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산업 리더들이 빠지기 쉬운 가장 위험한 함정은 '아직 부족하다'는 완벽주의 강박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기술 변화 속도와 글로벌 경쟁 압박이 가장 거센 업계인 만큼, 리더 자신의 신체와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일이 곧 조직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는 목소리다.
국내 심리학 권위자인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20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제37회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리더의 '네버 이너프(Never Enough)' 강박이 보이지 않는 사자가 돼 24시간 본인을 쫓고 결국 신체와 조직 모두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KOSA가 주최하는 런앤그로우 포럼은 업계 리더들이 전문가 강연을 통해 산업 현안을 논의하고, 회원사 간 제품·솔루션 홍보와 비즈니스 기회 발굴을 도모하는 정기 교류 행사다. 포럼 후원사 참여를 통해 주요 회원사가 자사 제품과 솔루션을 홍보하고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AI 데이터 및 솔루션 전문 기업 플리토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최 교수는 'AI·소프트웨어 리더의 굿 라이프'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만성 스트레스가 리더의 몸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부터 짚었다. 로버트 사폴스키 미국 스탠퍼드대 생물학과 교수 연구에 따르면 얼룩말은 사자에게 쫓길 때만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위협이 끝나면 곧 정상으로 돌아온다. 최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인용해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을 끊임없이 시뮬레이션하는 인간은 교감신경계가 만성적으로 활성화돼 심혈관 질환 같은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인 경험도 공유했다. 최 교수는 창업 3년 차였던 2023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스텐트 3개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그는 "운동을 꾸준히 해 왔고 흡연도 하지 않으며 건강검진 수치도 모두 정상이었지만 결국 쓰러졌다"며 "운동을 해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 이미 몸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리더가 갖춰야 할 '굿 라이프'의 조건을 제시했다. 우선 성공 방정식부터 다시 짜야 한다고 봤다. 최 교수는 워런 버핏의 동업자 고(故) 찰리 멍거의 일화를 들며 "성공이 전적으로 본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설명된다는 생각은 넌센스"라며 "통제할 수 없는 변수 존재를 인정하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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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자아'와 '존재 자아'의 분리도 강조했다. 그는 "어느 순간 '○○ 대표'라는 정체성만 남고 한 개인으로서의 자아가 사라지는 일이 리더들에게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작은 결핍의 즐거움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를 의도적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생의 드림팀' 구축과 운동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최 교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줄 한두 명의 존재"라며 "친밀한 관계는 눈앞의 사자를 고양이로 줄여주는 가장 강력한 스트레스 완충 장치"라고 설명했다. 운동에 대해서는 "세로토닌·도파민·옥시토신 등 정신 건강에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분비하는 것이 운동"이라며 "일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네버 이너프'라는 자기 불안에 시달린다면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