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대체 확산…유럽연합, 단계적 폐지 로드맵 발표

미국 2022년 FDA 현대화법 2.0 통과…체외 인간 기반 시스템 활용한 새 접근법 도입 모색

헬스케어입력 :2026/06/07 11:10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의약품 등 안전성 평가실험에 동물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의약품을 포함한 화학물질 안전성 평가에서 동물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로드맵을 채택했다.

앞서 2022년 12월 미국 의회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비동물 대체 방법을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 또는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의약품 허가신청(BLA)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FDA 현대화법 2.0을 통과시켰고, 이에 따라 FDA는 2025년 4월 비동물 대체 방법을 도입해 의약품 안전성을 평가하고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6월1일 발표된 위원회 로드맵은 ▲비동물적 시험 방법의 개발 및 검증 가속화 ▲연구,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기반 평가 활용 ▲국내외 이해관계자 간 협력 강화 등 세 가지 핵심축으로 구성돼 있으며, 산업 및 소비자용 화학물질, 살충제 및 생물 살충제, 의약품, 식품 및 사료 첨가제 등 15개 분야에 걸쳐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인간과 동물의 건강 및 환경을 높은 수준으로 보호하는 안전성 평가의 신뢰성을 유지토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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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원회는 로드맵에서 동물실험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 ▲동물 실험 대체법 개발을 위해 유럽연합 공동연구센터(JRC)의 EU 참조 연구소의 실험 시설 이용 허용 ▲규제 필요성을 파악하는 메커니즘 도입 ▲비동물적 접근법에 대한 EU 및 국제 표준 개발 장려 등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제안하고 있다.

제약 분야의 경우, 로드맵은 진행성 암이나 심각한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한 반복 투여 독성 시험(RDT)의 필요성을 줄이거나, 체외 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동물 시험의 필요성을 줄이며, 가상 대조군을 활용하여 RDT 연구에서 대조군 동물의 수를 줄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위원회는 회원국, EU 기관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로드맵을 즉시 이행할 것이며, 2029년까지 진행 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고위급 회의를 개최하고 REACH(유럽 신화학물질관리제도)를 포함한 모든 관련 EU 법규에서 비동물적 접근법의 사용 및 도입에 대해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해 유럽제약산업협회(EFPIA)는 성명을 통해 “제약산업은 오랫동안 동물실험의 3R(Replacement, Reduction, Refinement) 원칙을 지지해 왔고,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라며 “비동물적이고 인체에 적용이 가능한 시험 방법의 개발 및 검증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3년까지 EU에서 규제 시험에 사용된 동물은 1500만 마리가 넘으며, 이 중 약 40%가 화학물질 안전성 평가에 사용됐다. 이에 동물단체 등의 강한 반대가 지속돼 왔으며, 업계에서는 대체 실험 방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동물실험에서 비동물 대체 방법론으로의 전환에 관한 신약 개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는데, 제약회사에게 인체 장기 칩(organ-on-chip)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링과 같은 체외 인간 기반 시스템을 활용한 새로운 접근법(NAM)을 도입해 약물 안전성을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5월29일에 FDA는 항암제 개발 시 동물 실험 필요성을 줄이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