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호 넥슨 메이플AX실장 "기술 면접관은 코드가 아닌, 생각을 읽는다"

정답보다 답 도출하는 '사고 과정' 중요…AI 시대 '자료구조·CS 지식' 가치 높아져

게임입력 :2026/06/17 14:18    수정: 2026/06/17 15:12

'넥슨 면접관'으로 알려진 오윤호 넥슨코리아 메이플AX실장이 게임 프로그래머 지망생에게 단단한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윤효 실장은 17일 2026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6)의 둘째날 강연자로 나서 '기술 면접은 무엇을 평가하는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를 주제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오 실장은 이날 발표에서 넥슨에서 10년 넘게 면접관으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 프로그래머 지망생의 자질과 기술 면접에서 필요한 팁을 전했다. 

오윤호 넥슨코리아 메이플AX실장. 사진=지디넷코리아

포트폴리오 뒤에 숨겨진 민낯…편리함의 부작용

오윤효 실장에 따르면, 유니티와 언리얼 등 훌륭한 게임 엔진과 프레임워크 덕분에 개발 속도가 빨라졌고 과거의 난제들이 쉽게 해결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편리함 뒤에 숨겨진 내부 동작 원리를 간과하는 지원자가 늘었다. 오 실장은 이를 '추상화의 역설'로 규정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오 실장은 "도구를 잘 쓰는 방법만 찾다 보니 사고의 제약이 발생한다"며 "실제로 문제가 터졌을 때 지식이 부족한 경우에는 해결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면접 과정에서 크게 3가지 질문을 던졌다. 지원자가 짠 코드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떻게 동작하는지, 해당 코드의 장단점은 무엇인지가 골자다. 이 질문만으로도 절반 이상이 면접에서 탈락했다.

이 단계를 넘은 지원자에게는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경지까지 연이어 질문했다. 오 실장은 "모르는 것을 맞닥뜨렸을 때 가지고 있는 CS 지식이나 자료구조 등 기본 지식의 파편을 조합해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답을 추론해내는지를 보기 위함"이라며 "이 과정에서 합격과 불합격의 기준이 나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CS 지식과 자료구조, 20년 내다보는 '가치 투자'

오 실장은 기술 스택과 언어 버전이 아무리 빠르게 바뀌어도, 모든 기술은 변하지 않는 컴퓨터 과학(CS) 지식 기반 위에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CS 지식에 시간을 쓰는 것은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가치 투자'와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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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면접 과정에서도 기본기와 지식의 수준을 확인한다. 오 실장은 "기술 면접에서 기본기와 지식 수준을 확인하는 이유는 '배움의 가속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CS 지식과 자료구조에 대한 지식이 충분한 경우 새로운 기술 스택이 있어도 굉장히 빠르게 흡수한다"며 "반면 부족한 경우에는 매번 새롭게 배울 수도 있으나, 엉성하게 지식을 쌓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AI 시대, "이 정도면 충분했다"는 착각을 버려라

이처럼 단단한 기본기는 급격하게 다가온 AI 시대에도 프로그래머로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생존 무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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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실장은 "AI가 코드를 척척 만들어주기 때문에 주니어 시절에는 '내가 할 줄 안다'는 위험한 착각에 빠지기 쉽다"며 "하지만 기본기가 없으면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틀렸을 때 검수조차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AI 발전으로 프로그래머 위기론이 대두되지만, 오 실장은 "여러분의 최대 적은 AI가 아니라 옆에 앉은 동료"라며 현실을 짚었다. 누구나 AI를 사용할 수 있기에,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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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술 면접의 성패는 스스로 설정한 한계를 깨부수는 데서 갈린다. 오 실장은 기술 면접을 마친 뒤 고배를 마시는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라는 멘트라고 전했다. 그러나 면접관의 평가 기준은 철저하게 '현업에서 나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동료인가'에 맞춰져 있다.

오 실장은 "혼자 코드를 만들면 작동한다는 사실에 안주해 적당히 타협하게 된다. 평소 동료들과 끊임없이 코드 한 줄 한 줄의 존재 이유를 뜯어보는 치열한 리뷰 습관을 지녀야 한다"며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진짜 이해하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순간 기술 면접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