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vs HP FSS 시장 놓고 「티격태격」

일반입력 :2000/08/21 00:00

박현선 기자 PCWeek

막 개화하기 시작한 파일 공유 시스템(File Sharing System) 시장을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이 벌어져 업체간 필화 사건이 벌어질 조짐이다. 경쟁이 상대 솔루션에 대한 흠집내기로 이어지고 있으며 급기야 한국IBM은 한국HP가 불공정 거래에 해당하는 영업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응분의 조치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파일 공유 시스템 시장에서는 IBM 새너제이가 가장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으나 시장 초기 단계로 특별한 주도 세력은 없는 편이다. 따라서 한국IBM과 한국HP간 SAN과 파일 공유 시스템 시장 선점을 위한 날카로운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으며 경쟁 솔루션의 약점을 공격하고 있다.한국HP와 한국베리타스 등은 새너제이가 시스템 리부팅 전까지 각 시스템이 갖고 있는 파일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으며, 같은 파일에 두 대 이상의 시스템이 동시 액세스할 경우 우선권을 놓친 시스템은 접근조차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럴 경우 명령 대기 기능이 없어 우선권을 가진 시스템의 파일 액세스가 끝날 때까지 운영자는 기다렸다가 다시 명령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새너지를 도입한 넷츠고의 경우 속도가 너무 느려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한국IBM은 우선 넷츠고의 속도 문제에 대해 자체 네트워크 문제라고 해명했다. 넷츠고의 요청을 받아 한국IBM이 여러 번 테스트했으며, 서버 애플리케이션간 충돌 여부를 알아보는 추정 테스트를 한 결과 넷츠고 내부의 네트워크 불안정에 따른 속도 저하로 판별됐다는 것.파일 업데이트 문제에 대해서는 새너제이의 운영 오너십을 갖는 마스터 시스템이 윈도우 플랫폼일 때 특정 NFS(Network File System)와 충돌을 일으키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너제이가 지원하는 윈도우 기반 NFS로는 옴니 엔터프라이즈, 인터 드라이브, 허밍 버드 3종류가 있는데, 이 중 허밍버드 사용시 캐시를 OFF로 세팅하지 않을 경우 파일 업데이트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그러나 파일 시스템 업데이트는 NFS가 칼자루를 쥐고 있어 NFS와 파일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체의 서비스 능력에 따른 문제이지, 새너제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한국IBM의 해명이다. 또 두 대 이상의 시스템이 동시에 같은 파일에 액세스할 경우 당연히 재작업 요청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액세스 자체가 불가능하진 않다고 주장했다. Read 명령어의 경우 읽기 전용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Write 명령시 메시지를 보내 다른 시스템이 작업중임을 알려주고 잠시 후 작업하도록 한다.그러나 이 경우 명령 대기 등의 기능은 지원하지 않아 운영자가 재입력을 해줘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한국베리타스 소프트웨어의 강일선 차장은 "연말 발표될 베리타스 VFS의 경우는 명령 대기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반대로 한국IBM은 베리타스의 VFS가 썬과 HP 플랫폼만 지원, 다양한 환경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새너지 역시 마스터 시스템으로는 썬 솔라리스와 윈도우 NT, 윈도우 2000만 지원, IBM 제품이면서도 정작 IBM AIX는 지원하지 않고 있지만 올 4분기에 리눅스를, 내년 상반기에 AIX까지 지원하도록 버전업을 한다는 것.또 한국IBM은 새너제이가 서버 대수를 기준으로 구축 가격을 산정하는데 비해 썬에 특화된 베리타스 솔루션은 각 서버의 스펙까지 기준으로 삼고 있어 새너제이보다 훨씬 고가의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IBM에 따르면 새너지 구축 비용은 플랫폼(유닉스와 윈도우), CPU 24개 초과 여부만 별도로 산정한다. 파일 공유 시스템이 탑재되는 서버 대수는 무시, 전체 SAN 환경 구축에서 새너지 비용은 10%에 불과해 매우 저렴하다고 강조했다.여기까지는 이해 가능한 통상적인 영업 행위로 볼 수 있으나 최근 한국IBM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사건은 SAN 환경의 시스템 도입을 진행중이던 모 업체가 1차에서 결정한 썬 서버 대신 2차에서 HP 서버로 마음을 바꾸면서 발생했다. 한국IBM에 따르면 애초에 새너제이를 포함한 SAN 환경의 썬 서버로 1차 결정됐는데 2차 결정에서 서버가 HP로 바뀌면서 탈락했다는 것.그러나 이후 알아본 결과, 파일 공유 시스템에 매력을 느끼던 고객사에게 한국HP에서 새너지는 파일 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고 속도 또한 느리다는 문서를 보냈다고 한국IBM측은 주장한다. 한국IBM에 따르면 HP 대표이사 직인이 찍히지 않은 문서가 공문 형태로 발송됐으며, 이는 허구의 사실을 허위 공문으로 유포, 불공정한 영업 방해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한국IBM 새너지 사업부의 전성욱 담당은 "아마도 HP 서버쪽 영업 사원이 개인적으로 보낸 문서로 추정된다. 이미 끝난 프로젝트라 더 이상 미련은 없다. 그러나 새너제이에 대한 악성 루머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번 건에 대해 신중한 대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여기에 대해 한국HP 스토리지사업부 쪽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경쟁사 제품인 새너제이를 구두가 아닌 문서로 언급할 정도라면 HP 내부에서도 기술지원부의 자문을 얻어야 한다. 무엇보다 영업사원이 그런 문서를 작성한다는 건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