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인천물류센터 화재, 5년전 덕평과 무엇이 같고 달랐나

"복잡한 건물 구조는 비슷...인천은 대형·고층 구조 탓에 화재 진압 더 어려워"

유통입력 :2026/07/22 10:19    수정: 2026/07/22 10:39

쿠팡 인천 32물류센터 화재가 61시간 만에 초진되면서 5년 전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를 넘어 국내 물류센터 화재 최장 진압 기록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두 사고 모두 전기적 요인이 원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인천 물류센터는 대형·고층 구조가 진압을 더욱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보고 있다.

22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서해구 석남동에 위치한 쿠팡 32물류센터에서 난 불은 지난 20일 오후 8시 초진됐으며, 소방 당국은 이날 화재 완전 진압을 위한 잔불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화재 초기 진화에는 61시간이 소요됐으며, 건물 내 잔불이 남음에 따라 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 체계를 유지하며 인력과 장비를 잔불 정리에 투입했다.

이번 화재는 국내 물류센터 화재 기준 초기 진화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존에는 5년 전 발생한 쿠팡 경기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가 55시간으로, 초진까지 최장 시간이 걸렸다.

2021년 6월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 센터 화재현장. 경찰, 소방, 국과수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출처=뉴스1)

‘6·7층 화재’ 인천, ‘전소’ 덕평…건물 규모·투입 인원 등 달랐다

이번 화재와 5년 전 덕평 물류센터 화재는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건물 규모와 발화 양상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쿠팡 덕평 물류센터의 연면적은 12만 7000㎡(지하 2층~지상 4층)인 반면, 인천 32물류센터는 연면적 29만 9000㎡(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로 덕평 물류센터의 2배가 넘는다.

건물 규모는 발화 지점과 화재 규모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물류센터 화재는 6층에서 시작된 불이 외벽을 타고 7층까지 올라갔다. 특히, 소방당국은 전기차 20대 분량의 리튬배터리가 탑재된 로봇 수백 대가 자리한 5층에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했다. 덕평 물류센터 화재는 지하 2층에서 건물 전체로 번져, 물류센터가 전소됐다.

투입된 인력과 장비 수도 다르다. 덕평 물류센터 화재 당시 소방당국은 장비 60여 대와 인력 160여 명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소방관 1명이 순직한 바 있다. 이번 화재에는 장비 142대와 소방관 등 인력 386명이 투입됐으며, 소방 대원 2명이 연기를 흡입하거나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압을 하고 있다.(출처=뉴스1)

복잡한 건물 구조, 화재 진압 지연으로…높은 건물 설계도 장벽

발화 지점, 화재 규모에 따라 동원 장비 등은 달랐지만, 전문가들은 화재 진압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가 접근하기 어려운 내부 구조가 양 사건의 화재 진압을 지연시켰다고 보고 있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건물 내부에 생활용품 등 다량의 가연물이 적재돼 있다”며 “극심한 열 축적과 복잡한 내부 구조로 소방대원이 진입하고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물류 창고들이 복층식(메자닌) 창고 구조를 갖고 있어 이번 사건만의 특수성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이 구조도 어느정도 기여한 부분이 있겠지만, 다른 물류 창고 대비 상대적으로 고층인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화재 진압) 접근 용이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화재 진압 지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쿠팡 인천 32물류센터는 지상 8층 규모지만, 층고를 고려해 일반적인 건물로 환산하면 15층 이상과 맞먹을 정도로 높은 건물이다. 물류센터 층수를 제한하는 기준은 없지만, 건물이 높아질수록 소방대원의 활동이나 이들의 접근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쿠팡 인천 32물류센터는 지상 8층 규모지만, 층고를 고려해 일반적인 건물로 환산하면 15층 이상과 맞먹을 정도로 높은 건물이다.(출처=뉴스1)

과거 물류 창고들은 지하 1~2층, 지상 2~3층 높이로 지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소방 당국이 완진 후 피해 규모와 원인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정확한 발화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기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4월 차단기 고장으로 전력이 일시 차단됐다가 복구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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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덕평 물류센터 화재는 전기 합선이 원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기 화재가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보니 전기 화재일 가능성이 높게 추정된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완전 진화되는 대로 이번 사건 원인을 규명하고, 피해 규모를 분석하기 위해 ‘중앙 화재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완진 예정 시간은 아직 모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