시점에 삽입시키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축구경기장 센터서클에 표시된 코카콜라 로고나 공중에 붕 떠있는 닛산 로고 등은 실제 경기장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TV나 인터넷 동영상 시청자에게만 존재하는 듯한 착각을 줄뿐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가상광고는 배너형태의 평면, 3차원적 상징물, 반투명이나 불투명한 이미지 등으로 화면 어디에나 삽입이 가능합니다. 물리적인 광고판이 특정 영역에 고정되어 있는데 반해 가상광고는 관중석 한 복판이나 경기장 바닥, 센터서클 등 시각효과가 극대화된 장소에 표시할 수 있죠."에이알비전 이영민 대표는 가상광고의 광고효과를 강조한다. 그뿐이 아니다. 인터넷 동영상 시청자에게는 CRM을 적용, 개인별로 관심 있는 광고만을 전송해 광고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그야말로 광고주의 입맛을 돋구기에 충분하다. 그러한 이점으로 인해,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나 CBS, ABC, FOX TV 등의 프로야구, 미식축구, 자동차경주 TV 프로그램 등에 종종 등장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99년 1,000만 달러로 미미했지만, 2003년 2억 3,000만 달러, 2005년에는 10억 달러까지 성장하리라 예측된다. 그러나 한국은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광고대행사 제이월터톰슨코리아 이명훈 상무의 설명을 들어보자. "방송위원회 심의규정에는 '광고는 진실하여야 하며 허위나 기만적이어서는 안 되고, 로고 또는 현수막 등 광고효과를 주는 내용을 의도적으로 반복해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어, 규정위반이 될 수도 있죠. 게다가 광고유치의 하락을 염려하는 경기장 운영주체와의 마찰도 예상됩니다."문제해결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경제적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해외 스포츠 시청 시 그곳 경기장의 가상광고를 여과 없이 관람해야만 한다. 반면 우리가 내보내는 2002 월드컵의 전송화면은 해외 기술진에 의해 변환될 수 있다. 광고유치의 막대한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 결국 발빠른 대응에 실패할 경우, 국내 플레이어들의 비즈니스 기회가 상실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