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美 워너브라더스에 1.4조 베팅한 이유

스타필드·마트서 집객·매출 성과 기대…"재무 안정성 저하 불가피"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14 16:59    수정: 2026/10/14 17:21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콘텐츠를 활용해 체류형 유통 공간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스타필드와 스타필드마켓에서 추진해 온 ‘오래 머물고 다시 찾는 공간’ 전략에 영화·드라마의 세계관을 더하려는 구상이다. 기존 점포에서 집객과 매출 성과를 쌓아 온 신세계가 할리우드 콘텐츠를 통해 방문 목적과 고객층을 넓히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신세계프라퍼티가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 인수에 10억 달러(약 1조 4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룹은 두 회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쇼핑몰과 테마파크 등에 활용해 유통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사업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스타필드·이마트, 여가 공간 더하며 방문객·매출 함께 잡아

신세계그룹은 쇼핑 외에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넓혀 왔다. 고객이 오래 머물며 여러 시설과 매장을 이용하고 다시 방문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DB)

대표적인 공간이 스타필드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 스타필드 하남을 열며 쇼핑·외식·놀이·휴식·문화를 한곳에 모은 체류형 복합쇼핑몰을 선보였다. 이후 고양·안성·수원 등으로 점포를 확대해 왔다.

점포 실적도 성장하고 있다. 스타필드 수원점의 지난해 매출은 1078억원, 영업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8.9% 증가했다. 스타필드 하남점 역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집객과 반복 방문 성과도 나타났다. 올해 개점 10주년을 맞은 스타필드 하남의 누적 방문객은 올해 8월 기준 2억 5000만명을 기록했다. 구매 고객 가운데 10%는 지난 10년간 스타필드 하남을 40회 이상 찾았다.

체류형 공간 전략은 이마트로도 확대됐다. 기존 대형마트에 휴식·문화 공간을 더한 ‘스타필드마켓’을 선보이며 장보기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점포 구성을 바꿨다. 2024년 죽전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일산·동탄·경산점, 올해 월계·군산점을 선보였다.

전환 점포에서는 매출 증가가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스타필드마켓 4개점인 죽전·일산·동탄·경산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매출 신장률인 2.7%를 웃돌았다.

할리우드 체험형 콘텐츠로 '다시 찾을 이유' 확대..."재무 부담은 과제"

신세계는 글로벌 콘텐츠를 활용해 체류형 공간의 경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필드와 스타필드마켓, 스타필드 빌리지 등에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의 IP를 기반으로 체험 시설과 테마공간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센트럴 파드’ 이미지. (제공=신세계프라퍼티)

구체적으로는 ‘미션 임파서블’·‘스타트렉’·‘탑건’·‘해리포터’·‘왕좌의 게임’ 등을 활용 가능한 콘텐츠로 제시했다. 다만 기존 쇼핑몰에 적용할 작품과 시설 형태, 도입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좋아하는 영화·드라마를 직접 경험하는 것을 새로운 방문 목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쇼핑과 휴식을 위해 찾는 고객뿐 아니라 특정 작품과 캐릭터의 팬층까지 끌어들여 고객 접점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방문 목적을 다양화하는 방향은 개발 중인 스타필드 청라에서도 나타난다. 쇼핑몰과 멀티스타디움, 호텔을 결합해 쇼핑과 스포츠·공연 관람, 숙박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이다. 이번 콘텐츠 활용 역시 상품 구매 외에도 고객이 유통 공간을 찾을 이유를 늘린다는 점에서 방향이 맞닿아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의 글로벌 콘텐츠를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오프라인 공간에서 체험 시설이나 테마공간으로 활용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방향”이라며 “신세계프라퍼티가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콘텐츠를 채우는 회사라는 점에서 기존 사업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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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투자를 막 발표한 단계로 IP 활용 계획은 추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과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로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구체적인 협업 방안과 수익창출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여부가 불확실한 점을 감안할 때 투자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