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델 "AI 에이전트 수천개 쓰는 시대…일하는 방식부터 바꿔야"

데이터센터 현대화·보안·토크노믹스 전략 제시…'AI 팩토리'로 기업 AI 성과 지원

컴퓨팅입력 :2026/08/25 13:03    수정: 2026/08/25 13:09

델 테크놀로지스가 인공지능(AI)을 단순한 업무 생산성 도구에서 기업 비즈니스와 산업 현장을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로 확장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AI 에이전트 확산에 맞춰 데이터센터와 데이터, 보안, 업무 환경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AI 팩토리'를 중심으로 기업 AI 투자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한다는 목표다.

유상모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사장은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델 테크놀로지스 포럼 2026'에서 "많은 기업이 AI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보안과 규제, 데이터 거버넌스, 인프라 준비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엔드투엔드 포트폴리오와 개방형 생태계를 바탕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고 AI를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회장이 무대에 등장해 로봇과 악수하며 시작됐다. 그는 3년 전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한 당시 포럼에서도 AI를 주요 화두로 제시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제는 생활과 업무에서 AI를 빼놓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또 기업의 관심 역시 AI 도입 자체에서 비용과 전력 소비를 낮추면서 실제 업무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상모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사장 (사진=델 테크놀로지스)

유 사장도 지난 1년간 AI 산업의 변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I 모델 비용은 낮아지고 있지만 사용량과 토큰 소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AI가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면서 사이버 복원력과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의 중요성도 함께 커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델이 최근 진행한 '2026년 모던 엔터프라이즈 레디니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7%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유 사장은 "기업들은 AI와 업무·산업 현장, 데이터센터를 별개의 과제로 추진해선 안 되며 AI·데이터·보안을 아우르는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보안과 사이버 복원력은 AI 구축 이후 추가하는 기능이 아니라 초기 설계부터 포함해야 할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회장이 무대에 등장해 로봇과 손을 잡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I, 전기만큼 근본적인 인프라…데이터가 기업 경쟁력 좌우"

마이클 델 회장도 이날 포럼 영상 메시지를 통해 AI가 기업과 사회의 기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지능은 전기만큼이나 근본적인 인프라가 돼 병원·공장·연구소·도시로 스며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 기업의 차별점은 각자가 보유한 고유한 데이터이며 모든 조직은 이를 얼마나 빠르게 영향력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델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 데이터가 존재하는 곳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AI 인프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5000곳 이상 기업 고객이 '델 AI 팩토리'에서 워크로드를 운영 중이며 신약 개발과 산업 자동화, 금융 서비스 등으로 활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맷 던피 델 테크놀로지스 수석부사장 (사진=델 테크놀로지스)

이와 관련해 맷 던피 델 테크놀로지스 수석부사장은 AI를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선 기존 업무 방식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순히 기존 프로세스에 AI를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투자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지닌 업무부터 AI를 적용하고 이후 투자 효과를 실현할 수 있도록 운영 모델까지 변화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기업용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과정에선 데이터 준비와 업무 흐름에 대한 이해, 온톨로지 구축,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등을 거쳐야 한다고 짚었다.

던피 수석부사장은 "기업용 에이전트 구축은 혼자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다양한 플레이어가 필요한 분야"라며 "기업 내 마케팅, 사업부서, 데이터 사이언스, 보안, 법무·개인정보보호 조직 등이 모두 함께 움직여야 실제 투자수익률(ROI)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현대화부터 '토크노믹스'까지…AI 비용 구조 바뀐다

델은 AI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데이터센터 현대화를 꼽았다. 델이 실시한 조사에서 국내 응답자의 72%는 현재 IT 인프라가 AI를 지원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던피 수석부사장은 데이터 구조를 정비하는 동시에, AI에 최적화된 빠르고 유연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토크노믹스(Tokenomics)'도 새로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AI 모델의 토큰 단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에이전트와 AI 서비스 사용량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전체 비용은 오히려 커질 수 있어서다. 워크로드와 모델, 이를 구동할 시스템·인프라 위치까지 함께 고려한 비용 구조를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IT 조직의 역할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던피 수석부사장은 "기존 시스템·애플리케이션 관리자들은 AI 워크로드와 지식 계층, 컨텍스트 엔진을 이해하고 적절한 모델과 데이터 배치 방식을 설계하는 'AI 아키텍트'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AI 모델 가운데 워크로드 특성에 따라 온프레미스와 PC, 퍼블릭 클라우드 등을 선택해 비용 효율적인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역량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젠슨 황·마이클 델 "에이전트 시대 온다"

이날 행사에선 지난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클 델 회장이 나눈 대담 영상도 공개됐다. 황 CEO는 생성형 AI가 에이전틱 시스템으로 진화하면서 처음으로 실질적으로 유용한 AI가 등장했고 이에 맞춰 AI 컴퓨팅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와 델은 AI 에이전트를 구동하기 위한 새로운 컴퓨팅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업이 자체 데이터와 특화 모델을 로컬 환경에서 구동하는 동시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은 클라우드에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AI 구조다. 양사는 31년간 이어온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AI 인프라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관련기사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 마이클 델 델 테크놀리지스 회장 (사진=델 테크놀로지스)

파트너십의 핵심 솔루션은 델 AI 팩토리다. 델이 보유한 제품과 프레임워크를 넘어 기업이 다양한 에이전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 포트폴리오다. 델 AI 서버, 스토리지, 플랫폼에 더해 고객별로 구축한 AI 솔루션도 표준화해 빠른 AI 도입과 배포를 지원한다는 목표다.

던피 수석부사장은 "기업은 AI의 경제성을 이해하고 직접 실험하며 새로운 업무 방식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우리는 고객이 AI의 잠재력을 실제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함께 혁신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