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s 픽] "고객 데이터만으론 한계"…기업 AI 주도권, 데이터 플랫폼으로 이동

AI 에이전트 확산에 전사 데이터 연결 중요…클라우데라·스노우플레이크 등 공략 속도

컴퓨팅입력 :2026/07/10 10:04    수정: 2026/07/10 10:46

기업용 인공지능(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업무 애플리케이션에서 데이터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에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특정 애플리케이션 안에 쌓인 고객 데이터만으로는 기업 AI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클라우데라,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등 데이터 플랫폼 업체들은 최근 기업 AI 실행 환경을 겨냥한 기능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영업·고객지원 보조를 넘어 계약 검토, 재고 확인, 정산, 보안 정책 적용 등 업무 실행 단계로 확장되면서 전사 데이터를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진 탓이다.

찰스 샌즈버리 클라우데라 CEO가 지난해 8월 7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이볼브25 싱가포르(Evolve25 Singapore)'에 참여했다. (사진=클라우데라)

기업용 AI는 그동안 고객관계관리(CRM) 등 업무 애플리케이션에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확산돼 왔다. 고객 문의 요약, 영업 기회 추천, 이메일 초안 작성 등 생산성 개선 기능이 중심이었다. 이 단계에선 고객 정보와 영업 이력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 처리 단계로 들어가면서 필요한 데이터 범위는 최근 들어 넓어졌다. 고객 요청을 처리하려면 고객 이력뿐 아니라 계약 조건, 재고 상황, 납기 일정, 결제 상태, 보안 권한까지 함께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고객 접점 데이터를 앞세운 업무 애플리케이션 사업자는 데이터가 특정 애플리케이션 안에 머물 경우 AI의 판단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데이터 플랫폼 업체들은 최근 저장·분석 중심 사업을 AI 실행 기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데라는 하이브리드 데이터·AI 플랫폼을 통해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에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AI 기능을 확대하고 있으며, 데이터브릭스는 레이크하우스 기반으로 기업 데이터와 AI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어떤 AI 모델을 쓰느냐 못지않게 해당 모델이 어떤 데이터 환경에서 작동하는지가 중요해졌다. 범용 대형언어모델(LLM)의 성능이 빠르게 평준화되면서 같은 모델을 쓰더라도 내부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AI의 답변 품질과 실행 범위가 달라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업무 애플리케이션에 AI 기능을 많이 붙이는 것만으로는 이제 기업 AI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며 "고객 접점 데이터가 많더라도 전사 데이터 거버넌스와 하이브리드 인프라 대응력이 약하면 AI 에이전트 경쟁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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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플레이크 월드 투어 서울 현장 (사진=한정호 기자)

국내에서도 최근 금융, 제조,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프라이빗 AI와 하이브리드 데이터 아키텍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 플랫폼 업체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데이터 보안과 규제 문제로 민감 정보를 외부로 쉽게 옮기기 어려운 산업일수록 내부 시스템과 데이터를 연결해 AI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AI 경쟁은 특정 업무 앱 안에 AI 기능을 얼마나 많이 붙이느냐가 아니라 데이터를 어디까지 연결하고 통제할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며 "고객 데이터만으로는 기업 전체 업무를 움직이는 AI 에이전트를 만들기 어렵고, 앞으로는 전사 데이터를 안전하게 묶는 플랫폼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