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올해 3분기 글로벌 TV 판매량이 한국 기업을 앞질렀다. 저가·물량 공세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브랜드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삼성과 LG는 프리미엄 TV 시장에 이어 초(超)프리미엄 시장 개척에 나섰다.
■ 중국 더 많이 팔고, 한국 더 많이 벌고
22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지난 3분기 글로벌 TV 판매량에서 33.5%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은 31.4%로 2위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은 지난해 3분기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 34.4%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한국 기업을 제쳤다. 그 해 4분기에는 한국 기업이 31%로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는 또 중국 기업이 33.5%로 1위를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한국기업이 31.9%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엎치락 뒤치락 형국이다.
브랜드별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19.4%로 출하량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다. LG전자는 11.9%로 2위를 차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는 30.3%, LG전자 15.9%로 1·2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1위 기업 TCL은 출하량, 매출액 모두 점유율이 떨어졌다. TCL은 1분기 출하량 10.8%에서 2분기 9.4%, 3분기 8.8%로 하락세를 보였다. 매출액도 4위에서 5위로 밀렸다.
매출액 기준으로 한국은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중국과 차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46.2%, 중국은 23.2%를 기록했다. 다만 각각 48.1%, 20.7%를 차지했던 직전분기인 2분기보다 격차가 좁혀졌다.
■ 프리미엄 TV 시장, 한국 73% 중국 1.2%
글로벌 전체 출하량 기준으로는 중국 브랜드가 앞섰지만 2천500달러(약 294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한국 브랜드가 73%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일본은 25.6%, 중국은 1.2%를 기록했다.
2천500달러 이상 TV 시장 브랜드별 출하량 순위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26만1천500대를 팔며 점유율 49.5%를 기록했다. 직전분기 52.2%에서 다소 감소한 수치다.
LG전자는 3분기 프리미엄 TV를 12만3천700대 팔아 23.4% 점유율을 기록했다. 2분기 점유율 19%에서 소폭 상승했다. 단, 같은 OLED TV 진영인 소니가 21.8% 점유율로 턱 밑을 추격하고 있다.
■ 삼성-LG, 프리미엄 이어 초프리미엄 TV 시장 개척
주로 저가 LCD TV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경쟁에 뛰어드는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화질·대형화를 통한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두 회사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대화면 8K TV를 간판 상품으로 내세운다. 통상적으로 가격이 2천500달러(약 294만원) 이상인 TV를 프리미엄으로 분류하는 만큼, 이 제품들은 이른바 초프리미엄 TV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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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과 유럽, 미국에 QLED 8K TV를 출시하며 8K TV 시장을 열었다. 올해 선보인 98인치 QLED 8K TV의 경우 7천700만원이다. '초대형은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게 삼성전자 방침이다.
LG전자도 초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6월 세계 최초 8K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88인치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출고가는 5천만원이다. LG전자는 올해 말 TV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 OLED TV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