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숙제하니 점수 18%↑…그런데 시험 성적은 20% 곤두박질

컴퓨팅입력 :2026/08/24 14:13

학생 2만 6811명을 30개월간 추적했더니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생성형 AI를 쓰기 시작한 학생들의 숙제 점수는 18% 올랐지만, 같은 학생들의 시험 점수는 20% 떨어졌다. 스톡홀름대와 홍콩대 연구진이 2026년 6월 공개한 이 연구는 AI가 만들어낸 이른바 '학습 손실(learning penalty)'을 대규모 실제 학교 데이터로 확인했다. 학습 손실이란 AI가 과제를 대신 해주면서 학생이 스스로 배우는 과정을 건너뛰어 실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AI를 공부에 쓰는 자녀나 학생을 둔 사람이라면, 성적표에 곧 나타날 신호가 무엇인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숙제 점수는 18% 상승, 시험 점수는 20% 하락

생성형 AI를 도입한 학생은 숙제에서 점수가 오르고 시간은 줄지만, 정작 실력을 재는 시험에서는 성적이 떨어진다. 스톡홀름대와 홍콩대 공동 연구진이 중국 중부의 한 카운티에서 7~12학년 학생 2만 6811명을 30개월간 추적한 결과, AI 사용 6개월 뒤 숙제 점수는 기준치 대비 18% 올랐고 과제 하나를 끝내는 시간은 64분에서 45분으로 약 30% 짧아졌다. 겉보기에는 완벽한 성공이다.

문제는 같은 기간 학교에서 치른 월별 시험 점수가 기준치 대비 20% 떨어졌다는 데 있다. 이 수치는 통계적으로 표준편차 1.4에 해당하는 큰 변화다. 여러 과목 평균을 낸 값이라 과목 하나만 놓고 보면 그 절반 수준이지만, 그래도 무시하기 어려운 격차다. 숙제는 책을 펴놓고 AI의 도움을 받아 풀 수 있지만, 시험은 아무것도 없이 혼자 풀어야 한다. 숙제 점수와 시험 점수가 정반대로 움직였다는 사실은, 숙제를 잘 냈다는 것이 곧 실력이 늘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림1. 생성형 AI 사용 후 숙제 점수(위)는 오르지만 시험 점수(아래)는 떨어진다. 붉은색이 AI 사용 학생. (출처: Strömberg, Lei, Wu, 2026, Figure 2)

2년 뒤에야 드러난 진짜 타격, 대입 성적 24% 하락

 

생성형 AI의 학습 손실은 매달 보는 시험보다 인생을 가르는 큰 시험에서 더 크고 더 늦게 나타난다. 연구진에 따르면 월별 시험 성적은 AI를 쓰기 시작한 지 6개월 안에 이미 완전히 나빠졌지만, 고입 시험인 중카오(Zhongkao)는 24%,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Gaokao)는 18%까지 떨어지는 데 약 2년이 걸렸다. 손실이 서서히, 그러나 더 깊게 쌓인 것이다.

이 지점이 특히 중요하다.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AI 교육 실험은 몇 시간에서 몇 주 단위로 짧게 진행됐다. 그런 짧은 연구로는 2년에 걸쳐 천천히 벌어지는 이 격차를 잡아낼 수 없다. 연구진은 단기 실험이 생성형 AI의 장기 학습 비용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해 왔다고 지적했다. 시험 삼아 한 학기 써보고 "성적에 별 영향 없더라"고 판단하는 것이 왜 위험한지를 데이터가 말해준다.

학습 손실의 진짜 범인은 'AI 사용자'가 아니라 '숙제 아웃소싱'

생성형 AI를 쓴다고 모두 성적이 떨어진 것은 아니며, 학습 손실은 숙제를 통째로 AI에 맡긴 약 81%의 사용자에게 집중됐다. 숙제 아웃소싱(homework outsourcing)이란 학생이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지 않고 AI에 그대로 넣어 답을 받아 제출하는 행동을 말한다. 연구진은 숙제를 AI 없이 가장 빨리 푸는 학생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에 끝내면서 점수는 높은 학생들을 이 유형으로 분류했는데, 이들이 바로 시험에서 무너진 집단이었다.

반대되는 장면도 있다. AI를 쓰면서도 숙제에 비사용자와 비슷한 시간을 들인 학생들은 시험 점수가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숙제 점수가 높아 AI를 쓴 것은 분명한데, 답만 베끼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지킨 것이다. 두뇌는 문제를 붙들고 끙끙대는 그 과정에서 실력이 는다. 심리학 연구에서 반복해 확인된 사실이고, 이 논문의 데이터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AI가 문제가 아니라, AI로 생각을 건너뛰는 방식이 문제인 셈이다.

사회 과목이 가장 큰 타격, 남학생과 우등생이 더 위험

학습 손실의 크기는 과목과 학생 유형에 따라 크게 갈렸으며, 암기와 서술이 많은 사회 과목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정치와 지리를 포함한 사회 과목은 평균 27% 하락해 가장 심했고, 이어 수학과 과학 등 STEM 과목이 22%, 영어가 17%, 중국어가 9% 순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 AI 교육 실험이 주로 수학과 프로그래밍, 외국어에 집중돼 왔다는 사실이다. 정작 타격이 가장 큰 사회 과목은 연구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셈이다.

학생 유형에서도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저학년일수록, 남학생일수록, 그리고 원래 공부를 잘하던 우등생일수록 손실이 더 컸다. "잘하는 아이는 AI를 잘 활용할 것"이라는 통념과 정반대다.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AI가 내주는 그럴듯한 답을 의심 없이 받아들여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더 크게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 내 아이가, 혹은 나 자신이 "AI를 잘 다루니까 괜찮다"고 안심하고 있다면, 이 데이터는 오히려 그런 사람이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며 손실은 줄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이 연구가 던지는 마지막 질문은 사람이 AI에 적응하며 손실을 극복할 수 있느냐다. 데이터는 조심스러운 희망을 보여준다. 동일하게 5개월간 AI에 노출된 학생을 시점별로 비교하자, 학습 손실은 2023년 초 약 25%에서 2025년 6월 약 16%로 줄었다. 학생이나 교사가 AI를 다루는 방식을 조금씩 익혀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손실이 16%까지 줄었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이 손실을 완전히 없애기까지는 아직 큰 장벽이 있다고 봤다. AI 자체를 막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점은 연구진이 함께 소개한 다른 실험에서 분명하다. 잘 설계된 AI 튜터로 동기가 높은 학생을 가르친 하버드대 물리학 실험에서는 학습 효과가 오히려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도구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생각하는 시간을 지키느냐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AI에게 답을 맡기되 이해하는 과정까지 넘기지는 않는, 그 경계선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는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 AI로 공부하면 무조건 성적이 떨어지나요?

아닙니다. 연구에서 학습 손실은 숙제를 통째로 AI에 맡긴 약 81%의 학생에게 집중됐습니다. AI를 쓰면서도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비슷하게 유지한 학생들은 시험 점수가 거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AI 사용 자체가 아니라 생각을 건너뛰는 방식입니다.

Q. 숙제 점수는 올랐는데 왜 시험 성적은 떨어지나요?

숙제는 AI의 도움을 받아 풀 수 있지만 시험은 혼자 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AI가 답을 대신 만들어 주면 숙제 점수는 오르지만, 학생이 직접 문제를 붙들고 익히는 과정이 빠지면서 실제 실력은 늘지 않습니다. 그 차이가 시험에서 드러납니다.

Q. AI가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나요?

있습니다. 같은 연구진이 인용한 하버드대 실험에서는 교육 목적으로 잘 설계된 AI 튜터로 동기가 높은 학생을 가르치자 학습 효과가 커졌습니다. 핵심은 AI에게 답을 맡기더라도 이해하는 과정까지 넘기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지키는 것입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SSRN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리포트명: The Generative AI Learning Penalty: Evidence from Chinese Secondary Education (David Strömberg, Victor Lei, Yanhui Wu, 2026)

■ 이 기사는 AI 전문 매체 ‘AI 매터스’와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기사는 클로드 3.5 소네트와 챗GPT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 기사 원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