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에서 업무보고, 잠자고…자율주행 시대, 언제쯤 올까

승용차 공급까지는 2035년 전망… "美·中 뛰고 韓 제도 중심 추격"

카테크입력 :2025/10/21 15:00    수정: 2025/10/21 15:16

"자율주행 레벨3는 한계 상황에서 제어권 전환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한적입니다. 가격도 높고,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할 이유가 적습니다. 그래서 레벨 4 중심으로 시장이 열릴 것이고, 버스와 택시를 중심으로 열릴 것입니다."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에이투지) 글로벌정책전략실 최고전략책임자(CSO) 상무는 21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2025 KAIDA 창립 30주년 자동차 정책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자율주행차가 기업간거래(B2B)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기는 2035년 정도로 전망했다.

에이투지는 2018년 설립된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기준 글로벌 11위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췄다. 자율주행은 미국과 중국 기업의 주도하에 이뤄지고 있다. 에이투지는 현재 전국 15개 시도에서 자율주행차 62대를 운영하는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율차를 보유하고 있다.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상무

유 상무는 "(가이드하우스) 순위를 보면 70%가 미국 기업, 20%가 중국 기업으로 90%가 미국과 중국이 치고 나가고 있다"며 "그 다음에 유럽 기업 하나와 한국 기업 하나가 힘겹게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와 레벨4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레벨2는 대표적인 글로벌 완성차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레벨4는 스타트업들이 중심으로 성장하는 방식이다. 고속도로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3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만이 양산차를 공급하고 있다.

유 상무는 "레거시 완성차 중 유일하게 레벨3 인증을 받고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팔고 있는 차가 벤츠인 것이 의미가 있다"며 "테슬라는 오스틴에서 무인 택시를 하면서 실제 판매하겠다라고 여러 가지 공언을 했지만 아직 판매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발표

레벨4 이상 자율주행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조(兆) 단위 투자금과 막대한 기업 가치가 시장 주도의 핵심 요인이다.

그는 "레벨4 이상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들이 열리고 있는데 미국과 중국이 치고 나가고 있다"며 "거대 자본으로 돌아가는 미국과 중국 기업은 자체 예산으로 해외 진출을 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정부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을 수주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기업은 자체 자본으로 자율주행차를 운영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지만, 한국 기업은 정부 사업에 의존해 운영하면서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은 수천대의 자율차가 운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471대에 불과하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발표

유민상 상무는 "미국은 캘리포니아에서만 작년 기준 웨이모 165대 자율주행차를 운영하고 제너럴모터스(GM) 크루즈가 1천119대를 운행하고 있다"며 "모두 자체 예산이다"고 말했다.

이어 "크루즈만 하더라도 17.8조원, 구글은 23조원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자체 예산으로 자율차를 제작해서 운영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에이투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인데, 820억원을 받았다. 이는 미국 기업이 시리즈 A 이하 초기 투자 금액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은 정부가 직접 자율주행 기술을 주도하면서 전국 1만대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운행하고 있다. 유 상무는 "우한은 모든 자율주행을 허용했고, 중국 정부의 미래모빌리티 투자액은 239조원 수준"이라고 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발표

이처럼 기업 주도의 경쟁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국내 제도는 진전이 빠른 편이다. 한국은 지난해 전세계 세번째로 레벨4 자율주행 B2B 성능인증 제도를 제정했다.

유 상무는 "정책적으로는 규제 준비가 많이 돼 있다고 생각하며 한국은 2024년 3월 19일 전 세계 세 번째로 레벨4 자율주행차 B2B 성능인증 제도를 만들었다"며 "2025년 3월 20일부터 시행돼, 대중교통과 물류 목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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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하지만 인증을 받아도 자본이 따라주지 않으면 차를 낼 수 없다"며 "스타트업은 매출을 내야 지속 가능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 그래서 대중교통 중심으로 자율주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유민상 상무는 "웨이모와 크루즈는 무인 주행까지 9년이 걸렸으며 우리나라는 2016년 3월 임시운행 허가 제도가 생겼으니 지금 9년째"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 무인 주행 규정과 원격주행 제도가 만들어지면 2027년 상용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